상하수도 민영화시대는 왔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6-10-23 16: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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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상수도는 매우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하여 왔다. 괄목할 만한 수도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아직 모든 국민이 수돗물의 혜택을 공평하게 받고 있다고 할 수는 없다.
특· 광역시의 대규모 정수장에서 엄격한 수질검사와 숙련된 전문 인력이 생산하는 수돗물을 받고 있는 국민이 있는가 하면 이장님이 관리하는 마을상수도로부터 물을 공급받는 국민도 있다.
수돗물의 보급이 국민들의 위생환경 향상에 가장 필수적인 조건이며 복지국가의 기본요건임을 감안한다면 앞으로의 수돗물 정책 우선순위는 수돗물 수질향상과 더불어 전 국민이 수돗물의 혜택을 골고루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정부는 일찌감치 물 산업 육성방안을 내놓고 2010년까지 상하수도 민영화를 단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1단계로 상하수도 사업을 공사로 전환하고 2단계로 민영화를 추진한 뒤 3단계로 이들 기업을 세계적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산업 규모를 20조원까지 키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내놓았다.

수도사업 민영화를
보는 시각차

정부는 우리나라 수도 사업의 문제점으로 첫째, 취약한 산업구조와 규모의 영세성, 투자 및 운영의 비효율성과 지역별 서비스 불균형, 둘째로는 책임경영체제 미흡과 전문인력 부재와 경영수지 악화이며, 셋째로는 기술경쟁력 부재와 낮은 유수율, 정수처리 공정기술 부족, 플랜트 운영기술 부족, 수질검사 능력부족 등을 거론하며 이를 근거로 민영화를 대안으로 내세우고 있다.
민영화을 반대하는 쪽에서 보는 시각은 첫째, 우리나라 수도 사업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이루고 있고 둘째, 효율성도 결코 낮지 않고 셋째, 낮은 유수율이나 정수처리 공정 문제는 정부의 투자 부족 때문으로 민영화가 결코 해답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리고 "국민의 생명인 물을 상품화하여 민간업체에 맡기겠다는 정부발표를 보며 실망이 지나쳐 절망의 심정"이라며 "민영화가 진행될 경우 국민의 생활은 더욱 피폐해질 수밖에 없고 저소득층은 생명을 위협당할 수도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시민들의 수돗물 이용비율이 환경부 통계로도 1%밖에 안 되고 정수장 가동량도 줄어들고 있다"며 "민영화되면 수도요금은 인상될 수 밖에 없다"고 전망하고 "사회양극화 문제가 이미 심각한데 물산업의 민영화는 기본적인 공공서비스 분야까지 양극화의 골을 깊게 만들 것"이라며 강력한 저지 의사를 밝히고 있다

그러나 … 외국 자본의
물 공습 시작됐다

세계적 수(水)처리 전문기업인 프랑스 ‘베올리아 워터’(옛 비벤디)가 인천 상수도사업에 뛰어들었다.
체결한 양해각서에서 양측은 유수율(수돗물 공급량 중 요금을 받는 비율) 제고를 통한 경영합리화, 고객만족센터 운영 및 관리방안, 검침업무의 제도개선 및 기술개발, 신기술 접목을 통한 상수도 장기발전방안, 상수도시설 개선방안 등의 분야에서 상호 협력키로 했다.
이러한 양해각서의 내용은 앞으로 ‘베올리아 워터’가 상수도사업본부에 선진경영기법과 신기술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상수도 민간투자사업 등의 길을 터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베올리아 워터’는 동유럽과 캐나다, 중국 등 전세계에 진출해 상.하수도 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중국 상하이 푸둥지구의 상수도사업을 50년간 맡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는 금융권 등 재무투자자와 함께 상. 하수도 사업에 투자하고 전문성을 바탕으로 직접 운영을 맡아 장기간에 걸쳐 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의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 회사는 이미 삼성엔지니어링과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인천에서 송도, 만수하수종말처리장을 건설해 운영하고 있으며 검단하수종말처리장 우선협상대상자로도 선정돼 현재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베올리아 워터’가 인천 상수도 사업에 진출하는 것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지역 상수도업계가 바짝 긴장한 채 인천시와 이 회사의 움직임을 주목하고 있다.
상수도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양해각서 체결은 상수도사업본부가 중·장기적으로 공사화 또는 민영화하는데 있어 ‘베올리아 워터’와 손잡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며 “선진기술과 경영기법 도입 등 장점도 있겠지만 상수도와 같이 시민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기간산업을 외국회사에 맡기는 것은 큰 문제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다.

소수 다국적 물 기업으로의
집중화 현상

다국적기업은 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개도국의 물 시장에 대한 직접투자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 상하수도 사업의 60 %이상을 다국적 기업이 점유(‘04년 기준), 동남아의 경우도 Suez, RWE 등 다국적 기업이 높은 비율을 점유하고 있는 실정이다. ’15년에는 20여개 기업이 세계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민영화에 따른 수도요금 ...?
민영화로 수도요금을 낮 출수 있다 ? 그러나 7월 26일 열린 물 산업화에 대한 정책 토론회에서 외국의 경우 상하수도 산업 민영화로 인하여 수도 요금이 상승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1997년 민영화 이래 물 값이 5배나 뛰어올랐다.
무엇보다도 비용 절감을 위해 도시 외곽 지역에 서비스를 게을리하는 문제가 생겨나 2003년에는 콜레라가 번져 6명이 죽고 600명이 입원하기도 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수도 민영화 이후 물을 사먹지 못하는 가정이 부쩍 늘어나기도 했다. 프랑스와 영국에서도 1990년대 초반 민영화 이후 수도 요금이 각각 150%와 106%씩 올랐다.
현재 우리나라 수도요금 실태를 보면 2004년 전국의 평균 수도요금은 550.7원/㎥으로 생산원가 638.9원/㎥의 86.2% 수준이다. 수도요금은 2003년 ㎥당 532.9원에서 2004년 550.7원으로 3.3% 인상된 반면, 생산원가(총괄원가)도 596.6원에서 638.9원으로 7.1% 인상되어 현실화율은 89.3%에서 86.2%로 저하되었다. 수돗물은 국민생활에 필요한 공공재로 분류되어 공공요금으로 통제를 받았기 때문에 생산단가에 못 미치는 요금을 받고 있다. 자연히 발생되는 적자는 일반회계에서 보조금 형태로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일부는 기채를 통하여 해소하여 왔다. 그러나 최근에 수도요금이 공공요금에서 제외되면서 수도사업자가 지자체 의회를 통하여 조정할 수 있도록 되어있다. 민간 회사는 자금 조달이 쉽기 때문에 설비 투자와 유지 보수에 더 효율적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민간 회사는 영리 추구가 목적이다.
회사들의 이익은 결국 수도 요금에서 밖에 나올 수 없다. 공공재적 성격을 띠고 있는 수도요금에서 이익을 창출해야 하는데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물 산업 민영화 추이
세계인구의 9%(5억4,500만명)가 민간기업에 의해 상하수도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으며, ‘15년에는 17%로 증가될 전망이다.
공공부문도 지역간 협력체를 구성하는 등 광역화 및 민간위탁을 통하여 규모의 경제효과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세계 선진 물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러한 국제적 추세와 맞물려 국제표준화기구(ISO)에서는 상하수도서비스 표준화(TC224)를 추진하고 있다. 또한 거대 물 기업을 갖고 있는 유럽국들이 상하수도 서비스분야를 WTO자유무역 대상에 포함시키고자 하고 있어 세계 물 시장 압력은 가속화 될 전망이다. 세계 물 시장이 개방될 경우 자국의 기준이 없는 국가에서는 세계기준을 준용하도록 WTO에서 규정하고 있어 ISO/TC224가 상하수도서비스 국제표준으로 활용될 수 있다.
무역자유화라는 세계적인 흐름에 의해 향후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물 시장을 외국 사업자들에게 개방할 수 밖에 없는 우리나라의 실정에서 상하수도서비스 분야에 대한 국제표준화가 미치는 파장은 적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수도 산업 민영화에서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독점을 어떻게 규제하느냐에 달려있다.
절반의 성공, 절반의 실패라고 평가되는 영국의 경우는 독점을 규제하기 위해 전문 규제기구를 설치했는데도 수도 요금을 억제하는 데는 실패했다.
한편 미국이나 일본같이 민영화를 거부하고 공공부문의 내부개혁을 통해 민간회사 이상의 높은 효율을 올리는데 성공한 경우도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는 물 산업이 위기에 봉착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는 학계 전문가들과 산업계 및 연구기관에 종사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점차 커지고 있다. 일방적인 민영화 못지않게 무조건적인 반대도 위험하다. 합리적인 물 거버넌스의 구축이 물 산업 민영화의 성공 조건이라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전하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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