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황금시장 -‘물산업’ 반드시 뜬다
“서울 수돗물은 연간 약800억원 규모가 됩니다. 그러나 그 수돗물을 먹는 소비자인 시민에게 수돗물에 대한 제품정보 제공은 전혀 없다고 봐야 할 겁니다. 웅진코웨이같은 기업은 홍보비로 연간 몇백억원을 쓰고 있습니다.
서울시는 약10억 정도를 홍보비로 쓰고 있습니다. 홍보비에서 비교가 되질 않죠. 그런데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습니다. 과연 기업체가 하는 홍보내용이 무엇인가가 문젭니다. 당연히 수돗물에 대한 불신을 심어놓는 네가티브전략을 내놓기 마련이지요. 그래야 자신들의 정수기가 잘 팔릴테니 말이죠. 이런 상황에서 서울의 수도는 무방비상태로 맞는 수밖에요. 그러나 앞으로는 소비자에게 정보를 직접 제공하고 질로 승부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한 것입니다.”
정도영 한국상하수도협회 부회장은 물시장의 새로운 시작을 이렇게 꺼내 보여 주었다. 지난 2월 2일 환경부는 물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물산업 육성 5개년추진계획을 내놓았다. 주요내용은 물에 대한 인식을 공공재에서 경제재로 전환해야 하며, 수도에 대한 인식을 공공서비스에서 산업적 서비스 차원으로 전환시켜야 한다고 했다. 또한 공급주체를 국가 지자체에서 전문사업자로의 변환을 제시했다. 그리고 물산업의 국제화를 위해 ISO 상하수도 국제표준 도입과 WTO 및 한국-유럽연합(EU) FTA협상에서 상하수도 포함 가능성을 밝혔다.
또한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세계적 물부족 현상으로 인해 앞으로 물산업이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보았고 물이 석유처럼 막대한 이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충 이 정도만 보아도 앞으로 우리의 상하수도가 상당한 변화를 맞을 것은 분명해 보인다.
오현제 한국건설기술원 국토환경연구부 고도정수팀장은 다가올 변화를 이렇게 진단했다.“물산업의 전망은 매우 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전제 조건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순수민간인이 쉽게 접근, 투자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현재의 수도사업은 민영화라기보다는 민간위탁이라고 봐야 합니다. 또한 정치적으로 제도적으로도 열린 긍정적인 바탕을 모토로 할 때 비로소 빛을 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민간위탁이란 표현은 한국수자원공사에서 현재 물산업을 도맡아 하고 있음을 얘기한다. 오팀장에 따르면 완전 민영화가 된다 하더라도 수도요금과 수질관리의 두 부분은 민영화가 될 수 없고 되어서도 안된다고 결론 지었다.
즉 수도요금을 올리려는 사업자에게 수질을 더올릴 것을 지시함으로써 일방적인 요금인상에 제동을 걸 수 있는 안전장치를 만들어 놓아야한다는 말이다. 또한 물의 품질이 떨어질 경우 가격의 인하를 국가 또는 지자체가 명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출 것을 함께 주문했다.
넘어야 될 난관들 극복해내는 슬기 필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한 현재 국내 상하수도사업은 과연 잘 돌아가고 있는 것일까?
사실을 알고 보면 그렇게 녹녹하지만은 않은 것을 이내 발견하게 된다. 상수도의 경우 20~30년 경과한 노후화된 상수관의 80~90%를 이미 교체해 놓은 상태여서 이제는 과거처럼 대형공사 발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업계의 현실이다. 다시 말해 앞으로 할 일은 보수공사와 같은 부분적이고 소량의 일이 태반이라는 얘기가 된다.
상하수도사업의 줄기가 보수쪽으로 가는데 그 주축은 될 수 없으므로 주요한 큰 줄기가 필요하게 된다. 현재로서는 정수장 또는 하수처리장의 개보수공사를 하면서 고급화 된 시설시장으로 방향을 돌려야 할 시점이다. 과거에는 건설하는 시장이었지만 이제는 유지관리기술로서 민영화와 결탁된 기술자본의 공동시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새로운 재이용시장에 관심을 돌려야 할 때이기도 하다. 새로운 재이용시장이란, 다른 말로 제3의 물시장이라 불리울 수 있는데 오수나 하수 또는 빗물, 지하수를 재이용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이같은 모든 시장이 자동화 기술과 결부된 시장으로 확대시켜 나가야 비로소 세계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된다.
현재 담수화사업을 하고 있는 두산중공업은 해수를 담수로 만드는 기술을 개발하여 중동에 수출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의 경우 물을 끓여 수증기로 만들면서 물과 소금으로 분류하여 담수를 만들어 내는데 지구상에서 40~50%를 여기서 만들어 낸다고 한다.
앞으로 지자체는 현재의 수돗물 공급에 만족하지 않고 보다 싼값에 지금보다 더 좋은 양질의 물과 더 위생적이며 더 좋은 맛으로 주민들에게 서비스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어 있다. 일반업체일 경우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든 소비자의 불만족을 해결하고 넘어가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자체에서 향후 변화하는 물시장을 거역할 수 없기 때문에 이같은 결론이 내려지게 되는 것이다. 국가가 물시장을 전체적으로 소유해선 이같은 서비스의 개선이 이루어지기 힘들게 된다. 그러나 현재로선 반대의견도 만만치가 않다. 한켠에서는 우리나라의 상하수도사업이 직면한 문제점 해결을 위해서는 민간위탁등의 사유화가 아니라 오히려 국공유화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투자와 예산의 우선적 집행이 선행되어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간위탁할 시 오르는 수돗물 값을 막을 수 없게 되고 시민들은 울며겨자먹기식으로 비싼 수돗물을 쓸 수밖에 없게 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공기관의 비탄력적인 데 있다.
이를테면 지자체 180여 개가 각각 조금씩은 체제나 규격이 달라 기준을 두고 수행해 나가는데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따라서 서울시의 경우 공사화 한다든지 아니면 협력업체와 합쳐서 나온 기술력확보를 토대로 질좋은 수돗물공급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현재로선 바람직하다고 보인다.
예년의 경우로 볼때 생수와 정수기를 합쳐 1조원 시장이 되는데 요즈음 레져 및 토요휴무제 실시로 인해 생수가 연간 3천5백억에서 4천억원 가까이 된다. 한편 물관리 규제를 강화하면 정수기산업같은 시장 창출 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국내 물산업업체들, 글로벌화된 전략 필요
세계적 수준의 물산업 강국 구현을 비젼으로 내건 정부는 2015년까지 물산업 규모 20조원 산업으로 육성하고 글로벌 수준의 스타기업을 육성하여 세계 10위 권에 드는 2개소 이상의 스타기업을 키워낼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상하수도 서비스업의 구조개편을 추진하여 유역별로 9개 권역화(한강:4개, 금강:2개, 영산강:1개 낙동강:2개)를 추진하며, 기본적으로 물순환을 바탕으로 수자원 이용 및 관리의 효율성 극대화를 위하여 상하수도사업 통합 및 재편하게된다.
우선 상수도사업을 먼저 한 후 하수도사업을 점차 통합한다. 지자체는 구조개편 주체로서 자율적 판단과 결정에 의해 참여하게 된다. 이때 시설 소유권은 어떤 경우에도 지자체가 보유하고 시설관리권만 사업자에게 부여토록 한다. 정부는 구조개편을 위한 방향설정을 비롯한 사업의 최적관리범위 설정 및 공정한 경쟁체제 마련, 사업자 평가 및 공개 등을 담당하게 된다.
이때 사업자는 시설 설치 및 유지관리 등을 통해 서비스공급기능을 담당하고 규제기구는 수질감시를 비롯한 서비스평가 및 요금결정,사업자선정, 인센티브와 벌칙부여등을 통해 사업자를 관리감독하게 된다.
국가는 국가규제기구를 설립하고 광역단위에서는 사업자별로 규제기구를 설립하게 된다.
21세기는 국내에 한정된 물시장에서 벗어나 해외로 뻗어가는 글로벌화된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해외유수기업들도 현재 물산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는 상태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수자원관련기업 네곳을 인수했으며 애틀랜타 오폐수처리시설에 1천 8백만 달러를 투자했다. 지멘스는 유에스필터를 인수하는 등 7개 수자원 관련기업을 인수하고 이스라엘 메케로트와 공동으로 정수기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6조 5천억원 규모의 세계 생수시장은 에비앙을 비롯한 볼빅, 비텔 등 세계적 유명 브랜드가 장악하고 있고 베올리아를 비롯한 수에즈 등 다국적 기업이 이미 국내에 진출하여 그 점유율을 높여 가고 있다. 이같은 세계기업에 맞서기 위해서는 국내 물산업의 체질개선이 선행되어져야 한다. 아직 이렇다 할 만한 브랜드 제품이 없는 우리의 경우 더욱 시급한 실정에 있다.
해외수출은 그런 의미에서 국내 상수도사업업체들의 상호유대관계를 더욱 긴밀하게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만일 수자원공사가 해외에 정수처리장을 만든다고 할 때 시공을 비롯한 자재 등 관련 회사들을 세트화하여 구성, 해외공사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해외시장의 문턱은 아직은 높게 보여진다.
현재 진출하고 있는 초기단계이어서도 그렇겠지만 중국이나 동남아에 진출한 기업체의 경우 원금회수가 힘든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매출의 3분의 1 수준이 안되는 초기수출단계이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상하수도업체의 CEO가 대부분 나이가 많고 젊은이가 적다는 것은 노하우의 계승면에서나 앞으로의 발전에 장애가 될 소지가 크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물전문가의 태부족이라는 점이다. 밖에서 볼 때와는 달리 물전문가가 국내에 실제로는 많지 않다는 사실이다. 세계시장으로의 진출을 꿈꾼다는 현 시점에서 가당치 않은 얘기가 되겠지만 우리의 교육환경이 만들어 낸 당연한 결과이기도 한 것이다.
공대를 홀대한다는 것은 국가의 기간사업을 포함한 전 산업의 침체화와 몰락의 단초가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국가는 국가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전체의 큰 틀을 짜고 집행하며 해외협력과 투자에 힘쓰며 정책적으로 업계를 비롯한 학계 등에 대한 지원을 하는 일이 바로 그것이다. 그 기능을 잘 살리는데 최선을 다하고 민간주도 중심의 시장기능이 활성화 되면 혈관에 피가 잘 흐르듯 경제는 자율적으로 흘러가게 마련이다.
여기에 산업계와 학계가 함께 참여하여 발전지향적인 아이디어를 낸다면, 그리고 이 모든 과정에 시민의 참여의식이 전제가 된다면 현재의 숱한 난관은 오히려 도약을 위한 자극제와 발판 역할을 하게 되리라 믿는다. 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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