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하수는 일부 상수도 시설이 보급되지 않는 지역에서 주로 이용되고 있다. 가뭄, 홍수, 수질사고, 핵사고 및 테러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비상용수이기도 하다. 지하의 지층이나 암석사이의 빈틈에 존재하고 있거나 흐르는 지하자원으로 지표로부터 평균 하부 5.92m에 형성되어 있는데 암석으로부터 녹아든 천연의 미네랄은 풍부한 양질의 음용수를 만들어낸다.
흔히 지표수보다 오염돼 있다는 곡해된 이미지를 떠올리기 쉬운데 산업화와 공업화로 인한 수질오염사고가 연신 발생했고 지하수도 용수로의 사용이 불가능한 경우 때문. 국민들은 끓이거나 정수기 또는 먹는 샘물을 이용해 스스로 대책을 강구해야만 했다. 하지만 예부터 우리의 생명수로 자리해온 지하수는 가공되지 않은 천연 수자원이다. 굳이 화학적 약품과 기계적인 가공단계를 거치지 않고도 당시는 깨끗한 우물문화를 지니며 살아왔던 것이다. 재충전이 가능한 지속가능한 지하수의 이용과 관리, 이젠 바뀌어야 한다.
지하수의 고품질 음용수 개발정책 시급
건설교통부가 작년 말 발표한 『지하수조사연보』에 따르면 2005년 한 해 동안 전국 127만여 관정에서 37.2억㎥의 지하수를 이용했다. 이는 하천수, 댐수, 지하수로 이루어져 있는 우리나라 수자원 총 이용량(337억㎥)의 약 11%를 차지하는 양으로 미국 22.4%, 프랑스 18.9% 등과 비교되고 있다.
물부족 국가로 인식되는 우리나라의 경우 어쩔 수 없는 현실로 비춰지지만 사실은 다르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연간 지하수 개발가능량은 116억㎥으로 추산되며, 현재는 32% 수준인 약 37억㎥만이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빗물과 강물로 인한 재충전으로 적절한 개발과 관리가 이루어진다면 반영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지하자원 지하수가 지금까지 적절히 개발되지 못했던 것.
한편, 지하수의 연간 이용량을 용도별로 살펴보면 생활용수가 18억㎥(48%)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였으며, 다음으로 농업용수 16.8억㎥(45%), 공업용수 2억㎥(6%), 온천수 등의 기타용수 0.4억㎥(1%) 순으로 나타났다. 2005년 신규개발 신고 또는 등록된 지하수공은 약 2만 7천개로, 그중 15,038개 공(55%)이 생활용수 목적으로 개발되었다. 이용량으로 보면 생활용이 제일 높게 나왔으며 농업용이 약간의 차이를 두고 뒤를 따랐다.
지하수의 용도별 현황을 보면 양질의 지하수가 적정하게 활용되지 못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특히, 천연의 미네랄을 함유한 먹는물로서의 가치를 고려한 유럽 선진국에 비해 그 음용률은 턱없이 모자란다. 독일의 경우 국민들의 먹는물 중 60%가 지하수로 이뤄져 있는데 반해, 우리나라의 경우 3%미만 수준으로 최적의 지하수관리는 지하수를 상수도 고급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수자원정책이 시급히 필요하다.
수량위주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해 지표로부터 생활하수 및 토양오염원들이 시추공속으로 유입되고, 오염원 노출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시설 노후화로 인해 수질악화되고 있다. 한국지질자원연구소 성익환 박사는 “식수로 가능했던 지하수가 음용수 부적합 판정을 받고 세차, 세척용등 허드렛물로 전락하여 하수도로 버려지고, 버려진 지하수는 생활하수와 섞여 하수종말처리장으로 유입되어 하수처리비의 상승요인을 만드는 악순환이 되고 있다”며 “이러한 이유로 도심지역 지하수관리가 하수세징수를 이유로 하수행정계에서 관리하는 기현상을 낳고 있다”고 지적한다.
모호한 관리체계 문제 키워
법령의 일원화, 폐공관리, 세금부담 해결해야
지하수는 지하대수층의 좁은 공극을 통과해 흐르거나 정체되는 시간이 길어서 지하대수층이나 지하수가 한번 오염되면 그 오염처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리므로 지하수자원이 오염되지 않게 사전에 철저히 관리해야 하지만 관련 법령이 정비되지 않고 관리체계가 모호해 난개발과 관리부실이 지적되고 있다. 본지 2006년 3월호에선 형식만 있고 내실은 없는 우리나라 지하수정책의 문제점을 실은 바 있다. 하지만 지하수 관련법령 통합과 국가 재정적 지원 부족의 문제는 1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남아 있다.
현재 우리나라 지하수는 지하수법 등 다수의 관련법에 따라 건설교통부, 환경부 등 5개 중앙 부처 및 지자체에서 소관 업무별로 관리한다. 건교부에서 지하수법을 제정(‘93.12)하여 지하수 정책을 총괄 관리하며 시·도에서는 광역적 지하수 관리(지하수 관련업체 관리 등), 시·군·구에서는 실무적인 지하수 관리(지하수개발 인·허가 등)를 하고 있다. 전체 수자원 이용량의 11%에 해당하는 의존도인 한편, 5개의 소관부처와 8개의 관련법령이 관리하고 있는 기형적인 구조로 일관된 행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폐공도 문제를 심각하게 하고 있다. 폐공은 지표 오염원의 지하 대수층 유입 및 유동 통로를 제공하여 지하수 수질오염을 일으키는 주요인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작년한해 수량부족(580개), 수질악화(103개), 상수도대체(441개), 토지형질변경(1098개), 소유주변경(64개), 용도변경(41개), 사용중지(1260개), 염분증가(1개) 등의 원인으로 발생한 5,806개의 폐공 중 5,780개(99.6%)가 처리되었으나 아직 처리되지 못한 2,161개의 폐공이 전국 곳곳에 남아있다.
지하수법 시행 이전에 개발된 폐공의 경우 발견이 어려워 아직까지 정확한 실태 파악이 미흡하다. 전문가들은 지하수법 시행 이후 허가를 받거나 신고를 한 지하수 개발·이용시설은 원상복구이행보증금 예치, 원상복구명령 등 폐공 방치를 제도적으로 미연에 방지하고 있으나 인허가 및 신고대상에서 제외되는 경미한 개발·이용시설과 지하수개발·이용시설에 해당하지 않는 지반조사용 지하굴착공은 제도적 장치 미비로 방치공에 대한 실태 파악 및 관리가 곤란하다고 지적한다.
수질관리 이외에도 지하수개발과 이용을 둘러싸고 분쟁이 빈발하고 있어 공공의 지하수 이용에 대한 세금부담의 기준 등이 부정확해 같은 지하수를 이용하는 하더라도 온천, 주류 등 지하수 개발 업체와 달리 먹는샘물에만 높은 수질보전부담금을 물리고 있어 지하수 이용에 대한 세금부담의 기준이 조속히 마련되야 한다. (본지 ’07년 1월호 참조) 지표수와 마찬가지로 공공재개념을 잘 살려 공평한 잣대를 적용해 사적인 남용과 오염을 방지해야 하는 것이다.
재정적 마련, 수질관리 강화 시급
청정수자원인 지하수를 반영구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선 적절한 개발과 합리적인 관리, 사용에 대한 공평한 의무를 부가할 필요성이 있으며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정부의 충분한 재정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하지만 현재 물 관련 예산은 국가 하천 정비율 94.3%(2002년 현재)에 달하는 하천 정비 사업과 제방 공사 위주로 책정되어 있으며, 수 자원개발 예산 또한 댐 관련, 예산이 전부를 차지하고 다른 수자원개발 예산은 아예 책정되어 있지 않고 있다. 지하수 관련 예산(121억 3천 만원)은 지하수의 중요성에 비해 턱없이 낮은 수준인 것이다.
<2005년 건교부 물관련 예산 현황>

더불어, 지하수 이용율 50%가 농업용수와 공업용수로서 먹는물수준기준의 철저한 규정을 강화해야 하고 개발과 보존 그리고 관리가 종합적으로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지하수법을 정비하고, 관리 부서를 일원화하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
나아가 관측망 증설, 지표수 계획과 연계한 지하수관리기본계획의 수립, 지하수보전특별회계 도입 등을 통해 과학적이고 지속적인 정책이 집행돼야 한다. 예부터 조상들이 음용해 오던 우리의 지하수를 제대로 알고 이용·관리한다면 국민 모두가 양질이 생명수를 먹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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