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물은 정부의 강한 의지에서 가능하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07-06-21 16:4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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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성 목사 (사단법인 숲생태지도자협회 이사)-

생태적 관점에서 바라본 청계천 복원
서울 도심 한 가운데 물길이 열렸다. 오랜 시간 어둠 속에서 신음하던 청계천이 빛을 본 것이다.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청계천을 생태적 관점에서 살펴본다면 어떤 모습일까? 청계천은 서울 시민의 눈요기를 위한 놀이터에 불과 할뿐, 결코 생명이 살아있는 자연하천이라 할 수 없다. 청계천에 물이 흐르기 위해서는 많은 돈을 들여 인위적으로 물을 끌어와야만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청계천은 생명이 흐르는 하천이 아니라, 엄청난 돈이 흐르는 놀이공원에 지나지 않는다.

좁은 시멘트 공간으로 둘러싸인 청계천이 생명이 숨 쉬는 원래의 하천 기능을 회복할 길이 있을까? 대답은 ‘불가능’이다. 하천에 끊임없이 물이 흐르기 위해서는 우기(雨期)에 숲과 땅이 물을 머금었다가 지속적으로 물을 내보내줘야 한다. 그러나 오늘의 서울은 발이 닿는 곳마다 모두 아스팔트 포장이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도심 면적에 비해 숲이 턱없이 부족한 까닭이다. 도시의 하천은 조금만 비가와도 빗물이 일시에 하천으로 흘러들어가 홍수를 일으키고, 비가 그치면 바로 물이 메말라 버리는 건천으로 변하게 된다. 홍수와 건천이 반복되는 하천의 문제는 도시 하천이 안고 있는 공통된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숲의 부족과 아스팔트 포장으로 인해 가뜩이나 건천화 된 서울에 요즘 환경 파괴를 부추기는 공사가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도시 미관을 위해 거리거리마다 보도블록을 뜯어내고 화강암으로 교체하는 공사가 바로 그것이다. 그동안 비가 오면 미약하나마 보도블록 사이로 비가 스며들었다. 문제는 보도블록을 대신하는 화강암 공사방법에 있다. 먼저 시멘트를 두텁게 깔고 그 위에 납작한 화강암을 얹는다. 그리고 화강암 사이사이를 다시 시멘트로 채운다. 한마디로 콘크리트 위에 돌로 모양을 낸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비가와도 그 어디에 물 한 방울 스며들 틈새가 없다. 이제 화강암으로 도배된 서울 도심은 하천 범람과 건천화가 더욱 심해질 것이다.

한강은 하천이 아니라 도랑에 불과하다
전국의 하천을 돌아보기 전에, 먼저 수도 서울의 한강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한강에 많은 물고기들이 살고 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한다면 한강은 그저 물이 모여 흐르는 커다란 도랑에 불과하다. 한강의 양변이 시멘트 제방으로 둘러싸여 그 어느 곳에서도 물고기들이 산란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 한강에 살아가는 물고기들은 한강에서 알을 낳고 자란 녀석들이 아니라, 여름 홍수 때 상류로부터 떠 내려와 한강에 살아가고 있는 것뿐이다.

해마다 5~6월이 되면 중랑천과 안양천은 ‘물 반, 고기 반’이라 할 만큼 많은 잉어 떼를 만날 수 있다. 중랑천과 안양천은 수심이 10cm도 되지 않는 얕은 곳이 많다. 커다란 몸집의 잉어들이 이 얕은 하천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서 배는 바닥에 닿고, 등지느러미는 허공에 내민 채 고통스레 꿈틀대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얕은 하천을 올라오는 잉어 떼를 시민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며 “이 더러운 하천에 이렇게 물고기가 많아?” 하며 의아해한다. 잉어는 수심이 깊은 곳에 살아가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물이 얕은 중랑천과 안양천에서 볼 수 있는 잉어들은 원래 그곳에 살아가는 녀석들이 아니다. 한강에 사는 잉어들이 산란철이 되었지만, 시멘트로 둘러싸인 한강 그 어디서도 알을 낳을 곳을 찾지 못해 그 더러운 중랑천과 안양천이나마 기를 쓰고 올라오는 것이다.

수질오염과 홍수를 부추기는 제방공사
강변을 시멘트 제방으로 쌓아 강의 생명을 빼앗고 수질오염을 부추기는 곳은 한강뿐만이 아니다. 홍수 예방의 명분으로 전국의 모든 강이 이미 제방 건설로 인해 미루나무와 모래사장이 어울린 고즈넉한 강의 아름다움과 맑음을 잃은 지 오래다. 강변을 둘러쌓는 제방 건설은 많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얕은 하천 둑으로 인해 우기마다 범람하는 곳이라면 주민의 생명과 농지 보호를 위해 제방을 쌓아야한다.

그러나 문제는 강변의 지형이 홍수 때의 수위보다 높아 제방이 전혀 필요 없는 곳까지 시멘트 제방을 쌓아 강을 파괴하고 수질오염을 부추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높은 제방을 쌓아 올리기 위해서 강 주변의 자갈을 긁어모은다. 이 과정에서 몰지각하게 강물 속의 자갈까지 끌어내어 심각한 수중 생태계의 파괴가 이루어진다. 아름다운 강자갈과 모래가 반짝이던 강변은 바닥까지 긁어간 덕에 잡초 밭으로 변하게 된다. 여기 저기 움푹 팬 웅덩이에 고인 물은 잉크를 풀어 놓은 듯 시퍼렇게 물이 썩어가고 있고, 평지로 변한 강가에 새롭게 자라는 잡초들은 그대로 강물에 쓸려 들어가 물속에서 썩어 부영양화를 일으키며 강물의 오염을 촉진시킨다. 원래 강변에 자갈이 있을 때에는 잡초가 자라지 못하지만, 제방을 쌓은 곳은 모든 강변이 잡초 밭으로 변해있다.

제방공사는 수질오염뿐만 아니라 전형적인 예산낭비의 현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한 예를 들면, 잘못된 제방 공사로 무참히 파괴된 강원도 영월의 문개실 강변을 말할 수 있다. 이 강변은 처음 미루나무와 모래사장이 어울린 한 폭의 그림같이 아름다웠다. 그러나 침수된다는 이유로 제방이 건설되었다.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된다. 침수 방지를 위해 제방을 쌓자, 불어난 물살이 반대편 강변을 유실시키기 시작하였다. 제방 건너편 강변은 지대가 높아 제방이 전혀 필요 없는 곳이었다.

그러나 제방에 부딪힌 물살이 반대편 농지를 침식시키자, 건설 계획이 없던 한쪽 강변마저 제방이 건설되었다. 또 다시 새로운 문제가 발생되었다. 양쪽 제방 건설로 인해 강변이 좁아지자, 먼저 쌓은 제방으로 물이 넘쳐 흘러가며 제방이 여지없이 무너진 것이다. 결국 이곳에 제방이 필요 없음을 안 당국은 무너진 제방을 걷어내는 웃지 못 할 일을 행한 것이다. 덕분에 한쪽은 농사도 지을 수 없는 자갈밭으로, 다른 한쪽은 쓸모없는 제방이 남아있다. 이렇게 막대한 예산 낭비와 아름다운 강을 파괴한 책임을 누군가 져야하는 것은 아닐까?

국토관리청에서 제방을 쌓는 제일 큰 명분은 홍수 예방이다. 그러나 홍수 예방을 위해 쌓은 제방으로 인해 더 빈번한 홍수와 사고가 발생되고 있음을 정부는 알고 있을까? 예로부터 큰 비가 오면 강 주위의 낮은 지대로 물이 넘치며 그곳이 일시적으로 물을 저장해주는 저수지 역할을 하여 유속을 늦춰줘 하류 쪽에 홍수를 막아주었다. 그러나 강 양쪽으로 높은 제방을 쌓아 올리자 작은 비가와도 일시에 강물 수위가 올라가고, 유속이 빨라져 하류에는 더 많은 홍수 피해를 발생시키고 있는 것이다.

수질오염의 시작은 하천 정비 사업
전국의 크고 작은 하천이 죽어가고 있다. 하천의 수질이 오염되고 물고기가 사라진 것은 공장 폐수와 생활하수에도 원인이 있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하천오염 주범은 하천을 정비한다며 직선화하한 정부의 잘못된 정책이다.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는 능력이 있다. 하천의 여울은 강물을 맑게 하는 천연 정수장이다. 자갈에 물이 부딪히며 표면적이 넓어져 산소를 강물 속으로 끌어들여 물을 맑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산골마을의 작은 하천으로부터 커다란 도심하천에 이르기까지 직선화하고 시멘트로 발라버렸다. 여울을 잃은 하천은 스스로를 회복할 수 있는 생명의 능력을 빼앗긴 것이다. 하천정비라는 무지한 정부 정책으로 인해 상류로부터 물이 썩고 있다.

양재천과 전주천 등 요즘 뒤늦게 자연형 하천 복원 바람이 불고 있다. 강변의 시멘트를 걷어내고, 인위적으로 여울을 만들자 물이 맑아지고 물고기들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많은 돈을 들여 겨우 강의 생명을 살려낸 것이다. 겨우 물이 살아나기 시작한 양재천에서 보듯이, 우리는 언젠가 강을 살린다며 또다시 시멘트벽과 제방을 걷어내는 일에 막대한 예산을 쓰게 될 것이다.

비리의 온상인 수질개선부담금 정책, 정부는 정말 수질개선의 의지가 있는 것일까?
정부는 수도권 국민들에게 막대한 수질개선부담금을 물리고 있다. 수질개선부담금은 과연 수질 개선을 위해 제대로 사용되고 있을까? 얼마 전 정화조 설치를 위해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은 한 식당 주인의 고백을 듣고 다시 한 번 한심한 정부 정책을 확인할 수 있었다.

수질 개선을 위한 정화조 설치는 ‘정부의 지원금’과 설치 개인의 ‘자가 부담금’을 합해 이뤄진다. 그러나 명목상 ‘자가 부담금’ 비율이 정해져 있지만, 지원되는 정부 지원금만으로도 모든 공사를 하고도 남는다. 결국 여기에 비리가 싹트게 된다. 서류상자와 부담금이 오고가지만, 공사가 끝나면 자가 부담금은 비밀리에 도로 돌려받는 것뿐만 아니라, 공사 업자는 자신을 선택해주었다는 대가로 정부가 지원한 공사비 중 일부를 떼어 설치 개인에게 보답금으로 제공한다. 정화조를 설치한 개인은 결국 돈 한 푼 안들이고 정화조도 설치하고 업자로부터 돈도 받게 되어, ‘꿩 먹고 알 먹고’인 셈이다. 정부가 공사비를 제대로 책정했다면 부조리도 없고, 더 많은 현장에 정화조가 설치되어 수질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다. 자신들의 돈이 아니라고 국민들이 힘들게 낸 혈세를 낭비하고 있는 무능한 정부에 한숨만 흘러나올 뿐이다.

남한강의 발원지인 강원도 영월군 상동에 폐광된 중석광산에서 쌓아놓은 폐재댐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언제 붕괴될지 모르는 위험에 놓여있다. 지금도 시뻘건 중금속 물이 옥동천을 통해 남한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이뿐 아니다. 동강과 서강이 만나 남한강이 시작되는 지점엔 수십 년간 사용된 영월군의 비위생 쓰레기매립장에서 침출수가 흘러들어 수도권시민의 생명수는 오염수로 시작되고 있다. 수도권주민들이 부담한 수질개선부담금이 바로 이런 곳에 사용되어 수질오염을 막아야 하건만, 정작 쓰여야 할 곳은 외면 받고 있는 현실이다.

수질오염의 또 다른 원인을 제공하는 시멘트 공장
수질오염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나는 하천으로 직접 유입되는 오염된 하수의 문제와 둘째는 오랜 시간 축적된 토양오염에서 비롯되는 수질오염이다. 토양오염은 비가 오면 그대로 하천으로 유입되기 때문에 수질오염에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맑은 물을 위해서는 토양오염을 방지하는 것 또한 중요한 사실이다.

최근 시멘트 공장 주변의 토양오염이 심각함이 새롭게 밝혀지고 있다.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제조 원료와 연료로 중금속이 많은 산업쓰레기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멘트 공장의 굴뚝을 통해 배출된 각종 중금속이 주변 토양을 오염시키고, 그 오염된 토양이 강으로 유입되어 수질을 오염시키고 있다. 시멘트 공장 인근 토양에서 검출되는 유해물질 중에는 카드늄, 구리, 비소, 납, 니켈, 아연과 같은 중금속뿐만 아니라, 6가크롬이라는 발암물질도 다량 포함돼있어 문제의 심각성이 크다.

특히 국내 많은 시멘트 공장들이 수도권 시민의 젖줄인 남한강 상류에 위치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한강이 시작하는 강원도 영월에 현대, 쌍용, 아세아 등 3개의 시멘트 공장이 있고, 충주댐이 있는 단양에 성신, 한일, 현대 시멘트가 바로 강가에 위치하여 토양오염과 그로인한 수질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시멘트 공장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근원적인 책임은 환경부에 있다.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에 각종 산업쓰레기 사용을 허가해주면서, 단하나의 중금속 규제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 규제를 하지 않는 이유는, 시멘트 공장이 산업폐기물을 사용하면 환경부의 재활용 성과를 높여주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자신들의 성과에 도움이 된다는 이유로 심각한 토양오염과 수질오염을 가져오는 시멘트 공장에 눈을 감고 있다.

국민을 생각지 않는 환경부의 이중적인 태도는 최근 하이닉스 반도체 증설문제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환경부가 이천시에 하이닉스 공장의 증설을 반대하는 것은 구리오염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그런데 구리오염을 걱정하는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에서 발생되는 심각한 구리 오염과 각종 중금속 오염에는 애써 외면하는 이율배반적 행정을 펼치고 있다.

정부의 올바른 대책과 강한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다.
수질 오염은 다양한 원인으로부터 발생한다. 원인이 많으면 대책도 다양 할 수밖에 없다. 수질 개선은 아무리 어렵다 할지라도 반드시 개선해 나가야 할 중요한 문제다. 물은 곧 국민의 생명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오늘 우리는 중금속 뒤섞인 죽은 물을 약품으로 걸러 먹어야하는 슬픈 현실이다. 정부가 좀 더 강한 의지와 현명한 지혜가 있다면, 지금보다 좀 더 깨끗한 물을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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