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살인자 ‘실내공기질’

아동 환경성 질환 심각
김낙원 | eco@ecomedia.co.kr | 입력 2008-05-16 11:2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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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살인자 ‘실내공기질’
아동 환경성 질환 심각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딸을 둔 주부A씨는 점점 따뜻해져오는 날씨만 생각하면 한숨이 난다. 그 이유는 바로 딸의 아토피피부질환 때문이다. 가려움증을 참지 못하고 긁어놔 팔과 다리의 흉터는 보기 흉할 정도다. 들어간 병원비에 화장품 값만 수백만 원이지만 별다른 차도는 없다. 이처럼 환경성 질환으로 고통 받고 있는 아이들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사회적 비용도 문제지만 발병율이 8배나 높은 저소득층과 개발도상국의 어린이들이 치료에 소외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환경성 질환의 사전예방을 위해서는 실내공기질 등 유발인자에 대한 노출차단과 저감방안 추진이 매우 중요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시설별 실내공기오염 특성과 노출경로 등에 대한 체계적 규명과 개선을 위한 실천프로그램이 전무한 실정이다.

환경성 질환의 가장 큰 피해자 ‘어린이’
권호장 단국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 4월17일 제주롯데호텔에서 열렸던 ‘아시아 환경·보건장관 포럼 전문가 학술대회’에서 2005년부터 전국 10곳 도시의 어린이 5,85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1차 결과에서는 보면, 천식을 앓고 있는 어린이는 도시에 따라 조사 대상의 7~12.8%로 평균 10.4%에 이르렀으며 한 번이라도 천식 진단을 받았던 어린이는 12.5%였다.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어린이는 이보다 많아 환자비율이 평균 19.9%에 달하며 아토피를 앓은 적이 있는 어린이는 34.1%로 3명에 1명꼴이다.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는 어린이의 4.5%로 나타났다. 특히, 남자 어린이의 장애 비율은 7%로 여자의 1.8%보다 4배가량 높았으며 도시별 차이도 2.7%~6.5%에 육박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 같은 실내 오염물질과 대기오염 등으로 인한 천식과 아토피성 피부염은 물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같은 환경성 질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유아들의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원인은 크게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으로 나뉜다. 환경성질환 중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알려진 아토피질환의 경우 면역상태의 변화와 알레르겐에의 노출로 lgE를 감작하는데 이것이 아토피질환의 발생 원인이 되며 악화 시킨다.
포름알데히드는 인체에 대한 자극성이 강해 흡입 시 눈, 코를 자극하고 유아의 경우 천식을 유발할 수 있는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데 이에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2004년부터 인체에 발암성 있는 물질 1급으로 분류하여 국제적으로 강도 높게 관리하고 있다. 포름알데히드를 비롯한 공기중에 포함돼 있는 발암물질들은 특히 여성과 아이들, 그리고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노출, 환경성질환을 유발시킨다.
환경성질환은 아토피, 비염, 천식 등으로 보는데, 어린이는 단위 체중에 비해 식품과 대기섭취량이 많아 노출량이 높은 반면에 면역계가 충분히 발달하지 않아 독성영향에 민감하고 성인보다 흡수율이 높다.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어린이를 중심으로 발병률의 지속적인 증가함으로 인해 아토피의 경우 2000년에 초등학생 24.9%가 발병 했으며, 또한 천식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의료비(약 1조원), 생산성 손실(약1.1조원), 삶의 질 저하 관련된 무형비용(약 2조원) 등 총 4.1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실내공기질 관리법’ 개정
환경성 질환과 같은 어린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은 여러 가지이기 때문에 대기질 등 비자발적 위해 요인은 개인의 노력으로 바꾸기까지 쉽지 않다. 따라서 환경과 보건정책과 함께 실행돼야 하는데 금번 실내공기질 진단·개선 시범사업은 수도권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참여 희망을 조사하여 이중 60개소를 선정, 현재 기초 현황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정부차원에서 앞장서 어린이 환경성질환을 예방하고 보육시설의 실내공기질을 개선하기 위한 진단·개선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기초 현황조사를 토대로 20개소를 선정하여 정밀진단 및 시설개선(환기설비, 친환경자재, 공기청정기 설치 등)을 실시하고, 연말에 보육시설 관리자 등을 위한 실내공기질 관리메뉴얼을 개발·보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실내공기질 관리대상 보육시설의 범위 확대 및 포름알데히드 기준 강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다중이용시설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개정했다. 그동안의 실내공기질 관리 대상은 1천㎡(약 300평) 이상의 국공립 보육시설로 돼 있어 국공립 보육시설 24곳에 수용된 영유아 5천594명에 적용되었으나 실내공기질관리법이 개정되어 금년 1월부터 수용인원 100명 이상의 국공립 및 민간 보육시설 2천114곳에 수용된 32만명으로 대폭 증가되었다. 또한 사업참여의 촉진과 자발적인 노력의 촉구를 위해 참여시설에 대해서는 "좋은 공기 마크(Good Air Mark)"를 부여하는 방안도 계획중이다.
이번 개정으로 관리대상 보육시설 수가 2008년 539개소, 2011년에는 2,036개소로 늘어나 실내공기오염에 민감한 영유아 건강보호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며 금번 법적용대상에 제외된 시설에 대해서는 앞으로 실내공기질 관리 매뉴얼의 보급에 힘쓰는 등의 노력을 기울인다. 또 포름알데히드에 대한 실내 공기질 유지기준이 WHO권고수준으로 강화됨에 따라 기존 120→100㎍/㎥으로 변경된다.

금번 보육시설 실내공기질 진단·개선 사업은 작년 연말에 서울, 경기, 인천지역의 보육시설을 대상으로 해서 참여희망조사를 했고, 약 105개의 보육시설에서 신청 했다. 1차 선정위원회를 개최해서 60개소를 선정했으며, 현재 스크린 테스트를 하고 있다. 최종적으로 20개를 선정하고 정밀진단과 환기설비 개선, 친환경자재 교체, 공기청정기를 설치하는 등의 시설 개선을 실시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문제점 때문에 ‘식품’을 통해 자발적으로 바꾸자는 주장도 제기하고 있다. 이미 관련NGO 단체들은 2007년 “환경 먹거리를 통한 아토피 지원 사업”을 추진했다. 3월부터 11월까지 약8개월간에 걸쳐 참여한 학부모와 학생들의 54%가 아토피 증상이 개선됐다고 밝혀졌다.

정보공유, 예방 필요
유럽의 경우 벽지 등에서 방출되는 포름알데히드, 현대식 건축자재 및 가구에서 방출되는 VOCs가 EU 규정 때문에 급격히 감소하는 추세에 있으나 우리나라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 2006년 서울시에서 실시한 29개 보육시설 실내공기 오염 특성의 조사결과 TVOC, 부유세균, 미세먼지 평균오염도가 기준치의 73∼97%에 육박했다는 결과가 나타났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큰 문제는 환경성 질환을 겪는 아동이 무수히 많음에도 정확한 대처방법이나 연구결과에 대해서 일반인들이 정보를 얻기 매우 어려운 현실이다.
늦은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부터라도 전시용 행정과 정책이 아닌 어린이들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정보공유와 실질적인 예방을 위해 정부와 학계, 시민단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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