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더욱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고 하수를 처리하기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기술을 개발해 물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정부의 ‘물산업 육성방안’은 이러한 모든 과제를 진행하기 위해서 상하수도 서비스업의 구조 개편을 하고자 한다.
물은 모든 국민의 생명과 생활과 직결된 필수적 공공재이기 때문에 안전한 물을 공급하는 것은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로 여겨져 왔고 따라서 지금까지 수돗물은 정부가 직접 생산, 공급해 왔다. 그러다 보니 정부기관이 갖고 있는 일부 비효율성과 경직성으로 인해 수돗물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아지고 지방자치단체 중에서도 재정자립도가 낮은 중소도시의 경우에는 상수도시설 투자와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을 근거로, 수돗물 민영화를 추진해 온 일부 공기업과 관련 학자들이 정부를 설득한 결과, ‘물산업 육성방안’이 발표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100년간 지방상수도를 시, 군 단위로 독자 운영해온 결과 만성적인 재정적자를 야기하는 등 더 이상 방치하기 어려운 상황에 봉착하였다. 특히, 급수인구 30만 이하의 소규모 수도사업자가 80%나 되는 여건에서는 자체적인 경영효율화를 추구해도 적자를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이다. 이에, 과다한 수의 수도사업자(164개)를 통폐합하여 소규모 시, 군 단위에서 광역단위로 재편하는 수도사업 구조개혁이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 4월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은 상수도 노후화로 누수돼 사용하지도 못하고 버려지는 수돗물이 한 해만 5억5천여 톤으로 연간 3500억 원 이상의 돈이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지역별 수돗물 사용량 및 누수율, 요금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국의 수돗물 누수율은 평균 12.8%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65개 시·군중에서 가장 누수율이 높은 곳은 의성군으로 50%의 누수율을 나타냈고, 40% 이상의 수돗물이 누수 되는 지역도 17곳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돼 심각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이 의원은 “이미 우리나라는 물부족 국가로써 사용가능한 물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적 문제”라며 “올해 2월에만 전국 17만 명이 물부족으로 제한·운반급수로 생활용수를 공급받았던 것을 고려한다면 상수도 설비 교체로 사용가능한 물이 낭비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문제점으로 현행 상수도시설 사업은 지방자치단체 소관으로 국고에서 사업비의 50~70%를 융자해주고 있고 실제 공개된 자료에도 수돗물 누수율이 높은 상위 20개 지역에서 재정자립도가 20%를 넘긴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이 의원은 “상수도 설비 교체를 위해서는 현행 상수도 개발 및 시설 확충을 위한 사업비를 국가가 보조해야 할 것”이라며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는 상수도사업에 예산을 책정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이번 추경에서 상수도의 노후관 교체 사업비를 지자체로 융자 지원하던 것을 국고보조로 전환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우리나라 지방상수도의 주요 문제점으로는 우선 급수인구 30만 이하인 소규모 사업자가 80%(131개)를 차지하는 등 과다한 수의 수도사업자가 존재하고 수도사업자간 경쟁 없는 독점체제로 자체 경영개선 유인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둘째로는 높은 생산원가, 낮은 수도요금 체제로서 시?군의 경우 급수인구는 적고 관망길이는 긴 저효율 저수익 구조를 지니고 있다. 셋째로는 새는 물이 많아도 투자하지 못하는 만성적인 적자 경영을 둘 수 있다. 수도요금을 현실화할 수 없어 발생되는 요금적자를 지자체 일반회계에서의 전입 등으로 메우는데 급급해 하고 있어 노후관 개선 등 시설현대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넷째로는 초기투자가 많고 회임기간이 긴 수도시설의 특성상 민선 단체장의 무관심과 공무원의 순환보직으로 인한 비전문적 운영 등으로 경영효율성이 낮다는 점이다. 다섯째로는 지역 간 수도서비스의 불균형 심화로 수도공급여건이 양호한 도시와 그렇지 않은 농촌지역의 서비스 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나 현행 수도사업 구조 하에서는 마땅한 대응책이 없는 실정이다. 여섯째로는 수도시설에 대한 과잉 중복투자로서 시?군 단위별로 자체 수원지의 확보, 자체 생산 및 공급구조를 모두 갖추어야 하므로 인근 지자체간 수도시설의 중복 설치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여섯째, 노후관의 개선 미흡, 고도처리 도입 지연 등으로 수돗물 불신이 높아 직접 음용비율이 1%대에 머무는 등 수도서비스 개선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
그림1 - 보급률과 유수율 시?도 비교
이와 같이 현재 우리나라 수도사업은 많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으며 현재와 같이 수도사업을 그대로 유지할 경우 재정기반이 열악한 지자체부터 수도사업 자립경영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더 이상 일반회계로 수도사업을 보전할 수 없고, 수도요금도 인상할 수 없는 지자체를 중심으로 자체 경영을 포기하는 지자체가 늘어날 것이다. 이미 한국수자원공사에 수도사업을 위탁한 지자체는 15개소에 달한 상황이며, 위탁협약을 진행 중인 지자체도 42개나 되는 실정이다. 또한 지자체간 수도서비스의 불균형은 더욱더 고착화될 것이며, 기후변화, 가뭄 등에 의한 지역별 물 수급 여건도 점차 악화되어 물이용 분쟁 또한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수도사업의 구조적 문제점은 결국 국내 물산업의 국제경쟁력을 약화시켜 중국, 동남아시아, 중동지역 등에 우리의 수도산업을 진출시켜 국부를 창출할 수 있는 기회마저 상실하게 될 것이다.
그림2 - 수도시설 과잉, 중복투자
이런 수도사업의 문제점을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는 상호 협력하여 현행 영세한 수도사업자를 30개 이내로 수돗물 생산원가를 낮추고 중장기적으로 수도요금 안정화 및 수질개선에 기여하여야 할 것이다.
지방상수도의 통합단위로는 도(道)를 중심으로 한 도(道)단위 통합유형과, 각 유역 수계를 중심으로 한 유역단위 통합유형이 있을 수 있으나, 통합운영의 주체 자산, 인사이동 등을 고려할 때 현실적으로 도(道)단위 통합이 보다 바람직 할 것이다. 통합 후 운영방식으로는 공무원 직영방식, 공사화, 전문기관 위탁 등을 둘 수 있으나, 각각의 지자체가 처한 현실적 상황과 지역주민의 수요 등 시장 여건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그림3- 고도처리방식이 21%에 불과해 하천 수질오염 사고에 취약
위와 같은 수도사업 광역화를 추진할시 문제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풀 것인가?
우선 수도요금 인상에 대한 우려를 둘 수 있겠으나 오히려 통합권역내의 중복시설 폐쇄, 조직슬림화, 경영효율 개선 등을 통해 생산원가를 낮출 수 있어 수도요금 현실화 비율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둘째로, 공무원의 인사이동, 신분문제가 예상되나, 도(道)단위 통합에서는 모두 도(道)소속 공무원으로 전환하고, 자연감소에 따른 감원과 전환배치를 통하여 신분상 불이이익 없도록 할 계획이다. 셋째로 통합이 되면 도농간 격차는 일부 완화되겠지만 인구밀도 등 여건차이로 문제는 계속하여 상존할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전국요금 단일화 등이 검토가능하나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예상되어 보다 적극적인 재원 마련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넷째 수원지를 보유하고 있는 지자체와 미보유 지자체간 상수원보호구역 규제 등 이해관계 상충으로 분쟁가능성이 상존할 수 있어, 재원확보를 통해 수원 보유 지자체가 경제적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적 해결방안 마련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통합에 따른 자산이동, 시설현대화 투자비용, 통합 지역내 연결관망 신설, 시설 폐쇄 비용 등의 재원마련이 필요하다.
위와 같이 수도사업 광역화를 추진하게 되면 수도사업의 규모의 경제를 확보, 해당 지역내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고 땅속으로 새는 수돗물을 차단하여 수질안정성의 확보는 물론, 수돗물 생산, 공급에 소요되는 예산낭비를 막아 지방재정을 보다 견실하게 하는 등 맑고 깨끗한 수돗물 공급기반을 구축하는데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된다.
앞으로 환경부는 지방자치단체와 유기적인 협조를 통한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등 지방상수도의 광역화에 대한 발전적인 모델을 만들어 갈 계획이다.
우리나라 상수도에 문제점이 없을 리 없다. 아니 시민들의 수돗물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불신과 농어촌의 마을상수도의 문제 등을 생각하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농어촌지역의 상수도 공급율을 높이기 위한 노력이 있어야 하며 관리와 수질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마을상수도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투자와 이를 돕기 위한 국고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 또한 재정, 인력, 기술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도시의 상수도사업도 대안이 있어야 한다.
사실 이런 문제인식을 토대로 수자원공사의 재원과 기술을 활용해 위탁사업과 기술지원의 길을 열기 위한 한 가지 방안으로 제한적인 공사화 논의가 출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정부는 ‘물산업 강국 구현’이라는 비전에 앞서 ‘수돗물을 믿고 마실 수 있는 신뢰정부의 구현’이라는 비전을 갖고 시민들에게 대한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농어촌 마을상수도와 중소정수장의 완벽한 관리를 목표로 이를 달성하기 위한 중점과제를 제시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다. 물산업과 관련된 기술이 개발, 축적되고 결과적으로 물산업 강국이 이룩되도록 하는 노력이 수돗물의 공공성 유지와 수도산업 발전의 본말전도를 막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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