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을 위한 전쟁’

국제 물산업 기업 현황과 활성화 전략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0-03-02 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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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가 블랙골드(석유)의 시대였다면 21세기는 블루골드(물)의 시대다”. 본 기자가 취재를 위해 만난 한 물 산업 전문가는 앞으로 다가 올 물 산업 시대의 도래를 이렇게 예고하고 있었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 중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물. 인간은 물 없이는 생존할 수 없는 치명적인 결함을 가지고 있는 생명체이기 때문에 물이 인간에게서 차지하는 중요성이란 다른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그 물
의 중요성을 망각한 채 한 시대를 살아왔고, 물을 지키고 보존하기 보다는 오염과 낭비로 일관하며‘물을 물 쓰듯’하며 살아온 게 사실이다. 최근에 발간된‘세계 미래연구 이슈와 정책적 시사점’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10년 안에 전 세계적으로 물 부족 현상이 일어나며, 이로 인해 국지적인 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을 하였다. 즉,‘ 물 을 위한 전쟁’이 곧 시작된다 는 것이다. 국제적으로도 물과 관련된 국제 분쟁사례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는데 콜로라도 강이나 리오그란데 강이 대표적인 예다. 유럽도 내륙주운과 환경문제로 물 분쟁이 심하며, 아시아에서는 하천개발을 둘러싼 메콩강 분쟁이 대표적인 예다. 물분쟁은 군사적 목적이나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에 더욱
크게 문제가 된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듯이 지구촌 각 지역에서는 물로 인한 분쟁이 끝없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물 분쟁은 이해당사국의 공유하천에 대한 의존도, 역사적 대립,
국가 간의 역학관계에 따라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띠고 있는 문제다. 물 분쟁이 일어나면 해당국은 그 해결책을 찾지 위해 노력하지만 지형, 수문조건, 기후, 과거와 현재의 이용 상태, 연안국들의 사회경제적 요구, 인구와 대체수단의 비용, 보상의 현실성, 연안국가의 피해 정도 등에 대해 명확히 규정할 수 있는 부분이나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그 해결책을 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물산업 시장의 확대

지구촌 물 부족의 가장 큰 원인은 환경오염과 지구온난화이다. 나날이 심화되어가고 있는 물 부족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많은 나라에서는 수자원 확보와 용수원 개발, 해수와 폐수를 담수로 만드는 수처리 사업 등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늘고 있다. 특히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성장한 중동과 아프리카 산유국들은 검은 오일로 벌어들인 오일머니를 깨끗한 물과 맞바꾸고 있는 실정이다. 전 세계의 물 산업 기업이 이 지역에 주목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로 물이 전략적 재정자원이 되기 때문이다. 유엔의 한 보고서에 의하면 2025년이면 지구인구 약 30 억 명이 담수 부족에 직면하게 되고, 전 세계 국가의 5분의 1이상이 심각한 물 부족 사태를 겪을 것으로 전망했다. 환경관련 단체에서 내놓은 각종 자료들을 분석
해봐도 물을 많이 가진 나라와 물을 다스릴 줄 아는 기술을 가진 기업이 인류의 생존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막강한 힘을 가지게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결국 물은 돈 이며, 경제력이며, 무기가 될 수도 있다.
물 산업은 2003년 통계기준을 보면 세계적으로 830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했고, 2015년에는 1,600조원의 거대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해수담수화 등 일부 플랜트 분야를 제외하면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고 있는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물 관련 공공기관과 물 산업 기업육성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대비해 정부에서는 상하수도서비스, 하.폐수 처리, 해수담수화 등 물 관련 산업을 범정부적 지원을 통해 미래전략 산업으로 집중 육성한다고 한다. 정부 측의 계획을 살펴보면 떠오르는 황금산업(BLUE GOLD)인 물 산업을 체계화 하기 위해 수도 사업을 30개 이내의 유역권역으로 광역화하고, 공사화 또는 민영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을 세웠으며,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현재 지자체 및 수자원공사에게만 부여하는 수도사업자의 지위를 민간기업에도 부여하기로 했다. 또 다른 계획은 상수도, 하수도, 정수처리시설, 고부가가치의 기능성 생수등과 관련된 기업,연구소, 대학, 공공기관 등을 물 산업과 직접 관련된 클러스터로 구축하여 국제적인 물 산업 시장에 대처하게 하고, 미래 산업으로 육성시킨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물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클러스터가
생기게 되면 그에 따른 기술혁신 네트워크가 생기고, 산•학•연 연계 연구개발 및 교육훈련을 추진할 수 있다. 이러한 물 산업 관련 클러스터 육성은 일자리 고용창출에도 기여를 하게 되며, 물 관련 신기술 수출에도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좋은 정책이라 하겠다.

물 산업의 선두주자들

‘물이 곧 산업이며 재산이다’라는 인식이 부족한 국내와는 다르게 다국적 대기업들은 오래 전부터 세계 물 시장에 뛰어들어 '물을 위한 전쟁'을 이미 시작하였다.
자금과 조직, 기술력을 앞세운 선진국의 대기업들이 벌써 높은 장벽을 치고 물 산업 분야를 독점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10대 물기업 가운데 9곳이 유럽 국적이다. 세계 물 기업 중 가장 큰 베올리아워터(Veolia Water)는 프랑스 회사로 우리나라를 비롯해 세계 100여개 국가에 진출해 1억명 이상에게 '물 서비스'를 펴고 있는 국제적 물 기업이다. 이 회사의 연 매출만 15조원 이상으로 국내 전체 물산업 시장 11조원보다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올리아워터의 앙뚜완 프레로 회장은 지난 해 서울 조선호텔에서 가진 방한 기자간담회에서“한국의 건설사들과 파트너십을 통해 해외사업 입찰에 나서는 등 상호 협력하는방안에관심이있다”말하며,“ 한국건설사들의 토목기술과 베올리아워터의 상하수처리시설 운영 노하우를 결합하면 중동 등 해외시장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과의 협력부분에 대해 큰 관심을 표명했다.

위의 도표에서 보듯 세계 15대 물기업의 대다수가 EU에 소속되어 있는 유럽국가에 치중해 있다. 이는 한국과 EU의 FTA(자유무역협정)체결이 성사되면 한국의 물 시장에 대한 집중공격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EU는 벌써부터 WTO와 국가별 FTA(자유무역협정)을 통해서 각 나라에 물 시장 개방을 요구해오고 있다. 또한 작년 ISO 국제상하수도서비스표준제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FTA(자유무역협정) 타결 이후 자국의 물 기업 경쟁력을 사전에 확고히 하여 진출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거대 물 기업들과 EU 국가들이 물 산업 표준 스펙을 만드는 일은 그 시작이
1996년 결성된 세계 물 위원회 결성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이 단체는 국제적 물 기업 수에즈는 물론 세계은행과 UN산하 각종 기구와 다국적 기업들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들의 사업계획이 반영 되는 물 산업 기반을 만들기 위해 수년 전부터 활동해오고 있다. 2000년 3월 헤이그 세계 물 포럼에서 발표한 이 단체의 성명서를 보면‘물은 경제적 재화로써 그것에 적정한 가격을 매기는 것이 수자원 관리의 최상의 방식’이라고 말하며, 수자원 개발에 필요한 천문학적 자금조달을 위해서는 물 기업들의 역할이 매우 큼을 강조하고 있다. 이런 물 기업들의 목적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이론적 기반과 물 산업의
민영화 실질 추진활동 등을 통해 현재 전 세계 물 사용량 10%에 불과한 민영화된 물 시장의 크기를 90%이상 확대함으로써 물 산업 시장에서의 우위권을 확보하고 21세기 최대의 비즈니스인 물장사를 하려는 것이다.

한국 물산업의 해외진출 현황과 전망

산업자원부의 자료에 따르면 국내 물 관련 시장 규모는 지난 2005년 11조원으로 2015년에는 20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세계 물 관련 시장의 규모 또한 지난 2003년 기준 860조원으로 해마다 5.5%씩 성장하고 있으며, 2015년이면 1,600조에 달한다고 한다.
이에 따라 우리정부도 정책적으로 물 산업 분야의 투자와 개발에 접근을 해야 한다. 그 기초는 2007년 환경부에서 발표한‘물 산업 육성방안’으로, 물 기업에 관한 정책개발이나 제도 마련을 위한 기본적인 계획이 세워져 있다.
우리나라의 국제수자원 관련 공기업으로는 대표적으로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환경공단이 있다. 한국수자원공사는 1994년 중국 분하강 유역조사사업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해외진출을 시작하였으며, 2009년 현재 11개 나라 24개 사업에 참여하여 400억 이상의 수주실적을
올렸다. 한국환경공단은 2005년 베트남 환경협력 사업진출 교두보를 마련한 후 상주인력을 파견하여 베트남 폐수처리 강화사업에 참여를 하였으며, 몽골, 인도네시아 폐수처리사업에도 진출 하기 위해 양해각서를 체결한 상태다. 특히 한국환경공단측은 환경산업수출 네트워크를 갖추기 위해 개발도상국 환경공무원과 기술자들을 초청하여 하•폐수 처리시설 견학과 기술연수 프로그램을 수시로 운영하고 있다.
민간기업 주도의 물 관련 해외수출 실적은 대부분 토목 건축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그 이유는 수 처리 기술에 대한 관심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제는 건설기업 차원의 수출전략이 아닌 수 처리 특수기술에 대한 투자 개발과 핵심 관리 기술의 매뉴얼화, 인력교육 및 훈련 프로그램 개발 등 다양한 물 관련 분야의 수출에도 힘을 모아야 한다.
두산 중공업 같은 경우는 역삼투압(ro,reverse osmosis)방식의 해수담수화 시장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대용량 역삼투압 해수담수화설비기술’을 개발한다고 한다. 이 기술은 건설교통부의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로 약 700억 규모의 사업비로 시행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이다. 두산 중공업은 대용량 해수담수화 플랜트 기술이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2020년까지 약 10조원의 플랜트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제 해외 물 산업 수출 유형은 단순한 컨설팅, 교육,엔지니어링에서부터 기술 및 Know-How수출, 노후시설의 개량, 신규 시설의 건설, O&M까지 아주 다양한 형태를 띠고 있다. 그 중 우리가 눈여겨 봐야 할 몇까지 주요사업을 살펴보면 개발도상국에 대한 공적 개발원조
사업인 ODA(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사업과 국제개발기구사업, 해외 엔지니어링사업이 있다. ODA사업의 가장 큰 장점은 위험 부담률이 작다는 것이며, 해외사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원조사업의 수행과정에서 구축한 개도국과의 네트워크 형성은 개도국 시장에서의 저변 확대 및 주변 국가로의 진출에 크게 도움이 된다. 국제개발기구사업은 약 74 억달러(7.4조원) 규모로 커진 국제개발기구의 프로젝트 규모가 말해주듯 우리나라 물 기업들이 참여할 수 있는 참여범위와 기술영역이 큰
시장이다. ‘05년 3월 우리나라가 미주개발은행(IDB)의 회원국으로 가입함으로 인해 5대 국제개발기구에 모두 가입되었고, 세계 각 나라를 연결하는 국제개발협력관계 구축이 완료된 상태이다. 국제개발기구 프로젝트는 개발사업의 발굴, 타당성 검토, 설계, 감리 등에 현지 컨설팅 기업의 고용을 의무화하고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시장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해외 엔지니어링사업 주 진출대상국은 중국과 동남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이다. 요즘의 추세는 발주자가 입찰자에게 해당사업에 대한 one stop shop 또는 one stop service 제공을 요구하고 있어 설계부터 시공까지를 일괄방식으로 발주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수출 금액 및 역량 확보에 크게 기여를 할 것으로 예상이 된다.

‘물을 위한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활성화 전략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는 고사성어처럼 세계적인 물 관련 기업들을 벤치마킹 해보면 우리 기업들의 문제점과 국제시장에서 이길 수 있는 전략과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물산업 관련 전문가들이 밝히는 몇까지 전략을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다.
세계에서 아시아의 영향력과 시장점유율이 커지는 가운데 아시아와 선진지역 간의 중간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한국은 EU에게 있어 매우 높은 전략적 가치를 지니고 있는 시장이다. 한국은 EU국가를 제외하고 미국과 아시아에서 일본과 중국 다음의 교역규모 4위의 시장이며, 세계기술표준의 확대를 위한 전략지로 한국이 최적지로 꼽히고 있다. 이것이 EU가 한국을 아시아에서 최종 우선 협상파트너로 결정한 이유다. IT분야에서의 세계최고 수준의 시장을 가지고 있는 한국은 수자원 개발 및 서비스와 수 처리 관련 신기술의 적용과 확대가 용이
하다는 장점도 가지고 있다. 또한 정부와 기업의 역동성이 신기술의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선진기술의 세계표준을 확고히 하는데 있어 시장 자체로서 뿐만 아니라 장차 세계표준이 될 선진 수자원기술의 적용, 시범 무대로서 한국의 입지는 매우 중요하다.
더욱이 국가와 기업이 관련 법 제정을 통해 전면적으로 수자원개발, 물 산업을 추진하고 있어 이러한 물 산업에 대한 호의적인 기반과 분위기 속에서 한국에서의 다국적 기업들과의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 역시 올해 목표로 한-EU FTA타결과 물 산업 육성 법안 입법예고를 동시 계획하고 있다.
이에 국제표준과 물 관련 기술로 무장한 EU의 거대 물 기업들은 한-EU FTA 시대가 열리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불과 몇 년 후면 발생할 수 있는 전략적 물 전쟁의 싸움터에서 약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이 미리미리 대책을 세워‘물을 위한 전쟁’에서 이길 수 있는 확고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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