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안전 확보해 위기를 기회로

수도법 개정·비상대응시스템 구축… 다양한 노력 펼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5-30 13: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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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서울·경기 수도권 지역은 주요 상수원으로 팔당댐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만약 재난이 발생해 팔당댐에 문제가 생긴다면 물 부족으로 인한 어려움을 면치 못할 것이다.

특히 최근 일어난 홍성 상수도 테러사건을 통해 우리나라 상수도 보안의 취약점이 드러나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수도법을 개정하고, 비상대응시스템을 구축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홍성 상수도 테러사건…수원(水原) 안전성 대두

지난 4월 20일 충남 홍성군의 배양마을 상수도 물탱크에서 독극물이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다행이도 주민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지만 누가, 왜 마을 상수도에 독극물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게다가 마을 주변은 물론 상수도 근처에 CCTV가 전혀 설치돼 있지 않아 뚜렷한 단서나 목격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수사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나라 곳곳에서 상수도시설에 대한 보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작년에 발생한 일본에서의 대규모 지진사태는 자연 재해가 인간이 장시간에 걸쳐 이룩한 문명이나 인프라의 기능을 단시간 내에 상실하도록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주요 사건이었다. 이러한 사례는 국내·외적으로 수차례에 걸쳐 발생해왔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발생하는 용수공급시스템 또는 수원에 대한 공격은 수원 개발이나 물배분에 대한 불공평함뿐만 아니라 국가 간의 분쟁에 따른 테러의 목적으로 이용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그 예로 2000년 북프랑스 화학공장의 노동자가 보수를 받지 못해 5,000ℓ의 황산을 수원으로 활용하는 Meuse강에 폐기한 사건, 같은 해에 호주의 퀸즈랜드에서 컴퓨터와 무선으로 하수시스템을 제어해 공원과 강에 하수를 방류하려고 한 남성이 체포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2002년 미국의 사업 및 정보 당국이 알카에다가 SCADA 시스템의 정보를 표적으로 하고 있다는 조짐을 포착해 테러 용의자가 시안화합물로 미국 로마대사관 용수공급시스템 테러 및 파리 에펠탑 주변의 배·급수관 테러계획 혐의로 체포된 사건도 있었다.


환경부, 정수장 시설기준 강화하는 수도법 개정

국내의 용수공급시스템 관련 재난은 통상 수원의 수질오염사고의 지속적인 발생을 가장 큰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환경부 조사에 의하면 2005년 이후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및 기타 수계에서 발생한 수원 수질오염사고는 각각 79건, 31건, 20건, 11건 및 73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특징으로 배출업소에서 방류되는 산업폐수에 의한 수질오염사고는 감소하고 있으나 유류·유독물시설 부적정 관리에 의한 유출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수환경의 변화 및 농약 등의 비점오염원 사고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환경부(장관 유영숙)는 지난 5월 17일부터 정수장 시설기준에 대한 안전 및 보안을 강화하는 내용의 개정된 수도법(시행령·시행규칙)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개정된 법안에는 취수장이나 정수장에 유해 미생물이나 화학물질이 투입되는 것에 대비하는 한편, 외부침입으로부터 안전한 상수도시설 유지를 위해 CCTV 설치를 의무화 하는 등 관련 기준을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수도시설에 대한 안전·보안을 위한 시설기준이 강화됨에 따라 국민들에게 보다 안전하게 수돗물을 공급할 수 있게 됐다”면서 “대 정전, 지진 등 운반급수가 불가능할 경우에 대비해 최소한의 음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사전대비를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또한 취·정수장 오염 물질 유입 시 행동 매뉴얼(2009.11)을 수립해 시스템 붕괴사고 시에도 일상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용수를 공급하고 용수공급시스템의 안전성 및 안정성 확보를 목표로 시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국내에서는 다양한 수질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으며 특히 K-water에서는 위기 대응 매뉴얼에 의거 경보발령 기준 이상인 수질이 정수장에 유입되는 경우 수립된 매뉴얼대로 조치를 취하고 있다.

‘비상대응시스템’ 구축으로 단수 피해 최소화

원천적으로 3·11 일본대지진처럼 리히터규모 9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는 경우 앞서 언급된 노력과 투자는 무용지물이 된다. 특히 용수공급시스템을 구축할 때 비상상황에 효율적으로 대비하기 위해서는 비상상황 발생 시에도 활용할 수 있는 안전한 용수가 확보돼 있어야 한다.

안전한 용수가 확보되지 않은 경우 단수가 불가피해지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서는 이에 따른 인프라 구축이 매우 중요하다.

즉 원수의 수질적인 문제나 정수장의 기능상의 장애는 대부분 단기적인 것으로 위기가 해소되는 기간 동안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저류 인프라가 필요하며, 일본의 지진 피해 사례에서와 같이 대규모로 용수공급시스템이 피해를 입는 경우에는 비상급수 체계구축 및 비상저류조 설치·운영 등의 정책·시설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건설기술혁신사업의 일환으로 2010년 1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수직형 정수처리시설이 도입된 분산형 용수공급시스템 구축’ 연구를 시행 중이다.

아울러 재난으로 인해 용수공급시스템의 기능이 손상된 경우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용수를 공급하면서 복구절차를 수행해 나갈 수 있는 ‘비상대응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연구 중에 있다. 비상대응 시스템은 예상치 못한 재난 발생 시 조기 감지와 사후 신속한 대처를 통해 단수에 의한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위기 대응 시스템을 말한다.

가뭄 같은 비상상황에도 용수공급 가능할 것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지진과 같은 천재지변에 대한 인프라 측면에서의 대응은 미흡한 편이다. 물론 수질사고와 같은일시적인 상황에 대한 대응은 최근 많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러한 상황의 발생특성을 정밀하게 분석해 인프라 구축에 반영하여 단수를 최소화하는 것이 보다 필요한 상황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비상대응 시스템은 비상대응에 매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며, 비상상황에서도 단수를 하지 않는 용수공급 인프라 구축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더불어 홍수나 가뭄 등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에 대해서도 저류조의 활용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즉 홍수 시 고탁도의 원수가 취수되면, 과도한 응집제의 사용이나 다량의 슬러지가 발생하며 정수장의 설계에 있어서도 이를 충분히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부담이 크다.

홍수 시 취수원의 고탁도 발생특성을 고려해 저류조를 설치하여 운영함으로써 고탁도 원수 취수로 인한 정수시설 및 기능적인문제를 해소하고 설계측면에서도 재정적인 측면이 크게 완화된다. 또한 가뭄상황에 대해서도 지역적인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면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외, 안전한 용수공급 위한 시스템 확보

미국에서 환경보호국(EPA) 및 기타 정부 조직 등이 포함된 위원회를 조직해 재난의 위협 및 취약성을 평가한 결과 인프라의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수질의 이상 유무를 감시하는 센서(sensor)라고 밝혔다.

또한 이후 환경보호국, 미국토목학회(ASCE), 미국수도협회(AWWA)를 중심으로 오염 경보시스템, 취약성 및 위해도 평가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미국의 이와 같은 재난 대응 가이드라인의 기본 개념은 재난 발생에 따른 후 조치보다는 조기 감지에 있다.

미국토목학회와 미국수도협회에는 2006년 용수공급 시설의 물리위협 발생 시 대처에 관한 가이드라인으로 ‘Guidelines for the physical security of water utilities’를 제정했는데 이는 수돗물의 수원, 처리 및 분배 시스템에 사용되는 시설의 물리적 안보에 적용하는 다음 의사 결정 조직을 구성해 배포한 것이다.

일본은 정부차원으로 2008년 5월 30일 후생노동성에서 ‘물안전계획책정 가이드라인’을 공표해 물 안전 계획의 책정 또는 관리를 통해 안전한 수돗물을 공급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또한 일본의 고베시에서는 수원에서의 수질오염사고에 대해 하천을 관리하는 효고현을 통해 정보연락망을 정비하고, 긴급연락 및 정보의 수집에 노력하고 있으며 정수장 내 처리공정마다 수질 측정 장비를 설치하여 상시 감시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네덜란드 WHP 정수장은 취수대상의 강, 강물 취수구 입구, 대규모 원수 저류지 입구에 생물 모니터링 및 이화학적 모니터링 장치를 설치하여 수질을 감시하며, 오염물질이 강으로부터 저류지로 유입되는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 유입부를 차단하고 나머지 저류 용량으로 원수의 공급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아울러 Andjik, Baanhok 정수장 및 독일의 뒤셀도르프 정수장 등은 저류지(혹은 강변여과 관정) 유입부분에 생물학적, 화학적 및 물리적 모니터링을 병행하여 운영하며 이상 징후가 발견되는 즉시 저류지의 외부 유입이 차단되고 안전성이 회복될 때까지 원수를 제공하는 기능을 확보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먹는 물의 안전을 확보하고 비상 시 대처하기 위한 여러 대안들을 마련해놓고 있다. 물 안전관리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호에서 좀 더 알아보기로 한다.

물론 지금까지 물이 생명과 직결된 만큼 위험여부가 크다는 점으로 미뤄보아 정부에서 놓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제는 위기 앞에 강해지는 우리나라의 면모를 잘 살려 물 안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책을 마련하고 이를 잘 실행해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망우보뢰(亡牛補牢)’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이다. 앞으로 물 안보에 대해서만큼은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앞장서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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