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그때 달라요, 계획성 없는 지하수 관리!

보전은 뒷전, 상수와 지하수 개발 사이에서 오락가락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09-06 10: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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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하수가 위협 받고 있다. ‘Hidden Sea(숨은 바다)’로 일컬어지는 지하수는 우리 물 사용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이상 기후로 인한 지하수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간 가뭄은 지표수를 고갈시키기에 이르렀으며, 이에 따른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량도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물산업의 중요한 부분으로서 그 가치가 크게 부각되고 있지만 국내 수자원관리에 있어 지하수는 보이지 않는 물, 땅만 파면 나오는 물이란 잘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이렇다 보니 지하수에 대한 소중함도 평가 절하되고 있다. 때문에 지하수 보전을 강조하는 관계자들은 “물재이용도 좋지만, 먼저 지하수를 잘 관리해야만 후세대도 좋은 물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빗물재활용이나 해수담수화, 해양심층수, 하수 재이용 등 물 부족의 대안으로 활발히 연구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물 부족의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최고의 급수원인 지하수가 최적 이용 및 보전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못한 측면이 있다.


갈팡질팡 정부정책 사후관리 취약

지하수의 오염은 구제역이나 유류오염, 쓰레기매립지 등의 오염으로 전파되는 경우와 무분별한 지하수 개발로 사용된 폐공이 늘어나면서 이를 방치한 방치폐공도 원인이 되기도 하다. 이렇듯 지하수 관정은 개발 후 폐공까지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하지만 실제적으로는 그렇지 못한 상황이다.

작년 구제역 파동 때는 지하수의 위험으로 상수도에 집중하더니 올해에는 이상기후로 인한 가뭄으로 지하수를 개발하는 것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한마디로 정부의 정책이 갈팡질팡하고 있는 셈이다.

한 국가의 정책이 이렇게 계획성이 없이 매년 그때그때마다 바뀔 수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는 것이 물산업 업계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지하수 개발에는 ‘관정’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지하수 관정은 지하수를 땅속에서 뽑아 올리는 유일한 통로로수량과 수질의 안정성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시골에서는 지하수를 간이상수도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상수도용 지하수 관정의 경우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데 이러한 사후관리가 아직 국내는 미흡한 것이 흠이다. 물론 국토해양부는 기존에 방치된 관정을 찾아 원상 복구시키는 조치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의 현실은 우선 가뭄에는 물을 얻기 위해 여기 저기 마구잡이식 지하수 개발을 위한 관정 뚫기에 골몰하고 있는 형국이다.

반면 선진국에서는 지하수가 가장 청정하고도 양질인 수자원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그만큼 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철저히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지질 특성 따른 그라우팅, 케이싱 작업 필요

한편 지난 2월 강원도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 컨벤션센터 그랜드볼룸에서 실시됐던 ‘2012년 상반기 물종합기술연찬회’의 지하수분과 발제에서 안동대학교 정교철 교수(지구환경과학과)는‘지하수오염방지시설 설치기준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발제에서 지하수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고 오염되는 주원인과 관련 최초의 지하수공 설치가 잘못되면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전제했다.

이 경우 현존 오염방지시설로는 지하수의 오염물 차단과 수질 개선은 상당히 어렵게 된다. 따라서 정 교수는 “현재 지하수법상 지하수오염방지시설 설치기준에 나타난 주요 문제점은 주요 지질 특성, 암상, 대수층의 심도 등 사례별로 적절한 그라우팅과 케이싱작업이 이뤄져야 하는데 그것이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현재 지하수법이 ‘상부보호공의 상단부를 지면보다 30㎝ 이상 높게 하고 케이싱의 상부보호실 바닥에서 30㎝ 이상 높게 설치’하도록 돼 있지만, 수해지역에서 상부보호공이 침수되는 경우에는 외부오염원이 지하수공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막을 수 없는 만큼, 밀폐의 방법 외에는 근원적으로 오염물의 유입을 막을 수 없다고 거듭강조했다.

그리고 암질, 풍화대 심도가 다양하므로 일률적인 심도규정은 의미가 없는 것이어서 지하수를 개발할 때는 향후 보전 차원에서 시추자료에 근거해 기준 투수성 이하를 갖는 심도까지는 그라우팅을 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수대금 현실화 필요

지하수의 중요성을 누구나 알고 있으면서도 정작 지하수보전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돼 있지 않는 이유는 뭘까. 그것은 무엇보다 지하수의 요금 즉 저렴한 원수대금(原水代金)이 무분별한 지하수 사용을 부채질하는 데 한 몫 하기때문이다.

지하수 요금이 상수도 요금보다 보통 10배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지하수를 뽑아 쓰는 것에만 열을 올릴 뿐 보전과 관리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됐다. 따라서 우선적으로 지하수 원수대금의 현실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일부에서 거론되고 있다.

실례로 예로부터 물이 귀한 제주도의 경우, 제주발전연구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제주도 개별 골프장의 월 평균 지하수 사용량과 원수대금은 19만 8,686톤에 1억 1,605만원이다. 이 양을 상수도 영업용으로 요금을 추산하면 4억 5,397만원에 이른다. 골프장 지하수 원수대금이 상수도의 4분의 1 수준인 셈이다.

이러한 문제점 지적은 작년 5월 제주도에서 공무원과 골프장 관계자 등 28명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TF)이 한국골프장경영협회 제주지역협의회 의견을 수렴해 재산세 등 세제 인하와 지하수 이용료인 지하수 원수대금 감면 등을 골프산업 경쟁력 강화방안 추진과제로 선정하면서부터다.

당연히 일반 상수도 요금이나 먹는 샘물 생산업체의 지하수 원수대보다 훨씬 싼 요금을 적용하는 골프장에 대해 지하수 원수대금을 감면해 주는 것은 지나친 특혜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클로로포름 등 지하수 수질 기준 후보물질 지정

한편 환경부는 지하수의 보전정책의 하나로 지난 7월 1일 발암의심물질인 클로로포름, 사염화탄소, 1·2-디클로로에탄 등 3개 항목을 지하수 수질기준 후보물질로 지정·관리를 강화한다고 밝혔다.

오락가락하는 물정책에서 나온 이번 정책은 그나마 지하수 수질을 관리하고 보전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여기서 지하수 수질기준 후보물질은 지하수 중 검출농도·빈도 등이 비교적 높아 체계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지정한 항목을 말한다.

환경부의 이 조치는 기후변화로 인한 가뭄발생 등으로 지하수의 효용가치와 수질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지하수 수질감시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취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국립환경과학원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실시한 ‘신규 지하수 오염물질 조사연구’ 결과를 토대로 해서, 지하수를 섭취할 경우 WHO 발암위해도 기준(1×10-5)의 10분의 1 수준 이상인 클로로포름, 사염화탄소, 1·2-디클로로에탄이 지하수 수질기준 후보물질로 선정됐다.

환경부는 추가로 지정된 후보물질을 매년 전국의 지하수수질변화를 파악하기 위해 운영되는 지하수 수질측정망 조사항목에 포함해 조사 분석에 돌입했으며, 향후 매 반기별로 조사·분석을 실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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