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부는 7월초 산업·농공단지 내 폐수종말처리시설의 가동률 등이 저조한 28개 시·군에 대해 내년에 신규로 조성하고자 하는 폐수종말처리시설의 설치에 대한 국비 지원을 제한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같은 결정에 지자체, 업계 등이 예산을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함으로써 혼선을 겪고 있다. 이에 대해 각 분야의 의견을 들어본다.
가동률 저조 시 지자체·기업 예산 부담
환경부는 이번 국비지원 배제에 대해 각 시·군별 최근 3년 동안의 폐수종말처리시설 가동률, 방류수 수질기준 준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시설 가동률이 50% 미만인 시설이 있으면서 수질기준 초과 등 관리 실태도가 미흡한 경기도 A시 등 28개 시·군에 대해 여건이 개선되기까지 신규 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을 배제하겠다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9개 시·군 중 신규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이미 내년 국비 지원을 요청한 8개 시군의 17개 시설에 대해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국비를 지원하지 않고, 나머지 지자체에도 불이익을 줄 예정이다.
1997년 국가경쟁력 제고 차원에서 시작된 국고지원으로 폐수종말처리시설 설치를 위해 사용된 정부 예산은 2007년 1,384억 원에서 올해 3,573억 원으로 증가한 반면 현재 전국 산업·농공단지에 설치된 폐수종말처리시설 152곳의 평균 가동률은 약 67%에 그친다.
이에 환경부는 국고지원의 우선순위를 정해 국가 예산의 효율적 이용을 꾀한 것이다. 이번 결정은 가동률을 제고하는 데 가장 큰 목적이 있으며, 이번 국비 지원 제외 지자체 선정을 시작으로 폐수종말처리시설에 대한 국고지원 예산 심의를 더욱 강화(가동률 60~70% 이상)해나갈 계획이다.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의 한 관계자는 이번 결정에 대해“매년 필요한 국가 예산의 평균 30%밖에 지원되지 않는다”라며, 이에 “충분한 예산확보가 힘들고 정부의 재정지출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국고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지자체나 입주 기업 스스로가 사업비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라며, “부족한 점이 개선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신규 시설에 대한 국고지원을 제한할 것이며, 지자체는 국고지원을 받으려면 가동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 확보 대책 마련 중
국고지원을 받지 못할 경우 사업비를 해결하는 방법은 3가지로 나뉜다. 첫째, 사업 단지를 유입하는 자치단체에서 예산을 투입 둘째, 산업단지에 입주할 기업체가 사업비를 부담 셋째, 문제점을 개선해 예산을 재신청하는 방법이 있다.
그런데 수백억 원이 투입되는 폐수종말처리시설에 대한 사업비를 국가에서 지원받지 못한다면 지자체, 기업체 등의 열악한 재정 상황에 큰 타격을 줄뿐만 아니라, 단 기간에 문제점을 개선하기 또한 쉽지 않다.
이에 몇몇 지자체의 입장을 들어봤다. 먼저 Y시 등 국고지원 제외대상 시·군이 가장 많이 포함(7개)된 ‘경상북도’는 이번 결정에 대해 환경부가 그동안 지자체에 설치비 등 국비를 지원해왔지만 운영주체가 공단 혹은 공사로 넘어가 그 제제가 힘들어졌고, 이에 신규 사업을 제한함으로써 기존사업을 제대로 관리하고 앞으로의 사업을 진행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도의 관계자는 “지금 위반되는 지역일지라도 꼭 필요한 사업이거나 지원 시 개선의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될 경우 정량적으로 평가해야 되지 않느냐”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한 이 관계자는 현재 제외 대상으로 결정된 시·군이 평가기준인 50점을 아쉽게 통과하지 못했다며, 환경부가 제시한 기준은 연말기준이므로 “제외 대상 시군은 올해 안에 정산을 마무리하고, 현재 설치된 시설의 철저한 관리와 정산 계획을 통해 2014년 신규지역 사업에는 제외대상이 없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검토 결과 국고지원이 제한되는 내년에는 배제된 지역에 계획된 신규사업이 없다고 전했다. 즉 2014년 사업 신규지역에는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지만, 내년 사업에는 영향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6개 제외 시·군이 포함된 ‘충청남도’의 예산을 담당하는 금강유역환경청은 “현재 가동률이 저조한 지역은 지원을 배제하고 반대로 가동률이 높은 곳은 시설을 더 증설해주는 방향으로 신청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저조한 곳에 대한 대책으로 바로 인근 폐수를 유입하는 방법을 적용하고 있다. 예를 들어 100톤 규모의 시설에 20톤밖에 들어오지 않으면 80톤이 남게 되는데, 이 경우 인근에 있는 폐수를 80톤 남는 곳에 유해 시켜 남는 양을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아울러 두 군데 폐수종말처리시설이 있는 충남 ‘아산시’의 경우 최근 저조한 유입률로 지적을 받은바 있다. 시는 이에 대응해 ‘다량의 폐수 유입을 유도하고 인근으로 연계 처리시켜, 유입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시의 관계자는 “새로 조성 중인 산업단지에 대해 국비는 필수 요소이기 때문에 계속 예산을 확보해가려는 노력을 통해 국비지원을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주변 연계처리를 위해 하수정비 기본 계획 등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할 사항들이 진행돼야 해 단기간에 결실을 맺기는 어렵지만, 장기적인 검토와 개선의 노력을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아산의 한 폐수종말처리장은 가동률이 저조한 지역의 가동률을 높이려는 환경부의 입장을 이해하지만, 국비지원이 배제된 지역의 지자체나 기업은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가장 타격이 큰 곳은 예산을 실질적으로 담당하는 시·군 등 지자체라며, 종말처리장 담당자(기업)는 이를 해결할 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전했다.
지원여부, 종합적인 사항 면밀히 검토해야
한편 배재근 서울과기대 환경공학과 교수는 “가동률이 떨어지는 이유 등 여러 가지 사항을 면밀히 파악하고 타당성 검토 국비지원 여부를 따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대부분 인허가를 받고 산업단지 내에 입주하더라도 지역 자체의 경기가 활성화되지 않으면 폐수가 다량 나오지 않아 시설의 가동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가동률 등 단편적인 사항만을 판단하면 타당성을 판가름하기 어려워 일정한 기준을 설정해 놓고 각 지역의 환경 등 다양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한 다음 국비 지원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의견이다.
환경부의 이번 결정은 국가 예산의 효율적 활용과 환경 개선 효과를 위해서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자체와 기업의 재정 상황 어려움이 큰 만큼 합리적인 기준과 종합적인 판단이 요구된다. 또한 이번에 폐수종말처리시설 가동률이 저조해 국비 지원을 배제 받거나, 경고 지역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지역들도 철저한 시설 운영과 꾸준한 관리를 통해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고 국고가 낭비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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