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전문가 한자리 모여 차기정부 물정책 방향 제언

물관리 일원화·유역별 통합·고수익형 물산업 육성·금융지원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2-12-31 10: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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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대한민국 제18대 대통령으로 작년 12월 18일 당선됐다. 역대 정부가 그러했듯 새 정부가 들어섬과 동시에 권력구조 개편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한 가운데 기존에 물정책을 선도해온 오피니언리더 및 물산업계 일선에서 활약하고 있는 업계 종사자 집단이 긴장 속에 추이를 살피고 있다. 구정부와는 달라야 한다는 새 정부 프레임이 이번에도 발현될 것인지 환경인 모두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차기정부 물정책을 생각한다

새 정부 탄생을 목전에 둔 이때 국내 물산업계 전문가들이 물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앞으로의 과제와 향후 5개년 물산업 정책방향에 대해 중지를 모아 새롭게 구성될 차기정부에 향후 물정책 방향을 제안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상하수도협회, 대한상하수도학회 그리고 한국물환경학회가 공동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한 ‘미래 물정책 추진방안 토론회’가 민관학연 물환경 관계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작년 12월 21일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효율적인 물관리 및 물산업 활성화 전략 마련을 위한 산업계, 학계 등 각계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함께 나아갈 방향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였다.

이날 현인환 물학술단체연합회장을 대신해 개회사 연단에 선 김영관 학술부회장은 “기후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환경문제 중 가장 심각하고 중요한 변화가 물환경 변화”라면서 “그런 의미로 볼 때 물의 소중함을 점점 느낄 수밖에 없고, 따라서 물정책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환경부의 정책도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새로운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이런 토론회를 개최하는 만큼 미래 우리나라가 어떤 물정책을 추진해야 할지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의 고견이 이번 기회를 통해 차기 정부에 잘 반영돼, 우리나라 물정책 추진이 효율적으로 이뤄질 수 있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국내 물산업 해외경쟁력 매우 낮다

이날 최용철 한국상하수도협회 상근부회장은 인사말에서 새정부가 나올 때마다 나오는 정부조직개편 얘기가 이번에도 어김없이 나오고 있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물관리 조직만큼은 이제 제대로 정리할 때”라고 견해를 밝혔다.

그는 특히 행정구역 중심인 광역 및 지방으로 구분돼 있는 상수도만이라도 이번 기회에 유역차원으로 합쳐지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물산업 또한 우리 물 전문가들이 꼭 해결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힌 최 부회장은 결론부터 말해서 국내 물산업의 해외경쟁력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물산업을 두고 모두들 새로운 성장동력의 하나라고 말하면서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지만 솔직히 그 결과는 매우 미약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 이유로 국내 물산업 구조가 민간 전문업체가 자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돼 있지 못하고, 제품 제조사들도 해외로 진출하기에는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다고 현 상황을 분석했다.

최 부회장은 이러한 물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과 함께 해외 정보망 구축, 설계 및 공사 입찰참여 그리고 국제소송 등 다각적으로 많은 준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주도 정책방향 결정 사회분위기 조성

‘효율적인 물관리체계 개편방향’이라는 주제발표를 맡은 민경석 경북대 교수는 물산업 중 83%가 상하수도인데 물산업을 한다고 해서 뚜렷한 성과도 없고 더불어 실적도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제 뭔가 바뀌어야 할 때라고 운을 뗐다.

민 교수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경쟁력을 갖추는 데 모두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또 다음 세대의 가장 큰 문제가 괜찮은 일자리인데 물을 통해 일자리를 마련해봐야 하지 않겠느냐며 화두를 던졌고, 많은 사람들의 협력이 있어야만 비로소 환경당국 나아가 환경정책도 움직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부처별 이기주의 물관리 일원화 필요

민교수는 궁극적으로 ‘환경정책은 국민에게 달려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민이 이러한 변화를 요청할 수 있도록 사회분위기를 조성해나가는 게 가장 큰 숙제라는 의미였다.

다시 말해 왜 환경개선을 해야 하는지를 국민에게 보여주고, 이러한 소통과정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며, 국민의 동의를 얻고, 국민의 요청에 의해 정책이 실현되는 사회구조를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또한 지속가능한 물환경 관리를 위해 유역 물관리 효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이를 위해 물순환이용 측면에서의 실질적인 유역물관리 방안인 통합유역관리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별 이기주의 때문에 업무 효율이 떨어지고 일원화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차기 정권에 권한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총리실에서 취약한 부분을 정확하게 보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물시장 블루칩 남아시아·중동·북아프리카

이어 물산업 해외진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발제한 송기훈 한국환경산업기술원 해외사업실장은 국내 물산업의 해외진출이 건설에 90% 이상 집중돼 있고, 진출지역이 중동(86.2%)에 편중돼 있는 등 세계 물시장 전체를 놓고 봤을 때 2010년 기준 약 0.3%에 불과한 성장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 물시장이 연평균 4.9%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물재이용 분야의 급속한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세계 물시장 중 남아시아, 중동, 북아프리카 시장이 연 10% 이상 성장률을 보이고 있고, 중국이 2020년 기준 약 480억 달러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등 세계 물 시장의 블루칩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 실장은 물분야 엔지니어링산업과 소재 및 부품 등 기자재 제조의 고부가가치 분야를 육성할 필요가 있고, 건설중심인 해외 물시장 진출을 건설, 운영, 금융이 복합된 투자개발형 운영사업으로 중심을 옮길 시점이라고 말했다.

또 중동중심으로 편중된 물시장 진출 대상국을 북아프리카, 중남미, 동유럽, 동남아시아 등의 국가들로 다변화할 대해 역설했다. 또 민간 단독으로 나가기보다는 민관 협업 체재가 유리하고, 국내외 원조자금 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장기자금 저리지원, BOT 및 BOO 등 투자개발형 운영사업, 선진 우수 기업 M&A를 위한 물기금(Water Fund) 조성도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물산업의 구조개편 필요

김길복 수도경영연구소장은 “물산업 육성을 위해 범국가적 통합 플랫폼 구축이 필요하며, 수도요금 현실화, 국가의 소득수준에 맞는 기술개발을 통한 해외진출”을 제안했다.

환경부 수도정책과 최종원 과장도 “우리나라 상수도의 발전을 위해서는 이원화 돼있는 광역상수도와 지방상수도가 경쟁하는 체제가 아닌 긴밀한 협조 체제가 형성돼야 한다”며 상수도 구조개편의 필요성을 밝혔다.

좌장을 맡은 최승일 고려대 부총장은 “우리나라 물산업에 대한 개선이 아직 미흡하다”며 “정부는 공공성에 기업은 경제성에 보조를 맞춰 서로 견제해 나가야 되고, 토론회에서 나온 조언들이 현실에 반영돼야 할 것”임을 강조했다.

이외에도 구자용 서울시립대 교수, 옥동민 대우건설 전무, 이태관 계명대 교수, 최지용 KEI 박사가 패널로 나와 미래 물정책 방향에 대한 토론에 참석했다.

개도국들이 고도사회화 됨에 따라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들 나라에서는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세계 물시장이 이 시대의 새로운 블루칩으로 추앙받고 있는 건 사실이지만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국내 물산업계가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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