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유가’와 ‘전력난’으로 표현되는 우리나라의 에너지 현실은 에너지 과다소비국의 오명을 얻게 했다. 이제는 에너지 절감을 생활화하지 않으면 에너지 폭탄을 감당하지 못할 최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
화석연료에너지 과소비 지열이 대안
화석연료의 의존도가 심했던 국내 현실을 이제는 벗어버려야 할 때가 됐다. 이러한 측면에서 신재생에너지의 개발과 활성화를 통한 에너지 절감과 효율적 활용이 이뤄져야 한다.
에너지 사용량 중 25%를 냉난방에 사용하는 우리나라는 지구온난화와 화석에너지 고갈에 대응해 에너지 절감을 실천하면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친환경적이고 지속가능한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시급하다. 또 개발한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의 지혜가 요구된다.
에너지의 효율적 활용 측면에서 대표적으로 제시되는 것이 지열이다. 지열은 토양, 지표수, 공기, 지하수 등에 저장된 태양 복사열이나 지구 내부의 마그마 열을 의미한다. 보통 우리에게 많이 알려진 지열에너지 활용법은 직접이용 방식으로 지열히트펌프, 온천, 건물 난방, 지열 지역난방을 비롯해 농촌의 시설원예 난방 등에서 주로 이용된다.
대개 지열은 이산화탄소 배출이 적고 오염물질도 거의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환경적인 측면에서 우수한 에너지원이다. 석탄은 1KW를 생산할 때 1,000g에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데 비해 지열은 13~380g 정도에 불과하고, 황 배출량도 극히 소량이다.
또한 지열은 열용량이 거의 무한하고, 연중 일사량이 일정하기 때문에 지표면 근처 온도에 큰 변화가 없어 특히 냉난방에너지원으로 활용도가 높다.
비싼 초기 설치비용 그러나 살다보면…
지난 2003년 대체에너지지원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라 관공서 등 3,000㎡ 이상의 신축건물에는 총 공사비용의 5%를 신재생에너지 시스템을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이를 계기로 지열이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하나로 국내에 소개됐다. 그런데 문제는 지열시스템은 초기 투자비용이 비싸 현재까지는 일반인들에게 설득력을 주지 못한다는 데 있다.
즉 지열을 사용하기 위해 히트펌프 등 장비를 설치하는 데 수 천만 원이 소요되는데 상대적으로 값싼 기존의 가스와 석유보일러 등의 설치에 비해 그 설치비용을 감당하기가 대다수 서민들에게는 무리다.
그러나 일단 지열을 설치만 해놓으면 5~6년 후에는 초기 설치비용을 만회할 수 있다. 실제로 30평(99㎡)대의 펜션의 경우 난방비만도 한 달에 100만 원 가량이 소비되지만 지열은 15만 원에 불과하다. 즉 일반 가스나 석유난방의 15% 안팎 정도라는 것이다. 그 결과 설치 후 5년여만 지나면 초기 설치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현재 지열의 선진국은 미국과 유럽이다. 미국은 40여 년 전에, 유럽은 30여 년 전에, 한국은 불과 10여 년 전에 지열이 소개됐다. 그런 만큼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초기비용이 비싸도 환경보전이나 에너지절감 차원에서 지열 활용에 거부감(?)이 없지만, 아직 국내는 초기단계이니만큼 국민들의 호응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래서 지난 2009년에 주택용신재생에너지보급차원에서 일반 주택단지에서 지열, 태양광 등을 설치할 경우 50%를 지원해주는 ‘그린홈100만호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현재 이 제도도 문제가 있다. 지열펌프의 경우 주택용은 용량이 작다 보니 공사에서 하도급이 성행하게 되고 이는 품질하락을 불러 와 하자민원이 잦아지게 됐다.
결국 이 제도는 현재 유야무야(有耶無耶) 상태에 머물러 있다. 물론 정부에서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올해부터 지열 등 대체에너지의 품질강화를 위한 관리 감독의 철저를 기하기로 한 만큼 향후가 주목된다.
정작 지열시공을 했지만 지열의 효율이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지열 선진국 독일의 비스만사 제품을 수입해 온 (주)브이텍 장도열 대표이사는 “지열은 시공을 잘못하면 아예 펌프가 작동하지 않아 열효율을 기대할 수 없다.
적어도 지하 150m 이상을 파내려가야 하는데 국내에 아직까지 제대로 된 시공체계를 갖춘 업체가 많지 않고, 감리·감독이 철저하지 않아 지하 깊이를 잘못 설정해 실패한 사례들이 발견된 적도 다수 있었다”고 밝혔다.
결국 철저한 관리로 수준 이하의 지열 업체를 걸러내는 것이야 말로 국내 지열에너지 발전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주)신성엔지니어링 한국형 지열히트펌프 개발하다
국내에 지열시스템이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2000년대 초 대부분의 엔지니어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지열시스템 교육을 이수한 후 국내로의 기술 보급에 노력해 왔다.
이에 따라 국내의 환경적, 지리적, 문화적 여건과 다소 거리가 먼 미국산 지열히트펌프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물론 초기 일부 중소기업들의 노력에 의해 국산 지열히트펌프가 생산된 적도 있었으나 외국산 지열히트펌프의 모방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10여 년이 흐른 현재 국내 지열 냉·난방 시장은 선진국들에 비해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일반보급사업, 기타 에너지정책에 따른 공공기관의 적용을 바탕으로 해서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제는 선진국과 비교해서 손색없는 효율과 다양한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꾸준히 시장 규모를 창출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히트펌프를 수입해 시공하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국내 지열 히트펌프의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주)신성엔지니어링(대표이사 박대휘)의 김봉진 에너지사업팀장은 “현재 신성은 지열시스템의 중요한 핵심 구성품인 지열히트펌프에 대해 국내 여건과 시장요구를 충분히 반영하면서 한국형 지열히트펌프를 개발 출시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소개했다.
김 팀장이 전하는 한국형 지열히트펌프는 ‘고효율 지열히트펌프’다. 세계적인 에너지 정책들과 에너지 비용 상승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국내에서는 에너지 절감에 대한 인식이 강하게 생성되고 있으며 이러한 인식들은 한국형 ‘고효율 지열히트펌프’로 나타나게 됐다는 것이다.
또 ‘대용량 지열히트펌프’도 한국형 지열히트펌프의 일종이다. 이 장비는 국내 지열시스템의 대형화에 따라 장비 설치면적 최소화, 배관과 관련 부속품의 소형화 등 시스템 효율 개선과 공사비 감소를 위한 차원에서 개발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그리고 ‘고온수 지열히트펌프’는 한국형으로 알맞다. 김 팀장은 “우리나라의 난방문화는 바닥 난방이라는 특수한 형태를 오랜 기간 유지해 온 관계로, 바닥 난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높은 온도의 온수 공급이 필요하다.
그런데다 건물 온열원과 지열시스템의 호환을 위해 오래 전부터 ‘고온수 지열히트펌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면서 고온수 펌프의 개발 필요성을 상기시켰다.
김 팀장에 따르면 한국형 지열히트펌프는 국내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기능과 용량을 다변화시킨 효율 높은 제품을 신속히 보급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이뤄내야 할 핵심 구성품인 셈이다.
그렇기에 신성엔지니어링은 지난 2007년부터 대용량 지열히트펌프의 국산화를 달성함으로 수입에만 의존하던 국내 업체들의 사업행태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그리고 지열연구소를 설립해 국내에 적합한 지열히트펌프를 생산하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지열기술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큰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리고 인천 송도 글로벌캠퍼스, 한탄리버스파호텔, 성남시청사 등의 지열시공을 맡아 완료시켰다.
김 팀장은 “지열의 향후 발전과제는 4kWh 이상 고온 지열원을 확보하는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지열발전의 단계로의 기술발전을 이뤄나가는 한편, 한국형 지열히트펌프의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과 철저한 품질관리, 사후관리를 바탕으로 에너지 절감과 공사비 절감에 따른 운영효과를 실감할 수 있도록 부단히 경주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꾸준한 시공 실적 코덱엔지니어링
지난 2005년부터 지열에너지 시공에 뛰어든 코텍엔지니어링(주)(대표이사 김금파)은 국내지열업계 1위를 자부한다.
국내 지열업체 가운데 사업규모가 방대하다고 자평하는 코텍은 선진 미국의 지열펌프를 수입해 시공하고 있다.
코텍 민경천 전무에 따르면 지열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매년 300~400여 개 업체가 지열 분야에 뛰어들었으나 현재 100여 개 업체만 꾸준히 실적을 내고 있을 뿐이다. 그런 가운데 국내 대표적인 지열 프로젝트를 코텍이 도맡아하고 있다.
민 전무는 “신재생에너지 가운데 태양광이나 풍력은 지열보다 비용이 5배 가량 소요돼 국내에서 아직까지는 경제성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지열은 경제적인 효율성도 갖춰 국민들의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인식만 개선되면 충분히 대체에너지원으로 활용될 수 있다”고 전한다.
그는 또 내년부터 민간 건축물에도 신재생에너지 열원을 일정량 이상 의무적으로 사용토록 강제하는 신재생열공급의무화(RHO·Renewable heat obligation)가 시행되는데 현재는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0.001%만이 신재생에너지가 이용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렇게 되면 지열에너지 활용도 활기를 띨 것이며, 코텍의 우수기술이 국내 지열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동안 코텍이 시공한 지열 공사 주요 현장으로는 △국내 최초의 선진국형 최첨단기술이 적용된 상암동 ‘누리꿈스퀘어’(400RT)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시스템이 적용된 ‘부산대학교 양산병원’(1,250RT) △국내 최초 건물하부천공공법이 적용된 ‘서울시 신청사(1,100RT) △아시아 최대 규모 지열이 적용된 잠실 ‘제2롯데월드’(3,000RT) △아시아 최대 규모 유리온실 지열냉난방이 적용된 ‘에코팜랜드’(1,600RT) △건물 냉난방 전체에 지열이 적용된 최초의 현장인 ‘한전 신사옥’(1,350RT) △공공기관 지열설비 중 최대 규모 현장인 ‘세종시 정부청사 1단계’ 등 다양하다.
코텍은 4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지만 구성원 다수가 기계와 건축 관련 전공자들이다. 민 전무는 “직원의 60%가 건설회사 또는 설계회사 근무경험자”라며 “임원들 역시 대부분 국내 굴지의 건설회사에서 20년 이상 근무한 설비전문가들이다.
때문에 다수의 공공건축물 지열프로젝트를 코텍이 담당하고 있으며,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앞으로 해외진출을 통해 국내기업의 명성을 알리고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기업을 목표로 성장하도록 할 것”이라는 포부를 감추지 않았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