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수 활용 관리 선진화를 위한 성장기술 개발

김규범 수변지하수활용고도화연구단 단장을 만나다
편집국 | eco@ecomedia.co.kr | 입력 2013-01-17 11: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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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학자들은 20세기가 기름(油)을 놓고 싸우는 시기였다면, 21세기는 물(水)을 위해 싸우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가용 수자원은 한정돼 있는 반면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인한 물 사용량은 나날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문제로 기존 물자원의 불안정성 또한 커지고 있는 형국이다.

눈에 보이는 지표수만이 수자원의 전부는 아니다. 땅 속에 숨어 있는 지하수의 부존량은 지표수에 비해 70배나 더 풍부하다. 지하수는 지표수와 달리 외부 요인에 민감하지 않으며 특히 가뭄 시 가장 중요한 대체수자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그 가치는 매우 낮게 평가되고 있다.

그간 한국수자원정책의 관심 밖에 놓여있던 지하수자원개발연구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연구를 선도해 온 인물이 있다. 그는 오래도록 지하수 연구에 매진해 왔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지하수전문가다.

4대강 통해 늘어난 지하수위 활용하자

‘수변지하수 활용 고도화 연구단(국토해양부·한국건설교통기술평가원 연구과제)’을 이끌고 있는 K-water연구원의 김규범 단장은 “4대강사업을 통해 하천 수위가 일정부분 올라갔고, 이는 우리가 개발할 수 있는 수자원이 늘어났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그러한 여건 변화에 따라 수변에 증대된 지하수량을 활용한 기술을 개발해 보자는 것이 이번 연구의 기본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또 김 단장은 이번 연구에 대해 “대하천변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상황변화, 여건변화를 우리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잘 활용하고, 효율화할 수 있을지 또 그러기 위해서 어떤 기반기술이 필요한지에 역점을 뒀다”며, “최종적으로는 ‘새로운 정책 아이템을 도입하자’는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설계하려 노력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 수변지하수연구를 통해 지하수 산업이 사회·정책·산업적으로 주목받고, 더 나아가 한국의 산업 전반을 활성화하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K-water연구원(원장 고덕구)은 작년 11월 ‘수변지하수 활용 고도화 연구’를 위해 연구단을 출범해 운영 중에 있다. 본 연구단은 건전한 물 순환 구축을 통한 국가 물안보 확보를 목표로 K-water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 팬아시아워터, 서울대학교 등 22개 기관이 참여했다.

또 수변지하수 활용을 위해 4개 세부과제로 나눠, K-water에서는 지하수 정책 연계성 기반 기술 구축,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인공재함양, 팬아시아워터는 강변여과, 서울대학교는 지열을 각각 전담해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연구는 2016년까지 4년 8개월 동안 247억 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할 계획이다.

지하수사업 ‘왜 해야 하는지’ 경제적효과 5년 내 입증

김 단장은 “지하수산업이 활성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쪽 분야의 개발사업진행이 차질을 빚어왔다”며 그동안 지하수자원에 대한 경제성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이 없음을 지적했다. 상수도의 경우 필요할 때마다 용수단가를 측정하는 등 다각도로 연구가 진행돼 왔지만, 지하수와 관련해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며 체계적인 활용을 위한 과학적인 평가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국가가 지하수 사업을 하며 관리정책도 시행해야 하는데, 지하수의 양이 지표수보다 70배나 더 많음에도 눈에 보이는 물산업 육성·관리에만 치중해 왔음을 문제로 지적했다. 2009년 K-water의 자료에 따르면 수자원 총예산 2조 8,000억 원 중 지하수 예산은 0.3%에 불과하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의 4가지 핵심과제를 통해 “국가가 지하수 산업을 왜 해야 하는지, 그 경제적 효과를 5년에 걸쳐 검증해 보이겠다”며 당당히 포부를 밝혔다.

IT 활용한 체계적인 지하수 관리 시스템 구축

수변지역의 지하수 순환시스템은 물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인자로서 지속적인 계측 및 평가가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지하수 순환시스템에 영향을 주는 인자를 계측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지하수 이용에 활용하는 관리체계는 필수적이다. 현재 시스템은 주기적으로 직접 관측해 분석하거나 모니터링 된 자료를 인위적으로 분석해 결론을 내는 방식이므로 인력과 시간 낭비가 발생되고 있다.

김 단장은 “요즘은 융합의 시대”라며 “지하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IT와의 접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스마트기기의 위치기반 서비스를 활용해 실시간으로 지하수의 위치, 수량, 수질, 수위 등의 제 정보를 바로바로 파악하고 처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다.

과도한 지하수 사용으로 지반침하가 우려되는 경우에는 사용을 억제시키는 한편 수량이 풍부한 지하수는 개발을 권장하는 등 스마트한 지하수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1997년부터 지하수의 무분별한 개발과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문제점들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서 지하수법 허가제도가 시행돼 왔으나 허가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나 전문가가 매우 미흡한 실정이었다. 김 단장은 이번 연구를 통해 지하수 산업 전반에 걸친 연구조사를 실시할 계획이고, 연구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하수개발허가 기준도 마련하겠다는 목표다.

지하수고갈문제 해결할 인공함양기술 실용화 눈앞에

수변지역 주변 비닐하우스에서는 연간 약 5~15억㎥에 달하는 막대한 양의 지하수가 사용된 후 농수로를 통해 하천으로 그대로 버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자연함양량 감소와 지하수 사용량 증가로 수변 농업지역의 지하수 고갈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

국내 관측자료에 의하면, 지난 10여 년간 전국 50% 지역지역에서 지하수 사용 등으로 인한 지하수위 강하가 발생한 바 있으며, 특히 수변지역에서의 과도한 지하수 양수는 갈수기 하천유량 감소 등 하천의 건천화를 야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대한 방안으로 김규범 단장은 ‘인공함양’ 기술을 제안한다. 인공함양은 그가 10여 년 전부터 생각해 온 것으로서 현재 이 기술은 제주도와 같이 다공질 암반에서는 이미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공식적으로는 ‘사용된 물의 20%가량을 인공적으로 재주입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30~40%까지도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전했다. 이는 수변지역 수막재배 지역의 지하수 수위강화를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혹시 모를 오염에 대비해 조그만 간이수처리장치를 개발해 넣을 계획이다. 김 단장은 “이 기술이 완전히 개발되면 국가정책차원에서라도 수자원을 보전하기 위해 보조금을 지원하는 등 정책적으로 권장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간접취수 시공기술 중진국 수준, 자체 기술력 확보 시급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수변에서 취수하는 강변여과의 개발 여건은 좋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강변여과기술은 아직 중진국 수준에 머물고 있다. 김 단장은 “국내 기술력으로는 집수정 한 곳에서 취수할 수 있는 하루 취수량이 평균 1만 2,000톤에 불과하지만, 해외 선진국의 경우 우리의 3~4배에 달한다”며 선진기술 수준에 도달한다면 강변여과가 충분히 미래수자원확보에 이바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더불어 강변여과에서 발생하는 철·망간문제 해결을 위해 지중에서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할 예정이다.

철 ·망간 성분이 함유된 물은 맛, 색, 탁도, 수도설비 및 관정 주변의 폐색(Clogging)으로 인한 관정 및 수중펌프의 성능 저하와 같은 문제점을 발생시킨다. 현재 세계적으로 Vyredox 기술을 활용한 철·망간 처리 기술은 수천 톤 규모에 불과하나 이번 연구를 통해 그 이상의 처리 능력을 확보하고자 한다.

이 기술은 땅 속에서 진행돼 유지관리에 수리수문 및 수질 관련 전문 기술이 복합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고도의 기술력이 요구되고 있으나, 기존 현장 실증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원수 수질기준 이하로 개선되는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냉난방, 지층열보다 효율적인 지하수열 활용

국가 에너지 사용량의 약 33%가 건물의 냉난방과 급탕에 사용된다. 신재생에너지 중 최고 효율의 냉난방 시스템인 지열 냉난방시스템 보급을 위한 적극적인 투자가 요구되지만, 현재까지 ‘지층 내 지열을 이용하는 지열시스템’에 국한해 연구 및 기술개발이 이뤄졌다.

김 단장은 “4대강 건설 이후 안정적으로 관리되는 하천수위는 주변 지하수량을 증가시키고 지하수위의 수직적인 변동을 최소화하여 수변지역 지하수열의 이용을 훨씬 용이하게 만들었다”며 “지층열을 이용하는 것보다는 수변지역의 안정적인 지하수열을 이용하는 것이 에너지 효율측면에서 보다 유리하다”고 말했다.

김 단장은 현재 100평 정도 규모에 시범 연구를 실시하고 있으며 2~3년 내 500평 규모로 확대하여 지하수열을 활용한 친환경 냉난방시스템이 대용량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친환경 에너지원인 지하수열을 활용한 지열시스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 우리나라 실정에 맞을 뿐 아니라 동남아시아나 중앙아시아 지역의 후발 주자들에게 수출할 수 있는 기술 개발 및 표준화가 시급하다고 전했다.

물부족 체감 전 미래수자원 확보에 힘써야

OECD국가 대비 물 가격이 싼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 물의 중요성을 느끼고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물(水)’은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로서 부족함을 느끼기 이전에 미리 준비해 놓지 않으면 크나큰 사회비용을 감수하게 될 것이다. 향후 겪게 될 물부족 사태를 대비해 대체수자원 개발이 전방위로 진행돼야 한다.

지하수는 그야말로 수자원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다. 눈에 보이는 수자원 확보에만 머무를 때가 아니다. 이를 위해 오늘도 보이지 않는 수자원 개발에 애쓰고 있는 김규범 단장 그리고 예하 수변지하수활용고도화연구단의 앞으로의 연구가 기대된다.

약 력
◈현 대전대학교 지반방재공학과 겸임교수
◈현 국토해양부 중앙건설기술심의위원회 위원
◈현 금강유역환경청 및 전주지방환경청 먹는샘물 심사위원
◈현 환경관리공단 설계자문위원
◈현 대한지질공학회 이사
◈현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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