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수력원자력, 삼성, 현대, LG, 쌍용자동차, 대한방직, 태광산업, 롯데칠성, CJ, 한솔과 같은 대기업 및 공공기관도 ‘특정수질 유해물질’을 무단 배출, 위법 행위가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환경부가 최근 2개월 동안 전국 4만 7,000여개 폐수배출기업 중 하루 2,000㎥ 이상 폐수를 배출하는 업체 318곳의 ‘특정수질 유해물질’(이하 ‘특정물질’) 관리 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중 절반이 넘는 163개(52%)기업이 발암물질인 벤젠, 비소 등과 신경독성을 일으키거나 인체를 공격하는 페놀, 시안 같은 유독물질이 든 폐수를 무허가 또는 미신고 상태에서 무단 배출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지난 2월 20일 밝혔다.
이번 조사는 2002년 폐수배출업체 관리권한이 지자체에 위임된 이후 처음으로 환경부가 직접 기획해 실시한 조사다. 조사내용은 미허가 수질오염물질 항목 배출여부와 처리수의 배출허용기준 준수여부다.
조사대상은 폐수 배출량이 2,000㎥/일 이상인 업체 330개소 중 318개 업체다. 1개월간 전국 6개 환경청 감시인력을 중심으로 조사했다. 조사결과 163개 업체는 미허가 특정물질을 배출했으며, 92개의 업체는 원인의 여부를 추가조사 해야한다. 3개 업체는 법정 허용기준을 초과했다.
특정물질 관리의 필요성 몰라
기업들은 생산성 및 품질 향상 등에 비해서 발생폐수의 수질오염물질 관리는 상대적으로 등한시 하고 있다. 심지어 적발 기업체 대부분이 환경부에서 조사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특정물질이 검출된 사실이나 검출 원인조차도 파악하지 못했으며, 일부 업체들은 최종 방류되는 처리수가 법정 허용기준 이내인데 단순한 인허가 절차를 득하지 않은 게 무슨 잘못이냐고 반문하고 있다.
이는 특정물질의 유해성과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의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비교적 체계적인 1종 사업장에서 특정물질 관리에 소홀하다면 상대적으로 열악한 2~5종 사업장은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정물질 미량으로도 인체에 위해 줄 수 있어
환경부는 ‘특정물질은 미량으로도 인체 및 수생태계에 중대한 위해를 줄 수 있어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수질오염물’이라며 신중히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연생태계에 축적되거나 오염사고 발생 시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문제로 공공수역에 유입을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불가피하게 배출하더라도 이를 최소화 시켜야 한다.
때문에 특정물질을 배출하는 시설은 입지를 원천적으로 제한하고, 입지가 가능한 지역에서도 엄격한 배출허용기준을 정해서 관리하고 있다. 특히 벤젠, 페놀 등 25개 항목의 물질은 큰 피해를 가져올 수 있어 특별 관리를 하고 있다.
환경부, 단계적 전수조사 실시
환경부는 배출내역만으로 위법사항이 확인된 72개 업체는 관할기관에 고발 및 행정처분 등을 의뢰하고 배출농도가 먹는 물 수질기준 이하인 92개 업체는 관할기관에서 추가 조사를 실시해 위법여부에 따라 조치할 계획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나머지 사업장들에 대해서도 단계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드러난 문제점의 개선대책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또 제도적 측면에서 한번 허가받은 경우 사업장내 생산 공정등 변경으로 새로운 수질오염 물질이 배출되더라도 이를 스크린 할 수 있는 관리 수단이 미비하다는 것을 파악하고 일정주기(5~10년)마다 허가사항을 재검토하는 ‘허가갱신제’를 도입하고 허가 시 전문적 분야에 대한 기술검토를 강화하기 위한 전문기술검토절차를 도입할 것이다.
또 중앙정부 차원에서 폐수배출업체에 대한 감시·단속기능 강화방안을 마련하고 지자체 위임업무 추진사항 평가 등을 통한 관리·감독을 실효화 하여 지도·감독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대기업, 억울하다! 반박
한편 삼성에서는 “삼성토탈은 첨단 폐수처리 설비와 엄격한 기준을 통해 폐수 관리를 해 왔다”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이어 “회사는 지난해 대산공장 내 원폐수 및 방류수 전 항목에 대해 자체 점검과 분석을 실시했고 특정수질오염물질 15종에 대해 작년 12월 28일 등록신고서를 제출해 지난달 7일 신고증을 수령했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때문에 금강유역환경청은 지난달 4일 삼성토탈의 원폐수 샘플링 테스트를 실시해 특정오염물질 2종(벤젠, 페놀)이 검출을 확인했지만 이는 신고 대상이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삼성토탈은 “검출된 특정오염물질은 최종 배출수가 아닌, 공정을 거친 원폐수에서 샘플링을 거친 결과”라며 “오염물질은 삼성토탈의 폐수 처리장에서 완벽하게 처리하여 방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공장 가동 후 지금까지 최종 배출수에서 단 한 차례도 특정수질 오염물질이 검출된 적이 없고 앞으로도 더욱 철저한 관리를 통해 극미량의 유해물질도 생성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기타 다른 업체들은 이미지 손상이 갈까 걱정된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폐수를 사업장 내 집수장에 보관했고, 실제 방류한 물은 깨끗했기 때문이다. 관계자는 “환경부는 원수에서 검출된 유해물질을 마치 하천에 방류한 것처럼 ‘배출’이란 단어를 썼다”며 “하지만 실제 방류한 처리수에선 아무런 유해물질이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배출’이란 단어로 국민은 우리 회사를 무책임한 기업으로 생각하기 십상”이라며 “이는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는 게 아니라 철저한 사실 왜곡”이라고 토로했다.
김한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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