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205호 저어새... 사람들을 향한 슬픈 외침

멸종위기 1급 저어새의 터전이 하수종말처리장 후보지?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7-05 09:5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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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남동유수지, 저어새가 살고 있는 인공섬이 멀리 보인다.

 

고층 아파트 단지와 남동공단 공장들에 둘러싸인 이 남동유수지(인천시)에는 큰기러기, 큰고니, 흑꼬리도요 등을 포함한 120여종의 조류가 살고 있다.

 

이곳에 살고 있는 많은 생물 중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생물은 바로 저어새다. 저어새는 천연기념물 205호인 동시에 멸종위기 1급으로 지정된 조류로, 전 세계 2700마리 밖에 살고 있지 않은 희귀조류이다.

 

이 유수지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이곳에 전 세계 저어새 개체수의 9%가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6년 6월 23일 남동유수지를 방문했을 때에도 저어새 200여 마리를 관찰할 수 있었다.

 

△저어새
저어새라는 이름은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물속에서 휘휘 저으
며 먹이활동을 한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작은 물고기, 올챙이, 조개류 등을 먹으며 5월 초부터 번식을 시작하는데, 번식기에는 뒷머리에 노란색의 장식깃과 가슴 부분에 노란색 띠가 발달된다. 아주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한 성격이라서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무인도에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예민한 저어새가 어쩌다가 아파트와 공장, 쌩쌩 달리는 차들로 가득한 도로에 둘러싸인 이 남동유수지에 둥지를 틀게 되었을까.

 

전 세계 저어새 개체수의 40%는 인천에 서식한다고 한다. 먹이활동을 할 수 있는 습지와 갯벌이 넓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주변 섬들이 있는 인천은 저어새들에게 최적의 서식지였던 것이다. 하지만 인천시가 도시 개발을 위해 저어새들의 보금자리였던 습지와 갯벌들을 매립하기 시작하면서 저어새들은 갈 곳을 잃었고, 결국 그들의 마지막 희망인 남동유수지로 오게 된 것이다.


△컨테이너박스에 그려진 저어새.

저어새들은 다행히도 새로운 보금자리인 남동유수지 인공섬에서 잘 적응한 것으로 보인다. 인천저어새네트워크 모니터링 자료에 의하면 매년 유수지에서 확인되는 저어새 개체수와 둥지수 모두 늘고 있는 추세이다하지만 저어새들에게 위기는 계속되고 있다. 작은 인공섬에 늘어나는 개체수로 인하여 섬 위에 둥지를 틀지 못한 새들이 물가에 둥지를 틀었다가 알이 떠내려가는 사례가 발생하고, 유수지 내 먹이부족으로 인해 번식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최근 인천시가 저어새가 서식하고 있는 남동유수지를 승기하수종말처리장 이전 장소 후보로 선정했다는 점이다. 남동유수지가 승기하수종말처리장 이전 장소로 최종 확정되면 저어새들의 서식지가 훼손될 것이고 이는 곧 전 세계적으로 희귀종인 저어새의 개체 수에도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 이에 대해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남동유수지 저어새 서식지 보존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성명서에 따르면 인천저어새네트워크는 문화재청에 인공섬을 천연기념물로 지정할 수 있는지 요청했다고 한다. 또한 매주 토요일 인천시민 탐조행사를 통하여 시민들의 관심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저어새들을 지킬 수 있는 것은 오직 우리의 관심 뿐이다. 사람을 멀리하는 저어새가 갈 곳을 잃어 우리의 곁에 둥지를 튼 것은 어쩌면 우리에게 자신들을 도와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남동 유수지에 저어새가 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사람이 많고, 유수지를 방문해 저어새를 관찰하려고 해도 인공섬이 멀리 떨어져 있어 맨 눈으로는 저어새의 모습을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망원경으로 본 저어새.
그렇다면 해결책으로 관광지처럼 이곳에도 저어새를 관찰할 수 있는 망원경을 설치하면 어떨까. 그러면 누구나 언제든지 이곳에 와서 저어새를 관찰하며 저어새에 대해 알아가고 애정을 가지게 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사람들이 저어새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분명 우리는 저어새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고, 가까운 미래에는 저어새가 더 이상 멸종위기동물이 아닌 세상이 오는 기적을 만들어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린기자단 이서영·CMIS Canada〕

 

 

 

 


△남동유수지에 설치된 저어새 관찰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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