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4대강을 다시 보자 <2>수문을 열어라

16개 보의 전면해체 정답...먼저 항상 수문 열어놓아야 자연 복원 앞당겨져
박원정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4-06 09:5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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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낙동강, 펄스 방류 후 ‘명암’
물고기 죽음 등 피해 있었지만
모래톱 돌아와 희망을 보여줬다

 

△물빠진 금강의 모습. 온통 시궁창 갯벌로 변해버려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빠졌다. <사진제공=김종술 시민기자> 

 


보의 전면해체가 정답이지만 우선 모든 수문을 항상 열어라!
4대강의 녹조 발생을 줄이겠다며 정부가 일시적으로 16개 보 중에서 1, 2차로 나눠 일부 보의 수문을 완전 개방했다.
사실상 4대강 사업의 실패를 인정한 꼴이며, 4대강을 다시 살리기 위해서는 16개의 보를 상시 개방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4월부터 모든 보의 수문을 연다니 늦게나마 다행이다.
갑작스런 금강의 수문 개방에 산란기에 접어든 물고기의 죽음 등 피해도 있었지만 낙동강 등 중·상류에선 사라졌던 모래톱이 돌아오는 긍정적 효과도 보여줬다.
금강의 세종보, 공주보의 경우 수문 개방 이후 보여준 잔상은 참혹함, 그 자체였다. 당장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아름다운 강은 영원히 돌이킬 수 없는 죽은 강이 되어 우리를 저주할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끝나면 당시 정책 입안과 집행에 관여한 모든 관계자들에게 반드시 책임을 묻고 처벌도 해야겠지만, 지금 강은 너무 망가져 있어 하루가 급하다.
그만큼 절박함으로, 금강과 낙동강을 지키는 사람들이 이른 봄에 전해준 아픈 소식과 기쁜 소식을 함께 전한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너구리가 금강변을 배회하고 있다.

악취-죽은 자라-뼈만 남은 너구리
춘삼월, 금강 세종보 등 5년여 만에 ‘펄스(pulse) 방류’ 후에 나타난 강바닥과 주변 환경은 차마 눈뜨고 볼 수 없을 정도로 처참하기만 했다.
강변 여기저기 죽은 물고기가 나뒹굴었고 큼지막한 펄조개, 자라의 시체까지 보였다. 유기물이 쌓여 썩은 강바닥에선 악취가 진동해 구토까지 날 지경이었다. 갯벌 같은 땅을 조금 파 보니 금강이 4급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는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 유충이 지천으로 꿈틀댔다.
‘금강 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대전충남녹색연합 운영위원)가 어깨까지 오는 장화를 신고 조금 들어갔는데도 허리까지 빠져 도저히 발을 움직이지 못하고 허둥댔다. 여기가 바로 싱싱한 모래톱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흙이 쌓이고 쌓여 펄이 되고 만 것. 이곳에서 자갈과 모래는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었다. 
펄 위는 또한 녹조 사체로 범벅이 돼 말 그대로 시궁창으로 변했다. 그러다 하루 지나 다시 채운 강물 위로 조류 사체만 가득했다.
김종술 기자는 “물을 빼고 난 다음 강변 자전거 길과 산책로에선 며칠 간 사람구경을 못했다고 한다”면서 “하긴 평소에도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었는데 썩은 냄새를 맡으러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며칠 후 김 기자는 지난 2월 나와 동행취재 했던 곳에서 앙상하게 뼈만 남은 너구리 사진을 보내왔다. 굶어서 그런 건지, 뭘 잘못 먹어 병에 걸린 건지 도망도 가지 못하고 강 주변을 어슬렁거렸다고 한다.

  

세차장(?)으로 변한 금강 수변공원. 한 시민이 대낮에 버젓이

세차를 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농어민들 피폐…수변공원선 세차도
썩어가는 강과 몹쓸 보만이 우리를 속상하게 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2월, 금강에 와서 충격을 받은 것이 수십 억, 수백 억 원을 들여 만든 각종 시설과 공원 등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관리유지비만 까먹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지역의 주민들을 위해 넓고 아름답게 꾸며진 공원과 체육시설이 이용하는 사람이 없어 아깝게 방치되거나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40억 원짜리 공주보 상류 수변공원은 지금까지 단 차례 공연이 있었을 뿐이다. 백제보 인근의 100억 원짜리 수변공원에선 아예 한차례의 공연도 없이 수년 간 관리비만 잡아먹는 신세가 됐다.
김종술 기자는 공주보 수변공원 옆에서 혼자서 여유롭게 세차를 하는 장면을 촬영해 보내줬다. 얼마나 강이 망가지고 찾는 사람이 없으면 대낮에 양심을 버린 채 세차를 할까.
4대강 사업으로 아무 죄가 없는 수몰민들의 피해는 지금까지 진행형이다. 농민들은 조상대대로 물려받은 농토를 헐값으로 수용된 것도 모자라 내 땅 없는 곳으로 쫓겨나다시피 했다. 또 금강의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가던 많은 어민들도 고기가 사라져 삶의 터전을 잃어버렸다.
그리하여 주민 간 갈등과 불신감만 커지고 민심이 흉흉해졌다고 김종술 기자는 안타까워 했다.





△수문 개방후 낙동강 상류에서 서서히 모래톱이 돌아오고 있다. 자연의 위대함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

으며 앞으로 4대강이 수문 개방부터 해야한다는 결론을 말해주고 있다.<사진제공=정수근 시민기자>  

 

 

 

물살이 모래 공급, 재자연화의 시작
금강에 안타까운 소식이 있다면 낙동강에선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다.
펄스 방류가 있은 지 며칠 지나지 않아 펄에 파묻혀 있던 넓은 모래톱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물론 거대한 펄에 비하면 아주 일부이긴 하지만 4대강이 원래의 모습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정부는 ‘보 수위저하 시범운영 2차 계획’에 따라 지난달 13일부터 다시 4대강의 물을 빼기 시작했다. 1차와 마찬가지로 시범적으로 낙동강 3개 보(송촌보, 달성보, 합천창녕보)와 금강의 세종보만 시범적으로 보의 수문을 열어 강물을 흘려보냈다.
그러자 낙동강 달성보 상류 20km지점에 위치한 사문진교 아래 고령방면 쪽의 모래톱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이곳은 몇 달 전까지만 해도 부유물이 퇴적돼 악취가 나는 검은 펄과 4급수 지표종인 실지렁이가 발견됐던 곳이었는데 4대강 사업 이전에만 볼 수 있었던 모래층이 쌓여 있다. 수문 개방으로 물이 흐르면서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난 지점에서 모래가 쌓여 생긴 것이다.
정수근 시민기자(대구환경연합 생태보존국장)은 “이곳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6m이상 준설을 한 곳”이라면서 “지금 물길의 힘에 의해서 모래가 천천히 쌓이고 있다. 조금만 더 유속이 빨랐다면 복원의 속도도 더욱 빨라질 것이며 더 큰 모래톱이 생겼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늦었지만 4월부터 16개 보 모두 수문을 연다고 하니 다행이다. 이제 맑은 물과 모래가 상류에서 공급되면서 모래톱이 생겨나고 습지, 여울, 소가 만들어져 4대강이 다시 살아 숨 쉬는 강으로 우리 곁으로 돌아올 것이다. 그렇게 4대강의 재자연화가 시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글=박원정 환경미디어 편집국장, 사진 제공=김종술, 정수근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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