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30주년 특집】4대강을 다시 보자-금강 편③

공주보-백제보 인근도 '죽은 강'...혈세 탕진 한숨만
박원정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3-14 10: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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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은 여전히 보강공사중이다. 포크레인과 덤프트럭 등이 동원된 공사현장에선 시뻘건 황톳물을 그대로 방류하고 있었다. 

 

백사장 사라진 공주보, 악취 진동 4급수 전락


세종보에서 30여 분을 달려 멀리서 본 공주보는 먼저 외형에서 세종보를 압도했다. 가까이 가보니 규모와 시설에 또 한번 놀랐다.
공주보는 위로 교각이 있어 자동차 통행도 가능하게 돼 있다. K-water사업소 쪽에서 건너편 쪽으로 가니 수변공원과 공연장 등이 말끔하게 잘 조성돼 있다는 것을 한 눈에 알 수 있었다.
그러나 5000만 원짜리 마이크로 버블기가 작동하고 있는 강가로 가보니 이 곳 수질도 최악의 상태였다. 4대강 사업 이전인 2008년까지 이곳은 상수원 지역이었고 공주 시민 12만 명의 식수를 책임지던 곳이었다. 강 양쪽으로 있던 천혜의 백사장, 그리고 재첩과 말조개는 오간데 없고 4급수의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점령해 버렸다.
원래 이곳은 수심이 4m는 돼야 하는데도 퇴적층이 쌓여 펄층으로 변해버렸고 물의 깊이가 20~30cm에 불과했다. 물 속의 자갈엔 검은 녹조가 잔뜩 붙어 있었는데 지난해 가라앉았던 조류 사체인 부착조류가 덕지덕지했다. 흙을 조금 퍼 보니 시궁창 냄새가 진동을 했다.
그런데 이 마이크로 버블기를 설치한 것은 그야말로 코미디라며 물가에 있는 부유물들을 안보이게 강 안쪽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김종술 시민기자는 지적했다.
“이 기기는 부유물 때문에 작동을 자주 멈춰 매일 청소를 해야 한다”면서 “원래 세포에 미세공기방울을 붙여서 떠오르게 한 후에 응집제로 응집시켜 걷어내는 장치로 소형 인공연못이나 하수종말처리장 등에서 사용해야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장치를 설치한 수자원공사의 엉터리 해설판도 눈에 거슬리기만 했다. 간단히 말해서 배율 높은 현미경으로 박테리아 세포를 물에서 건져내겠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 것. 한국을 제외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이렇게 큰 호수에 적용된 사례가 없다.


100억 들인 공연장, 한 차례도 행사 못해

 

△40억원짜리 수변 공연장. 지금까지 딱 한차례 공연이 펼쳐졌

다고 한다.  

공주보 300m 지점엔 말끔하게 건설된 수상 공연장이 있다. 40억 원을 들여 만들었다는데 조성 이후 공연을 딱 한차례 했단다. 하기는 100억 원을 들인 백제보 수상 공연장에선 지금까지 행사를 한 번도 치르지 못했다니 그저 웃음만 나올 뿐이다. 인근 잘 가꾸어진 소나무 공원에선 한 할아버지가 골프공을 굴리고 있었다.
우리가 취재하는 동안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 나온 아주머니 딱 한 분을 보았다.
그러나 이 공주보가 무엇보다 심각한 것은 엄청난 겉모습과 달리 지금도 부실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리하여 세굴과 누수가 심해 마구잡이 보강공사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 날도 포크레인, 덤프트럭 등이 동원돼 철제 빔을 박느라 굉음을 내고 있었다. 시공을 맡았던 SK건설이 진행 중인데 얼핏 보아도 큰 공사로 보였고 시뻘건 황톳물을 그대로 방류하고 있었다. 
김종술 기자는 나중에 “4월말까지 예정된 보강공사를 4대강 속도전보다도 떠 빠르게 밀어 붙이면서 진행하고 있다. 흙탕물이 가득한 강물에서 오리와 살아남은 물고기들이 그나마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고 소식을 전해왔다.


얼어붙은 지류 검푸른 색깔...곳곳에 혈세 낭비

 

△금강 백제보에 세워진 '금강 공적비'. 이런 비석이 10개도 넘게

만들어져 있다.  

이어 강의 마지막 보, 백제보를 둘러보았는데, 이곳은 적막하기까지 했다. 강으로 흘러가는 지류는 오염된 물이 얼어붙어 검푸른 색깔을 띠고 있었다.
백제보 내 호수에는 청둥오리 등 철새가 안 보였는데 강 아래 흐르는 물엔 많은 조류가 한가롭게 먹이를 찾고 있다. 이것만 보더라도 고인 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한편 전망대 주변의 공원엔 4대강 사업의 주역이라며 수천 명의 이름이 비석들에 빼곡하게 적혀 있었다. 대통령 이명박이라는 이름과 함께 말이다. 얼핏 보아도 이 비석을 만들기 위해 수억 원의 혈세가 들어갔을 것으로 보이는데, 정말 그 이름을 길이 빛내고 싶은 것인가를 묻고 싶다.
유감스러운 게 한 가지 더 있다. 금강 3곳의 보마다 보를 관리하는 K-water사업소가 있다. 보통 직원들은 4~5명뿐인데 이렇게 넓은 대지에 큰 건물이 필요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내 세금, 국민 세금을 생각하면 그저 아까울 뿐이다.
지금 금강의 물은 조류사체로 범벅이고, 펄은 시꺼멓게 썩어가면서 악취와 함께 끓어오르고, 온갖 생명체를 잃어 점점 더 죽음의 강으로 가고 있다. <글 박원정, 사진 김한결·김종술(시민기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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