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전면 재검토 촉구

강유진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8-12-15 10:2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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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대책위, 녹색당 전북도당, 녹색연합, 생명평화마중물, 전농 전북도연맹, 전북녹색연합, 전북환경운동연합은 '김제 스마트팜 혁신밸리' 전면 재검토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스마트팜 혁신 밸리가 자리할 백구 부용제는 우수한 습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는 지역의 생태자산이다. 지난 11월6일 국립생태원이 새만금지방환경청의 의뢰를 받아 실시한 부용제 식물상 조사 결과를 보면 부용제에는 멸종위기야생생물인 독미나리와 물고사리의 서식과 가시연꽃의 생육 가능성이 확인됐다.


멸종위기종 독미나리와 가시연꽃에 이어 남방계 식물인 물고사리까지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으며 수면이 유지되던 2~3년전만해도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와 큰고니가 먹이 활동을 하던 곳이다. 또한 과거 주민들이 이탄을 캐서 쓰던 곳으로 자연사적인 가치가 큰 습지일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사업을 진행하는 농어촌공사가 환경영향평가를 피해가려는 꼼수를 부리며 주민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다. 독미나리가 5개체 밖에 없다는 엉터리 보고서로 빈축을 사는 한편, 주민들이 제안한 대체부지(벽성대 폐교)등을 검토 없이 일방적인 설명회로 주민 반발만 사는 악수를 두고 있다.

 

이에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대책위'를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는 "지역 농민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묻지도 않고 추진되는 농업 정책은 뿌리를 내릴 수 없다"며 "지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은 지역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결정해야 한다. 스마트팜 혁신밸리가 실패를 반복하는 농업 정책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농민단체와 협의를 통해 원점 재검토를 포함한 대체부지 마련 등 공론화 과정을 밟을 것을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고 밝혔다.

 

주요 기자회견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팜 혁신밸리’ 기본계획 수립 단계에서 부용제 습지 정밀조사를 통한 환경성 검토가 우선.

멸종위기종 서식지인 습지에 스마트팜 혁신밸리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쳐야 한다. 따라서 부지 적합성 여부를 먼저 판단하는 것이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는 길이다. 그런데 전라북도와 김제시, 사업을 대행하는 농어촌공사는 실시계획 단계에서 협의 절차를 거치겠다는 입장이다. 이는 부용제 부지를 기정사실화 하고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현재 부용제 습지는 ‘야생생물 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립 중지 및 수위 확보를 통해 보존 조치를 취해야 할 곳이다. 장소의 특성상 전체 이식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부용제의 상당 부분을 존치하기엔 농식품부가 요구하는 면적을 확보할 수 없다. 이제는 농식품부가 답해야 한다.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면 전라북도와 김제시에 부지 선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해야 한다.

둘째, 농업 연관성이 높거나 지역 혁신을 이끌어갈 수 있는 대체 부지를 검토해야 하라.

이미 기반 시설 조성이 대부분 완료된 새만금 농생명용지 5공구(김제 광활 인접 지역)에 스마트팜 혁신밸리 시설을 배치하는 것이 사업의 속도를 내는 것은 물론 새만금 선도 사업의 의미를 더할 수 있다. 십수 년째 배추밭으로 쓰이고 있는 김제공항 부지를 국토부와 협의를 거쳐 매입 사용하는 것도 인근 육종산업과 연계성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효과적이다.

 

또한 '김제 용지 정착농원 환경개선 종합대책'과 연계 추친도 시도해 볼 만 합니다. 기존에 매입한 휴폐업 축사를 기반으로 한센인 정착촌 현업 농장을 추가 매입하여 스마트팜 혁신밸리로 조성한다면 악취원 저감과 수질 개선의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김제 벽성대 폐교 부지는 건축 면적을 제외하더라도 농식품부가 제시한 면적 20ha를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기존 건물은 리모델링 후 활용이 가능하다. 도와 시가 부용제 인근 만평 정도의 농지 구입비로 책정한 예산만 30억이다. 주변 논 시세보다 4배 가까이 높다. 따라서 이 예산에 조금만 더 보태면 논을 매입해서 전체 부지를 조성할 수 있다. 김제시가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다.

셋째, 수질 정화 기능이 큰 부용제를 생태습지로 복원하여 만경강 유역 수질개선 기능을 확대해야 한다.
부용제 인근 용암천은 2017년 BOD 평균값이 7.3mg/L 로 만경강 지천 중 수질이 나쁜 편이다. 대부분 축산계, 토지계 비점오염원이다. 따라서 부용제 습지가 유지되면 과수원이나 농경지의 퇴비나 농약 등 농업계 비점오염원을 저감할 수 있다. 전라북도는 새만금 비점오염 저감사업으로 용지면 신정리 일원에 국비, 시비 17억8천만원을 들여 8145㎡ 규모의 자연형 인공습지를 조성한다고 한다. 그런데 부용제는 인공습지 면적의 10배가 넘는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수질 개선 효과만 200억 가치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부용제를 매립하지 않고 생태습지로 유지 관리하는 것이 새만금 수질개선은 물론 관련 예산 사용의 효율성도 높일 수 있다.

넷째, 막대한 지방비가 투입되는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 지역농업 사회영향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식물공장이라 불리는 유리온실이 대규모로 들어서는 경우 미기후 변화로 인해 인근 포도 및 과수농가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 원예농산물의 가격폭락을 불러올 수 있어 지역농업의 위축이 우려된다. 농사를 선택한 청년들이 자칫 빚더미에 올라앉을 수도 있다. 소농들의 경쟁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시설을 유지할 수 있는 곳은 큰 자본을 동원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결국 대기업 농업 진출의 발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 김제시 스마트팜 혁신밸리는 전체 사업비 640억중 212억을 도비와 시비로 부담해야 하는 대규모 농촌개발 프로젝트다. 따라서 이 사업이 지역농업에 미치는 영향과 효과를 담은 연구 조사를 통해 추진 전략과 세부 계획을 수립한 후 추진해야 한다.

다섯째, 주민 갈등만 부추기는 김제시의 일방적인 홍보 설명회는 중단되어야 한다.

대책위는 부용제 인근 7개 부락 전화번호부 명단 총 262명중 237명으로부터 부용제를 매립해서 조성하는 스마트팜 혁신밸리 반대 서명을 받았다. 실거주자의 거의 대부분이다. 그런데도 김제시는 반대 주민들의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대한 성실한 답변보다는 이장과 관변단체를 통한 찬성 서명을 받는 등 주민갈등만 부추기고 있다. 지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사안은 지역 구성원들이 참여하고 결정해야 한다. 공정한 공론화의 장이 아닌 일방적인 설명회는 즉각 중단해야 한다.

여섯째, 부용역 부근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근대 문화유산을 활용하여 지역의 재생과 활성화의 동력으로 만들 것을 촉구한다. 
부용역 인근은 전국에서 이름난 백구 포도가 처음 재배가 된 곳이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역사를 간직한 곳이자 근대농업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부용역 근처에는 거대한 쌀 창고와 술도가,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백구 금융조합이 있다. 세월이 흐르면서 외양이 바뀌었으나 아직은 뼈대가 남아있다.


2012년 1차 부용제 매립 시도를 막아냈던 주민들은 습지를 중심으로 산책로 및 휴게시설, 습지와 새, 희귀한 식물을 이용한 자연학습장을 조성하고 포도 등 지역 농산물을 테마로 하는 관광체험센터를 만들기 위해 머리를 맞대왔다. 일제강점기 수탈의 상징과 근대화 시기를 추억할 수 있는 공간을 활용해 부용역 일대를 근대문화유산 거리로 만든다면 지역 발전의 활력이 될 수 있다. 지역의 역사성과 기억으로서 공간을 잘 살린다면 김제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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