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웅의 눈으로 말해요 <3> 성인 3대 실명원인과 당뇨망막병증

이형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0-10-23 10:3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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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마음을 담은 호수다. 또 노화의 척도다.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가 눈 이야기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권오웅 누네안과병원 원장
옛 이야기 심청전에 나오는 심봉사는 서른 살 무렵에 시력을 잃었다. 오랜 세월 동안 앞을 보지 못한 그는 황성에서 열린 맹인 잔치에 참석했다가 왕후가 된 딸을 만나 눈을 뜬다. 약 20년 만에 개안을 한 것이다. 이처럼 십년, 이십 년 동안 시력을 상실한 사람이 빛을 다시 보는 기적은 소설에서나 가능하다. 그렇기에 눈은 건강할 때 잘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눈은 노화나 질환으로 조금씩 약해진다. 특히 중년이후에는 성인의 3대 실명 안과질환인 녹내장 황반변성 당뇨병성망막증에 취약하다. 시신경이 점점 위축돼 발생하는 녹내장은 시야가 좁아지면서 시력장애를 일으킨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에 있는 황반 이상으로 사물 중심이 어둡거나 휘어져 보인다. 증상이 악화되면 시력상실로 이어진다.

당뇨망막병증은 대사성 질환인 당뇨의 합병증이다. 망막은 물체의 상이 맺히는 곳이다. 당뇨는 망막의 미세혈관계에 병변을 만들어 순환장애를 일으킨다. 당뇨로 혈당이 높아지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 루트인 혈관이 약해지고, 손상된다. 때로는 혈관이 터져 출혈이 생기고, 혈액의 지방이 망막에 쌓이기도 한다. 이러한 미세혈관이상 및 폐쇄에 의해 당뇨황반부종이 생기거나 섬유화가 증식되어 유리체망막견인이 발생하면 시력이 떨어지고, 심하면 실명에 이른다.

그런데 일부에서는 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시력약화를 단순한 노화로 여기다가 진단이 늦어지게 되면 황반부종, 유리체출혈 등과 같은 당뇨망막병증이 진행되는 것을 자초하기도 한다. 대한안과학회와 질병관리청 공동조사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당뇨망막병증은 19.6%다. 당뇨인 10명 중에 2명이 망막병증으로 악화되는 셈이다. 특히 당뇨병 발병 20년쯤 되면 1형 환자의 99%, 2형 환자의 60%선에서 당뇨망막병 합병증이 나타난다.

실명 위험이 높은 이 질환의 연령도 중노년 층에서 젊은 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당뇨망막병증 환자는 2016년에 약 33만 6000명에서 2019년에는 약 36만 7000명으로 늘었다. 당뇨망막병증은 비증식성과 증식성으로 나눌 수 있다. 신생혈관이 없는 비증식성 당뇨망막병증에 비해 신생혈관이 생기는 증식성 당뇨망막병증은 중증의 시력손상 위험이 있다.

치료는 단계에 따라 혈당조절, 레이저요법, 눈 속 주사요법, 망막 수술(유리체 절제술) 등을 생각할 수 있다. 발병 초기에는 엄격한 혈당조절로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심한 비증식망막병증이 생기면 레이저요법을 고려해야 하고, 황반부종이 생기면 주사요법을 해야 한다. 시력을 악화시키는 유리체 출혈, 견인성 망막박리 등으로 증세가 더 심각하면 마지막 수단으로 수술을 선택해야 한다.

눈 질환은 예방이나 조기발견이 가장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년이후에는 1년에 한 번 이상 눈의 신경 상태를 확인하는 안저(眼底) 검사를 받는 게 바람직하다. 만약 사물이 분산돼 보이거나 떠다니는 듯한 비문증, 또 없는 빛이 느끼지는 광시증이 나타나면 바로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또 당뇨인은 수시로 공복혈당, 식후 2시간 혈당, 당화혈색소 수치를 확인해야 한다. 특히 당뇨합병증과 연관성 높은 당화혈색소 수치를 잘 관리해야 한다. 방법은 혈당강하제 투약, 지속적이고 규칙적인 운동, 식이섬유 풍부한 당뇨식 섭취, 금주와 금연 등이다.

만약 병이 깊어져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에는 경험이 풍부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바람직하다. 유리체 제거 등은 실명 여부와 직결될 수도 있는 고난이도 수술에 속하기 때문이다.

<글쓴이> 권오웅
연세대 의대 명예교수로 세계황반학회 국제위원회 위원장이다. 미국 망막학회, 미국 황반학회, 유럽 망막학회 정회원으로 대한안과학회장과 한국망막학회장을 역임했다. 연세대 의료원 안·이비인후과 병원장 출신으로 누네안과병원 원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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