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용 건조기, 매년 3,500톤 넘는 미세섬유 방출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0-16 22: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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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가정용 건조기가 미세섬유 오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탁기뿐 아니라 건조 과정에서도 미세섬유가 대기 중으로 방출되며, 이는 환경과 인체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미국 데저트리서치연구소(Desert Research Institute, DRI)는 최근 학술지 ‘Environmental Toxicology and Chemistry’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정용 건조기가 미국 내에서만 매년 약 3,500미터톤(자유의 여신상 30배 무게 상당)의 미세섬유를 배출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환경단체 ‘킵 타호 블루(Keep Tahoe Blue)’와 협력해 타호 호수 지역의 시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연구를 진행했다. 자원봉사자들은 3주간 가정 건조기 환기구에 미세망(mesh) 수집 장치를 설치하고 건조물의 종류와 재질을 기록했다. 분석 결과, 건조기는 면 등 천연섬유뿐 아니라 폴리에스터, 플리스 등 합성섬유에서도 다량의 미세섬유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모니카 아리엔조(Monica Arienzo) DRI 미세플라스틱 및 환경화학 연구소장은 “일반 가정에서도 섬유가 어떻게 분해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이번 연구가 큰 도움을 준다”며 “미세섬유는 환경 속에서 다른 화학물질을 운반할 수 있어, 이를 원천적으로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가정용 건조기가 그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폴리에스터, 나일론, 스판덱스 등 합성섬유는 시간이 지나면서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분해된다. 하지만 면, 울, 실크 같은 천연섬유 역시 염료, 난연제, 발수성 PFAS, 포름알데히드 등 각종 화학물질로 처리되기 때문에 환경에 유해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들 화학물질의 인체 영향, 특히 생식 및 발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충분히 연구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탁 과정에서는 미세섬유가 폐수로 배출되고, 건조 과정에서는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미국의 대부분 건조기는 외부로 뜨거운 공기를 내보내는 통풍식 전기 건조기이지만, 미세섬유를 포집할 추가 필터가 장착되어 있지 않다.

이번 연구에는 여섯 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해, 총 76건의 건조기 부하 데이터를 제공했다. 이들은 건조 중인 의류 정보를 스마트폰 앱을 통해 보고했고, 건조 후에는 메시 커버를 연구소로 보내 분석에 활용됐다.

건조물 중 가장 흔한 품목은 수건, 시트, 바지였으며, 가장 많이 사용된 재질은 면과 폴리에스터였다. 건조기 모델, 사용 연수, 직물의 상태에 따라 미세섬유 발생량에는 큰 차이가 있었다. 이를 전국 규모로 환산한 결과, 연구진은 매년 약 3,543톤의 미세섬유가 공기 중으로 배출된다고 추산했다. 이 중 천연섬유에서 2,728미터톤, 합성섬유에서 460미터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킵 타호 블루의 지속가능한 레크리에이션 매니저 마릴리 무비우스(Mariley Movius)는 “이번 연구는 시민 과학이 실제 환경 문제 해결에 기여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보푸라기 필터를 개선하거나 옷을 자연 건조하는 등 작은 실천이 미세섬유 배출을 줄이고, 타호 호수를 비롯한 자연 생태계를 보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가정용 건조기에서 발생하는 미세섬유 오염은 쉽게 간과되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적인 환경 문제의 일부”라며 “미세플라스틱 규제와 더불어 가정 내 방출 저감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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