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매년 미국 전역의 폐수처리장은 우리가 세면대에서 배수하고 변기를 내릴 때 흘러가는 물, 즉 생활하수를 정화하기 위해 수조 갤런(gallon)에 달하는 물을 처리한다. 그러나 이러한 ‘물 청소’ 과정이 예상보다 훨씬 큰 기후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노스웨스턴대학교와 일리노이대학교 어바나-샴페인 캠퍼스 연구진은 미국 내 1만5,000여 개 폐수처리시설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폐수 처리 과정에서 매년 약 4,700만 톤의 이산화탄소(CO₂) 상당량이 배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 에 게재됐다.
특히 메탄(CH₄)과 아산화질소(N₂O) 배출이 이전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해, 기존 정부 추정치보다 전체 배출량이 41% 높게 나타났다.
연구를 이끈 제니퍼 던(Jennifer Dunn) 노스웨스턴대 화학·생물공학 교수는 “낮처럼 명확하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메탄과 아산화질소가 주요 요인임을 확인했다”며 “그 비중이 이렇게 높을 줄은 놀라웠다”고 말했다. 던 교수는 지속가능성 및 회복탄력성 센터 소장을 겸하고 있다.
그녀는 폐수 처리의 기후 영향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탈탄소화 전략 수립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각 공정 단계별 배출뿐 아니라 시설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 화학물질 생산, 처리 후 발생하는 고형폐기물의 관리 과정까지 모두 포함해 ‘전체 기후 비용’을 산출했다. 그 결과, 메탄이 전체 배출량의 41%로 약 1,600만 톤 CO₂ 상당, 아산화질소가 24%로 1,200만 톤 CO₂ 상당을 차지했다. 특히 혐기성 소화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이 큰 문제로 지적됐다.
폐수 속 고형물을 분해하는 혐기성 소화조(digester) 는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며 바이오가스를 생성하는 핵심 설비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바이오가스는 재생에너지로 활용될 수 있지만, 일부 시설에서는 메탄이 누출돼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상쇄한다.
던 교수는 “불완전한 소화조에서 메탄이 새어 나가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비교적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며 “이런 누수 방지는 우리가 바로 실행할 수 있는 대표적인 ‘손쉬운 감축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는 또 다른 온실가스 배출 요인으로 질소 제거 과정을 지적했다. 많은 처리시설이 질화-탈질 과정을 거치며 아산화질소를 방출하는데, 이는 수질 보호에는 필수지만 기후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다.
이에 대해 던 교수는 “폐수에서 질소를 제거하는 대신 회수해 비료 등 제품으로 전환할 수 있다면, 에너지 절약과 함께 순환형 질소경제로 나아갈 수 있다”고 제안했다.
현재 연구팀은 각 지자체 폐수처리장과 협력해 보다 세밀한 배출 데이터를 수집하고, 시설들이 자체적으로 배출량을 추적·감축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모델링 도구를 개선 중이다.
연구진은 이번 분석은 미국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지만, 동일한 방법론을 적용하면 전 세계 어디서나 활용 가능할 수 있다고 말한다. 전 세계적으로 폐수처리의 탈탄소화는 기후 목표 달성의 필수적 과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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