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보고서, 해양 건전성 기준 충족 못해

스탠포드·랭커스터 공동연구, 해양 경제 투명성·책임성 강화 필요성 지적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9-09 22: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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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스탠포드대학교와 영국 랭커스터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새로운 분석에 따르면, 해양 경제를 주도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지속가능성 보고서가 해양 생태계 보호를 위한 핵심 기준을 제대로 충족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 에 게재됐다.

지구 표면의 약 4분의 3을 차지하는 바다는 식량·에너지·통신·운송 등 다양한 영역에서 인류의 삶을 지탱하고 있다. 불과 20년 만에 해운업은 다섯 배 성장해 전 세계 무역량의 80%를 담당하게 됐고, 해상 풍력 산업은 500배 이상 확대됐다. 또 약 100만㎞에 달하는 해저 광섬유 케이블이 국제 통신의 99%를 전송하고 있다.

스탠포드 해양 솔루션 센터의 장 밥티스트 주프레이(Jean-Baptiste Jouffray) 박사는 “오늘날 해양 자원의 사용 규모와 속도는 역사상 전례 없는 수준”이라며 “이는 인류에 기회를 주지만 동시에 생태계와 어업 공동체에는 심각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평균 3일마다 새로운 해양 침입종이 유입돼 지역 생태계와 어업을 위협하고 있다.

연구진은 해양 경제의 8개 핵심 부문(해운, 해상 석유·가스, 해상 풍력, 해산물, 크루즈 관광, 항만 활동, 조선·수리, 해양 장비·건설)을 분석했다. 2018~2020년 사이 각 부문 상위 10개 기업의 연간·지속가능성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기업들은 주로 에너지 사용량과 온실가스 배출에만 집중하고 있었으며, 해양 특화 지표를 보고한 사례는 드물었다.

특히 생물다양성과 관련된 지표를 공개한 기업은 3분의 1에 불과했으며, 동일 지표를 두 기업 이상이 사용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이는 기업 보고의 비교 가능성을 떨어뜨리고, 해양 보전 정책 수립에도 장애가 된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기업 보고의 투명성이 곧바로 행동 변화로 이어지지 않는 현실도 짚었다. 주프레이 박사는 “투명성은 필수적이지만 충분하지 않다”며 “투자자와 대출 기관이 보고 정보를 활용해 실제 투자 결정을 바꿀 때 기업 책임성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연구진은 해양 경제 기업들의 주요 금융 지원자를 추적해, 금융권이 해양 보전과 지속 가능한 사용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듀크대학교의 존 버딘(John Virdin) 교수는 “이제 해양 영향 보고의 기준선이 마련된 만큼, 금융가들이 이를 활용해 투자 방식을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밖에 보고 체계의 신뢰성을 높이려면 공통 지표 개발과 외부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는 제언도 나왔다. 연구진은 해양 침입종 유입이나 어업 활동 추적처럼 기업 스스로 보고하지 않는 영역은 위성 데이터나 독립적 감시 시스템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연구는 기업 보고의 한계를 드러내는 동시에, 금융권과 정책 당국이 해양 경제의 지속가능성을 촉진할 수 있는 새로운 개입 지점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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