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의 유희, 그 뒤에 숨겨진 진실

속이 들여다보이는 판도라의 상자와 같다.
이현이 | ddalki2046@naver.com | 입력 2017-11-01 11: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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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인파 위로 쏘아올린 폭죽은 솟구쳐 올랐다가 펑! 터지며 화려한 불꽃이 만개한다. 환호하는 소리와 폭죽 터지는 소리가 더해져 불꽃놀이 축제는 흥이 더해간다. 오색의 불꽃이 선사하는 볼거리는 축제를 찾은 시민들의 눈을 만족시킨다. 저녁 7시부터 시작되는, 1시간 20분가량의 불꽃축제를 보기위해 이른 시간부터 한강공원에 자리를 편 시민들은 그 시간을 보상받는 듯 고개를 들어 현란한 불꽃을 감상한다. 가족끼리 연인끼리 친구끼리... 축제를 찾은 시민들은 먹고 마시며 축제를 즐긴다.

 

△ 화약이 터지면서 엄청난 굉음과 함께 매케한 연기가 발생한다. 사진제공=시민제보

 


2000년부터 매해 가을 열리는 서울세계불꽃축제. 올해도 어김없이 여의도의 가을밤을 수놓은 형형색색 불꽃들이 있었다. 경찰 추산 100만 인파가 몰린 이번 축제에서는 10만발 가량의 폭죽이 1시간 20분에 걸쳐 터지면서 축제를 찾은 시민들의 탄성을 받아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하늘을 올려다보며 쏟아지는 불꽃에 열광했다. 눈이 즐거운 시간이다. 하지만 눈이 즐거운 이 시간, 대기에서는 그리고 우리 몸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를 일이다. 불꽃이 터지면서 발생하는 수많은 유해물질들이 낙하하면서 인파위로, 근처 거주자들의 집 안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축제를 찾은 사람들은 매캐한 연기는 그저 불꽃놀이의 영광스러운 흔적정도로만 생각할 수 도 있다. 어느 누구도 축제를 찾은 사람들에게 호흡기 질환을 걱정하거나 대기질 오염에 관한 얘기를 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불꽃이 발사될 때 인간과 환경에 손상을 입히는 납, 바륨, 크롬, 염소산염, 다이옥신, 연기, 입자상물질, 이산화탄소, 질소, 황산화물 등과 같은 중금속으로 이뤄진 독성 물질이 배출되는 것은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 빠져 생각하지 못할 것이다.

 

△ 불꽃축제 다음날은 쓰레기 천지가 되는 한강공원.

 사진제공=시민제보 

 그 유해물질들은 기후에 따라 다르지만 어림잡아 2주 이상 대기중에 남아있게 된다. 불꽃이나 폭죽용 재료는 산화제와 환원제를 함유하고 있으며, 응용에 따라 접착재료와 발사약, 착색제 등이 첨가 된다.


근래는 인간의 건강과 환경문제로 하여금 전 세계적으로 불꽃축제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예로, 대기오염이 세계 최악 수준인 인도의 수도 뉴델리에서 '빛의 축제'로 불리는 힌두 축제 ‘디왈리’를 앞두고 불꽃놀이용 폭죽 판매가 금지됐다. 인도 정부는 디월리 축제기간 동안 불꽃놀이용 폭죽으로 발생하는 대기 오염을 규명한바 있다. 바륨, 칼륨, 알리미늄, 스트론튬 등의 금속의 농도가 상당히 증가, 불꽃과 폭죽의 연소가 대기오염의 주범이라고 지적했다.

 
독일의 경우,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벌어진 다음 날 뮌헨 지역의 대기 중 미세분진 농도가 1,346㎍으로 유럽연합(EU) 기준치 50㎍의 약 27배에 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날 하루 독일 전역에서 불꽃놀이로 발생하는 미세분진의 양은 1년 내내 자동차가 뿜어내는 오염물질량의 15%에 달한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도 불꽃놀이 화약으로 하여금 발생하는 위험물질을 우려해 자제를 권하고 있다.


비단 어느 국가만의 문제는 아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환경오염을 고려해 올림픽 개.폐회식의 불꽃놀이 금지를 검토하고 있다. 불꽃놀이 중 화약은 중금속과 해독성 물질, 유해 화학물질 등이 대기중 퍼져 인간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처사이다.


문제는 불꽃놀이뿐 아니라 그 후의 상황도 문제가 되고 있다. 발사체가 떨어지면서 강이나 바다로 유입되어 환경오염의 우려를 낳기도 하며, 축제를 즐기던 사람들이 남기고 간 온갖 쓰레기가 한강으로 유입되기도 하고 한강공원을 어지럽히고 있어 수질 및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 화약 잔해와 시민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로 2차 오염이 우려된다.

  사진제공=시민제보 

 


이제는 불꽃의 성능과 눈에 보이는 아름다움에만 연연할 것이 아니다. 밤하늘에 찬란히 쏟아지는 불꽃을 단순히 지켜보기엔 오늘날 환경오염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다.


우리나라는 미세먼지 농도와 대기오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악 수준에 있다. 정부의 대처가 시급하며, 주최사는 친환경 화약을 고안한 불꽃놀이를 선사하길 바라본다.


물론 자동차 매연이나 공장 굴뚝이 뿜어내는 연기에 비하면 불꽃놀이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진정으로 즐기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생각해보자. 순간의 눈요기를 선택할 것인가, 지속가능한 자연의 향연을 오랫동안 만끽할 것인가.

[환경미디어 이현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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