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지하수 수질, 위기에 직면해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6-17 22:4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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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필리핀 지하수가 심각한 수질 위기에 직면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최근 필리핀국립대학교(University of the Philippines Diliman)의 연구팀은 토지 이용 방식과 계절 변화가 지하수 수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특히 농업용지와 산림 지역, 그리고 우기와 건기가 지하수에 각각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준다는 점이 주목된다.

지하수는 필리핀의 많은 지역에서 관개와 생활용수의 핵심 자원이다. 그러나 인구 증가와 농업 확장, 기후 변화로 인한 극한 기상 현상이 맞물리면서 지하수는 과도한 추출과 오염이라는 이중 위기에 놓여 있다. 연구진은 "지하수의 질은 점점 악화되고 있으며, 관리와 보호가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프란시스 S. 박사와 마그바누아 교수 등이 이끄는 연구팀은 일로코스 수르, 벵게, 누에바 에시야, 세부, 다바오 델 노르테 등 필리핀 다섯 개 지역에서 현장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Water Resources에 발표됐다.

연구에 따르면, 농경지는 일반적으로 더 따뜻하고 화학 성분이 더 농축된 지하수를 생성하며, 이는 수질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특히 농업 활동에서 발생하는 오염 물질이 지하수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았다. 반면, 산림 지역의 지하수는 비교적 차갑고 깨끗하며 산소 농도가 높았다. 다만, 가파른 경사와 같은 지형적 요인은 유기물 농도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계절적 변화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우기에는 강수량 증가로 지하수 온도가 낮아지고 산소 농도는 개선됐으며, 빗물은 미네랄과 유기물을 함께 운반해 pH를 높이는 역할을 했다. 반대로 건기에는 지하수 온도가 상승하고 물의 이동이 감소해 수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토지 이용과 계절의 결합 효과는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는 각 요인이 지하수에 독립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그러나 "두 요인 모두 지하수 관리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간 활동을 나타내는 용존 유기 화합물(DOC)은 농업 지역뿐 아니라 산림 지역에서도 검출됐다. 이는 토지 이용에 따른 영향이 생각보다 더 광범위하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는 필리핀 정부의 '필리핀 지하수 건강 지수(PGHI)' 구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DOST-필리핀 농업, 수생 및 천연자원 연구개발위원회(PCAARRD)가 지원했다. 연구팀은 "전국적으로 일관된 지하수 모니터링 체계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공중 보건과 생태계는 점점 더 큰 위험에 노출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특히 전문가들은 필리핀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해 지하수 수질에 대한 관심과 보호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고 강조한다. 지하수라는 보이지 않는 자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가 미래 세대의 생존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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