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의 동물' 소똥구리-애기뿔소똥구리를 계속 보고싶다

방목하는 소 감소하면서 멸종 위기...조금만 관심가지만 가능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8-05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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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클래식'에서 소똥구리를 선물하는 장면.
영화 '클래식'에서는 시골소년(조승우)이 도시소녀(손예진)에게 소똥구리를 잡아서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지금은 상상하지도 못할 선물인 소똥구리는 그 시대 학생들의 마음이 얼마나 순수하고 아름다웠는지를 보여준다.

 

이렇듯 소똥구리는 우리에게 굉장히 친숙한 이미지이며, 가깝게만 느껴지는 존재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소똥구리를 직접 만나본 적 있나요?”라고 묻는다면, 열 명이면 열 명 모두 없다고 대답할 것이다.

 

국내에 기록된 소똥구리과 곤충 34종 중에 소똥으로 경단을
△소똥구리
만들어 굴리는 종은 소똥구리, 왕소똥구리, 긴
다리소똥구리가 전부라고 알려져 있다. 이 중에 소똥구리와 왕소똥구리는 자연에서 오랜 시간 동안 관찰되고 있지 않아서 국내에서는 절멸이 됐다고 보고된다. 안타깝지만 경단을 만들어 굴리는 소똥구리는 많은 이들에게 상상의 동물로 남겨지게 됐다.

 

나는 1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연천이 지니고 있는 많은 가치를 세상에 알리려고 노력해 왔다. 이렇게 오랜 시간동안 연천 곳곳을 누비며 조사를 해왔지만, 소똥구리과 곤충을 만나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물론, 소똥구리의 존재여부에 대해 의심조차 하지 않고 지내왔던 것 같다.

 

그러던 중 지난 77, 절친한 친구로부터 연락 한 통을 받았다친구는 나에게 이 곤충의 이름이 뭐야?”라는 질문과 함께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사진 속 곤충을 본 순간 나의 심장은 뛰기 시작했다. 

△제5사단 수색대대 남대근 하사가 보내준 사진. 애기뿔소똥구리 5마리와 홍다리사슴벌레 1마리가 보인다.

홍다리사슴벌레 크기와 비교해 보았을 때, 뿔소똥구리는 아니었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것은 멸종위기2급 애기뿔소똥구리가 아닌가? 실물로는 접해 본 적이 없었지만, 보호종의 정보를 꽤나 외워두고 있었기 때문에 사진 한 장만으로도 애기뿔소똥구리일 것이라는 직감이 왔다. 

나는 곧장 카메라를 들고 애기뿔소똥구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애기뿔소똥구리의 모습을 두 눈으로 확인한 순간, 연천에서 관찰한 희귀종 목록을 하나 더 추가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꼈다.

 

애기뿔소똥구리 수컷의 모습은 아주 인상적이었다. 손톱만한 작은 체구에, 강력한 뿔은 어울리지 않는 묘한 매력을 풍겼다. 암컷은 다소 밋밋했지만, 소똥구리과 곤충의 표본적인 생김새였다. 소똥을 굴리는 모습을 보았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이 무척 아쉬웠다.

 

△멸종위기 2급 애기뿔소똥구리 수컷(왼쪽)과 암컷.

 

△죽은 척 하는 애기뿔소똥구리 수컷(왼쪽)과 소똥에 모인 애기뿔소똥구리

한쌍. 


소똥구리는 6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어디서나 관찰이 가능했던 흔한 종이었다. 하지만 60년대부터 급속한 산업화가 진행됐고, 방목하는 소의 수가 급격히 줄기 시작했다. 소똥구리는 사료를 섭취하지 않으며, 방목돼 풀을 뜯는 소들의 배설물만을 먹이로 삼는다. 소똥구리 삶의 필수요소인 방목된 소가 사라져가면서 그들을 '멸종'의 길로 내몰았던 것이다. 

 

△연천의 한 사육장에 갇힌 소. 사료를 섭취하는 소의 배설물은

  소똥구리의 먹이가 될 수 없다.

하지만 긴다리소똥구리나 연천에서 발견된 애기뿔소똥구리 같은 경우는 소똥과 말똥, 심지어 야생동물의 배설물도 섭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다양한 먹이에 적응된 소똥구리만이 아직까지 우리 곁에 남아 있게 된 것이다.

애기뿔소똥구리의 존재를 확인하고부터 연천에 있는 축사에 대해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연천군청 환경보호과 이정민 주무관님의 말에 따르면 “연천에는 500여 개의 허가받은 축사가 있으며 비허가 축사까지 합치면 1000여개의 축사가 있다”고 전했다. 뿐만아니라 방목되어 사육되는 소도 상당수라고 덧붙였다.


△연천에서 방목하고 있는 말. 방목상태의 말과 소의 배설물은 소

똥구리과 곤충의 먹이가 된다.

이렇듯 애기뿔소똥구리가 관찰된 연천과 제주도, 강원산간지역은 축산업이 굉장히 잘 발달돼 있다. 또한 친환경적인 곳이며, 방목돼 풀을 뜯는 소와 말이 아직까지 존재하고 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시대가 바뀔수록, 그에 따른 환경변화도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전국의 모든 도시를 자연 상태 그대로 보전하자는 주장은 엄연한 욕심이다. 하지만 작은 규모라도 확실하게만 보존해 준다면 애기뿔소똥구리 만큼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 곁에 머물 수 있을 것이다. 

<그린기자단 손은기/ 강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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