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가 시작되면, 반가운 울음소리가 흐뭇하게 들려온다. 맹~꽁~
황소울음처럼 우렁차게 울려 퍼지는 울음소리! 주먹보다 작은 체구에서 어쩌면 이렇게 큰 소리가 나는지 신기할 뿐이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은 바보 같은 행동을 했을 때, ‘맹꽁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렇듯 맹꽁이는 '바보'의 대명사로 잘 알려진 동물이지만, 이름의 뜻과는 걸맞지 않게 멸종위기 2급으로 보호받고 있는 귀한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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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멸종위기 2급 맹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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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뒷다리로 흙을 파고 들어가는 맹꽁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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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컷 맹꽁이의 우는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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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발달되어 있는 맹꽁이 발바닥 모습 |
맹꽁이는 장마기간을 빼면 일생의 대부분을 땅 속에서만 지낸다. 장마기간 동안은 좋은 산란장을 찾기 위해서 여러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때문에 통통한 체구와는 다르게 벽타는 기술이 아주 뛰어나다.
맹꽁이는 땅속으로 들어갈 때, 발바닥으로 흙을 파내며 뒤로 들어간다. 다른 개구리에 비해 발바닥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발바닥이 잘 발달되어 있다.
이렇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엉뚱한 면모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맹꽁이의 뜻이 ‘바보’가 되지 않았나 싶다. 지금부터 ‘바보’ 맹꽁이를 지키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는 '나'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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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마다 장마철이면 맹꽁이가 찾는 수로. |
조금 의아하겠지만, 경기도 연천에서 발견한 3곳의 맹꽁이 산란장은 모두 학교 운동장에 딸린 수로였다.
처음에는 연천의 많은 논과 습지를 마다하고, 굳이 수로를 산란장으로 삼는 맹꽁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렇게 궁금증만 증폭되던 어느날이었다. 맹꽁이 수컷 한 마리가 수로의 좁은 틈새 사이에서 나오는 광경을 목격했다. 그러더니 주저하지 않고 물이 고인 곳으로 뛰어내렸고, 곧 울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이 맹꽁이의 행동이 모든 궁금증을 해결해 주었다. 일생의 대부분을 땅 속에서 생활하는 맹꽁이는 땅 속에서 가까웠던 수로가 산란장으로 제격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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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로 덮개 사이로 보이는 맹꽁이알 덩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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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 덩어리를 확대한 모습. |
이렇듯 맹꽁이는 장마기간 동안 물이 고인 곳을 찾아 산란하는 습성을 갖고 있다. 때문에 고인 물이 마르기 전에 알이 부화해야 하며, 빠르게 성장을 해야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다. 이러한 습성 때문에 다른 개구리에 비해 비교적 빨리 성장하는 특징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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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라버린 맹꽁이알 |
하지만 맹꽁이의 성장속도가 아무리 빠르다 한들, 더 빨리 마르는 빗물의 속도를 이겨내지는 못하고 있다.
4년 전까지만 해도 말라가는 알들을 볼 때면, 너무나 안타까웠지만 그대로 두고 말았다. 그 이유는 나의 개인적 관심이 자연의 순리를 어기는 일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수도 없이 고민하며 시간을 보냈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끝내 부화를 하지 못하고 썩는 알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를 가능성이 큰 알 덩이만 옮겨주기로 마음먹었다. 환경이 많이 변하면 올챙이들이 적응하지 못할까봐, 같은 수로에서 수심이 깊은 곳으로 옮겨주기 시작했다.
이렇게 알들을 옮겨놓은 지도 무려 4년째가 되어간다. 11년 동안 3곳의 수로를 모니터링 해온 결과, 맹꽁이 알과 올챙이에게 천적이라고 할 수 있는 생물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반대로 올챙이 먹이감으로 좋은 이끼나 물벼룩 같은 생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물만 마르지 않는다면 거의 대부분의 알들은 성체로 잘 자랄 수 있게 된다. 구출한 알들이 성체가 되어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것을 생각할 때면, 너무나 행복하다.
이제 2016년의 장마철, 올해도 맹꽁이들이 무사히 자연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마음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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