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눈을 감고 나의 어린 시절을 회상해 본다. 항상 호기심이 가득한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았던 나였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는데, 이 말에 백번 동의한다. 희귀생물과의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아서 항상 도감 책을 지니고 다녔던 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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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개구리 서식지 |
“이곳에는 어떤 생물들이 살아가고 있을까?”
가만히 둠벙 속을 바라보고 있을 때, 제일 먼저 눈에 띄었던 생물은 참개구리였다. 그런데, 참개구리 무리 속에서 유독 초록색 빛을 띄는 몇 마리의 개구리가 눈에 들어왔다. 나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서 관찰해보았다.
초록색의 개구리는 도감에서만 보았던, “멸종위기 2급 금개구리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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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종위기 2급 금개구리(좌)/ 같은 pelophylax 속 개구리인 참개구리(차이점: 금개구리 등에는 두 개의 선명한 금색 융기선이 있다. 참개구리는 두 개의 융기선 사이에 선명한 선이 하나 더 있다. 금개구리는 울음주머니가 없다. 참개구리는 울음주머니가 있다.) |
둠벙의 존재를 알고부터는 이곳이 나의 자연학습장이자, 비밀의 정원이 돼버렸다. 무리하지 않고도 언제나 쉽게 찾을 수 있는 곳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둠벙의 모습은 나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근처 중고등학생들이 이곳까지 와서 담배를 피우고,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농사철에는 농약이 유입되었고, 둠벙의 물을 수시로 빼내서 바닥이 보일 정도로 수심이 낮아지기도 했다. 무엇보다 허허벌판이었던 이곳에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이곳을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절실히 하게 됐다. 그리고 정말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나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렴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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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한국야생동물보호협회(연천 금개구리 서식지 조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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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뉴스에 보도된 연천의 금개구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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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청의 보호를 받게 된 금개구리 서식지 |
처음 서식지를 공론화 시킬 때만해도 “조금은 나아지겠지”라는 기대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기대는 곧, 물거품이 돼버렸다. 그 누구도 나의 열정만큼 금개구리 보호에 관심을 갖지 않았다. 특히 둠벙을 사용하는 농민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했다. 하지만 그들의 입장에서 금개구리는 농사를 방해하는 훼방꾼일 뿐이었다. 결국 금개구리 서식지는 보여주기 식 보호행사로 묻히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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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민들에 의해 버려진 금개구리 서식지 팻말 |
아무리 안내 문구를 설치하고, 나 혼자 지킨다고 목소리를 높여봤자 소용없는 짓이다. 여러 사람들이 함께하지 않는다면 상황은 계선되지 않을 것 이다. 안타깝게도, 한해에 20마리까지 관찰 됐던 금개구리가 올해는 3마리밖에 관찰 되지 않았다. 불행 중 다행스럽게도 올해 연천에서 금개구리 서식지 한 곳을 더 발견했다. 하지만 이곳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모니터링을 더 해봐야 알겠지만, 무엇보다 이전에 발견 된 서식지에 비해 개체수가 현저히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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