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석연료기업, 전 세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1.42%만 참여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0-10 22:4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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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화석 연료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의 핵심 역할을 자처해왔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재생에너지 시장에서 극히 미미한 비중만을 차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바르셀로나 자치대학교 환경과학기술연구소(ICTA-UAB)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네이처 지속가능성(Nature Sustainability)에 발표한 논문에서, “세계 주요 석유·가스 기업들이 전 세계 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단 1.42%만을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Global Energy Monitor)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전 세계 탄화수소 생산량의 88%를 차지하는 250개 주요 석유·가스 생산업체를 분석했다. 이들 기업이 직접 혹은 자회사 및 인수를 통해 지분을 보유한 3,166개의 풍력·태양광·수력·지열 프로젝트를 식별한 결과, 전체의 20%만이 재생에너지 사업을 운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이 생산하는 재생에너지는 1차 에너지 총생산량의 불과 0.1%에 그쳤다. 이는 화석 연료 산업이 “기후 대응의 핵심 주체”라고 주장해온 그간의 담론과 뚜렷한 괴리를 드러낸다.

ICTA-UAB의 수석 연구자 마르셀 라베로-파스키나는 “석유와 가스 회사의 재생에너지 투자는 기껏해야 일화적 수준”이라며, “기후 위기에 대한 그들의 진정한 기여는 오직 얼마나 많은 화석 연료를 땅속에 남겨두는가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정부, 대학, 공공기관은 이제 화석 연료 산업이 기후 위기의 해결책이 아니라 그 자체로 문제의 일부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이들이 기후 및 에너지 정책 결정의 테이블에 앉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로잔대학교의 줄리아 스타인버거 교수도 이번 연구에 대해 “석유·가스·석탄 산업은 친환경 이미지를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청정에너지 전환에 실패하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평가했다. 그녀는 “화석 연료 로비 단체와 싱크탱크가 여전히 정치권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이들의 ‘친환경’ 수사는 실상 거짓말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의 글로벌 태양광 발전 추적기 프로젝트 매니저 카산드라 오말리아 역시 “석유와 가스 기업들은 약속했던 만큼 재생에너지에 투자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의 주장은 전형적인 그린워싱(greenwashing)”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번 연구는 화석 연료 기업들이 에너지 전환의 주체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는 낙관론에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탈탄소 사회로의 전환 과정에서 이들의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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