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빈곤층 80% 기후 위험 지역 거주해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0-20 21:4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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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빈곤층의 약 80%가 극심한 더위, 홍수, 가뭄, 대기오염 등 기후 위험에 직접적으로 노출된 지역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옥스퍼드대 빈곤·인간개발 이니셔티브(OPHI)와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보고서 사무소가 공동 발표한 ‘2025년 글로벌 다차원 빈곤지수(MPI)’에 따르면, 전 세계 11억 명 중 8억8,700만 명이 다차원 빈곤 상태에 있으며, 이들 중 대다수가 복수의 기후 위험에 동시에 직면해 있다. 이번 보고서는 오는 11월 브라질에서 열리는 COP30 기후 정상회의를 앞두고 공개된 것으로, 기후 위기가 빈곤 구조를 재편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빈곤은 단순한 사회경제적 문제가 아니라, 지구의 불안정성과 긴밀히 맞물린 현상”이라며 “기후 위험이 빈곤층의 일상적 어려움을 심화시키고, 그들의 사회적 취약성을 악화시킨다”고 분석했다.

UNDP 하오량 쉬(Haoliang Xu) 사무국장은 “약 9억 명의 가난한 사람들이 기후 위험 속에 살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은 COP30에서 기후 공약을 통해 정체된 개발 진전을 되살리고, 가장 가난한 사람들을 뒤처지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차원적 빈곤층 중 6억5,100만 명은 두 가지 이상의 기후 위험, 3억9,900만 명은 세 가지 이상 위험에 동시에 노출돼 있다. 가장 광범위한 기후 위험은 극심한 더위(6억8,000만 명)와 대기 오염(5억7,700만 명)으로 나타났다. 이어 홍수 위험 지역에 4억6,500만 명, 가뭄 영향 지역에 2억7,000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옥스퍼드대의 공동 저자 사비나 알키어(Sabina Alkire)는 “기후 위기와 빈곤이 점점 더 명확히 수렴하고 있다”며 “인류를 기후 행동의 중심에 두는 통합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남아시아(3억8,000만 명)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3억4,400만 명)가 빈곤과 기후 위험이 중첩된 대표적 ‘핫스팟’으로 지목됐다. 남아시아의 빈곤층 중 99.1%가 하나 이상의 기후 충격, 91.6%가 두 개 이상 충격에 노출돼 있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소득 계층별로도 저소득 국가들이 가장 큰 부담을 지고 있다. 저소득·중저소득국 빈곤층 5억4,800만 명이 하나 이상의 기후 위험에 노출되어 있으며, 저소득국 빈곤층 4억7,000만 명 이상은 두 가지 이상 위험을 동시에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UNDP 인간개발보고서 사무소 관계자는 “현재의 부담은 시작에 불과하며, 앞으로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했다. 그는 “기후 변화 시나리오에 따르면 현재 빈곤율이 높은 국가들이 금세기 말까지 가장 큰 온도 상승을 겪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기후와 빈곤의 중첩된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기후 회복력 중심의 빈곤 감소 전략 추진 ▲지역 적응 역량 강화 ▲국제 협력 및 재정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지속 가능한 개발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라고 결론지으며, 인류가 기후 위기와 빈곤의 이중 고리를 끊기 위한 근본적 전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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