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 센터, 2030년까지 미국 에너지·물 부담 폭증시켜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1-11 22:2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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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AI 확산을 뒷받침하는 초대형 데이터 센터가 2030년까지 미국의 전력망과 수자원에 상당한 부담을 초래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인공지능 서비스 이용이 급증하는 가운데, 컴퓨팅 인프라의 실제 환경 발자국을 국가 단위에서 정량화한 첫 정밀 분석으로 평가된다.

코넬대학교 연구팀은 금융·마케팅·제조 분야의 성장 데이터와 전력 시스템, 지역별 물 사용 및 기후 정보 등 다차원 데이터를 결합해 미국 내 AI 데이터 센터의 환경 영향을 추산했다. 그 결과, 현재와 같은 AI 성장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30년까지 매년 2,400만~4,400만 톤의 이산화탄소가 추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 도로에 승용차 500만~1,000만대를 새로 늘리는 것과 맞먹는 수준이다.

물 소비 역시 심각하다. 연구진은 AI 데이터 센터 운영과 냉각 과정에서 연간 731만~1,125만㎥의 물이 사용·배출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인 약 600만~1,000만 명의 연간 가정용 물 사용량과 동일한 규모로, 물 부족 지역과 겹칠 경우 지역 사회와 생태계에 직접적인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진은 이와 같은 누적 효과가 “AI 산업의 ‘넷 제로(순배출 제로)’ 목표를 사실상 불가능하게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서스테이너빌리티(Nature Sustainability)’에 게재됐으며, 연구를 이끈 펑치 유(Fengqi You) 코넬대 에너지 시스템 공학 교수는 “AI는 사회 전 부문을 바꾸고 있지만, 그 성장 속도가 에너지·물·탄소 시스템에 실질적인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AI 컴퓨팅 붐의 규모를 고려할 때, 어떤 경로를 선택해야 지속가능성에 부합하는지가 핵심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단순 경고를 넘어 정책 및 산업계가 선택할 수 있는 구체적인 감축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스마트 입지 선정(smart siting), 전력망 탈탄소화 가속, 운영 효율화를 결합할 경우, 최악의 시나리오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73%, 물 사용을 약 86%까지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입지는 가장 중요한 변수로 꼽혔다. 현재 네바다·애리조나 등 물 부족 지역과 버지니아 북부와 같은 데이터 센터 밀집 허브에는 이미 대규모 AI 클러스터가 몰리고 있다. 연구에 따르면 물 스트레스가 낮고 냉각 효율이 높은 지역으로 데이터 센터를 분산 배치할 경우 물 수요를 약 52% 줄일 수 있으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효율적 운영을 병행하면 물 사용 감축 효과는 최대 86%까지 확대될 수 있다. 연구진은 특히 텍사스, 몬태나, 네브래스카, 사우스다코타 등 미국 중서부와 이른바 ‘바람대(wind belt)’ 주들이 탄소와 물 부담을 함께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 입지로 평가된다고 제시했다.

전력믹스 측면에서는 뉴욕주가 원자력·수력·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저탄소 전력 조합’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기후 친화적인 선택지로 꼽혔다. 다만 유 교수는 “입지 선정만으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며 “물 효율적인 냉각 기술과 추가 청정 전력 확보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탈탄소화 속도가 AI 수요 증가를 따라잡지 못할 경우, 오히려 총배출량이 약 20%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각 kWh의 전기가 더 깨끗해지더라도, AI 전력 수요가 그보다 더 빠르게 늘어나면 전체 배출은 여전히 증가한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 확대 시나리오를 적용하더라도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은 기준 대비 약 15% 감소에 그치며, 약 1,100만 톤의 잔여 배출이 남는다. 이를 상쇄하려면 추가로 약 28GW의 풍력 또는 43GW의 태양광 설비가 필요하다는 계산도 함께 제시됐다.

에너지 효율화와 냉각 기술 개선의 잠재력도 크다. 첨단 액체 냉각, 서버 활용도 제고 등 기술을 도입할 경우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약 7% 감축하고, 물 사용량은 약 29%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 선정, 재생에너지 전환, 효율화 전략을 통합하면 총 물 사용량의 32% 이상 추가 절감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연구진은 오픈AI,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미국 전역에 AI 데이터 센터 투자를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현 시점이 “결정적 분기점”이라고 지적한다. 무분별한 입지 선택과 인프라 확장은 지역 물 부족, 전력망 부담, 배출 증가라는 삼중 리스크를 키울 수 있는 만큼, 업계와 전력회사, 규제 당국 간의 정교한 공동 계획이 필수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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