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속의 시골, 염곡동

그린기자단 허정현(제주국제학교), 9월 우수기사
김한솔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7-09-04 15:07:55
  • 글자크기
  • -
  • +
  • 인쇄

도시와 자연의 공존의 가능성을 펼치다.

서울 도심 한복판, 강남구의 길가를 걸을때면 희뿌연 미세먼지가 뒤덮인 탁한 공기를 들이 마쉬고 턱 막힌 숨을 내쉬는게 일상이다. 삭막한 콘크리트 정글, 강남구에서 싱그러운 공기를 마시기란 하늘에 별을 따기보다도 어렵다. 목구멍에 달라붙은 가래와 멈출줄 모르는 헛기침을 견뎌내야 하는데다가 뿌옇게 흐린 하늘만큼이나 답답한 가슴은 뚫릴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하늘을 찌를 듯한 고층 건물들은 산업화의 영광스러운 상징이겠지만, 회색 아스팔트가 내쉬는 호흡은 마지막 남은 자연의 숨결마저도 빼앗고 있다.

 

이런 강남구에 자연을 머금은 ‘촌’이 존재한다고 하면 과연 누가 의심하지 않을 수 있을까. 믿기 어렵겠지만, 녹색의 흔적이 사라진 강남구에 생명의 숨을 불어 넣어줄 ‘허파’가 존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 쌍둥이 빌딩을 지나, 농협 하나로마트를 지나면, ‘염통골‘이라고 새겨져있는 큰 돌이 보는데, 돌옆에 작게 내어진 길의 시작이 바로 염곡동 마을 입구이다. 심장의 외관을 닮았다해서 염곡동(염통골)이라 구룡산의 남쪽에 위치해있다. 마을입구에서 한발짝만 나아가면, 각양각색의 자동차들과, 빌딩들이 즐비하고 있지만, 이 곳에 들어선 순간, 누구든 다른 세상에 와있는 기분이 들것이다. 마치 마법같은 공간 이동을 한 것처럼, 도시와는 거리가 먼, 시골의 정경이 눈앞에 펼쳐지기 때문이다.


△ 밤나무
햇살이 쨍쨍한 대낮인데도, 익숙했던 도시의 소음들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오직 시골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정취가 염곡동에는 가득하다. 비록 녹음이 우거지지는 않았지만, 푸르른 숲의 내음과 반가운 싱그러움이 곳곳에 퍼져있다. 마을 사무소를 지나면 길가에 농장 표지판들이 군데 군데 보이기 시작한다.

 

 

염곡 주말 농장이라고 적힌 팻말들과, 비닐하우스, 그리고 넓은 밭이 길가에 자리하는 신기한 광경이 염곡동을 정겹게 꾸미고 있다. 주말마다 어린아이들은 옹기종기 주말농장을 찾아 도심 속에서 푸르른 자연을 경험하고, 농부들이 땀을 흘려가며 밭일을 하는 풍경이 얼마나 신기하면서도, 반가운지 주말마다 나 또한 어린아이처럼 비닐하우스 주변을 거닐고는 한다. 염곡동 끝은 구룡산 산책길로 이어지는데, 겉보기에는 다소 허름해보이는 길이지만, 도시 소음만 듣다가 입구 근처에 졸졸 흐르는 시냇물의 맑은 소리를 듣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 없다.


△ 맥문동

가을이면 염곡동에는 길가를 따라 자리한 감나무에 탐스럽게 열린 주황색 감이 열린다. 길가를 채우는 감나무마다 열린 감들은 어찌나 맛있게 익는지, 지나갈 때마다 몰래 하나 따고싶은 마음을 잠재우기 일쑤다.

 

뾰족한 밤송이들은 노오란색 은행나무 잎들과 함께 바닥을 빼곡이 채워, 시골의 가을 분위기를 짙게 풍긴다. 화단에는 주로 맥문동이라는 식물을 염곡동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연보랏빛 어여쁜 꽃을 피우는 맥문동은 특이하게도 천연 모기제 역할까지 하여 염곡동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풍경만 선물하는 것이 아니라 모기로부터 보호까지 해준다. 게다가, 공기청정의 역할도 지녀 도시의 공해에 맞서 맑은 공기를 선물해준다. 

 


자연의 파괴를 막기 위해 산업화를 멈춘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하지만, 환경 보존을 하면서 산업화 또한 저지하지 않고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바로 도시와 농촌의 공존이다. 도심 속에서 자연의 아름다움을 환영하고 도시 안의 자연을 가꾸어나가는 염곡동처럼,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져 함께 공존하는 미래를 설계해 나아가야한다. 나는 염곡동에서, 녹색 도시의 가능성과 우리들의 푸르른 미래를 봤다.

[그린기자단 제주국제학교 허정현]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카카오톡 보내기
  • 카카오스토리 보내기
  • 글자크기
  • +
  • -
  • 인쇄
  • 내용복사
뉴스댓글 >

헤드라인

섹션별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오늘의 핫 이슈

ECO 뉴스

more

환경신문고

more

HOT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