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최근 연구에 따르면 북대서양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나노플라스틱이 기존 해양 플라스틱 오염 추정치를 크게 상회하는 수준으로 밝혀졌다. 독일 헬름홀츠 환경연구센터(UFZ)와 네덜란드 위트레흐트 대학교 공동 연구팀은 해수 샘플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규명하고, 그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네덜란드의 최대 해양 조사선 ‘RV 펠라지아호’를 통해 북대서양 아열대 환류에 걸쳐 유럽 대륙붕에서부터 중부 대서양에 이르는 12개 지점에서 해수를 채취했다. 이들은 수심 10m의 표층부터, 1,000m의 중층, 해저 30m 위 수심까지 다양한 수심에서 샘플을 수집해 정밀 분석을 실시했다.
해양 오염의 주된 관심은 그간 미세플라스틱(5mm 이하)과 거대 플라스틱에 집중돼 왔다. 나노플라스틱(1μm 이하)은 너무 작고 형태가 다양해 표준적인 분석법으로는 식별이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고해상도 질량분석법(TD-PTR-MS)을 활용해 PET, PS, PVC 등 주요 플라스틱 나노입자를 구분하고 정량화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를 이끈 두샨 마테리치 박사는 “모든 수심대에서 나노플라스틱이 검출됐으며, 특히 해수면과 중층에서 높은 농도가 관측됐다”며 “더 이상 생태계 측면에서 이를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실제로 연구팀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 PS(폴리스티렌), PVC(폴리염화비닐) 등 나노플라스틱이 해수면 거의 모든 지점에서 확인됐으며, 중층에서는 PET가 지배적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더 놀라운 점은 심해에서도 오염이 감지됐다는 사실이다. 연구팀은 수심 4,500m 이상의 해저 수층에서도 PET 나노플라스틱을 검출했다. 이는 합성 의류 섬유의 파편화 또는 알려지지 않은 다른 물리적·화학적 경로에 의해 형성됐을 가능성이 있다.
반면, 일반적으로 비닐봉지와 포장재에 널리 쓰이는 PE(폴리에틸렌)와 PP(폴리프로필렌) 나노플라스틱은 발견되지 않았다. 마테리치 박사는 “이들 물질은 광분해 등으로 완전히 분해되었거나 아직 규명되지 않은 제거 메커니즘이 작용한 것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수집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북대서양 온대~아열대 해역의 표층 해수에 약 2,700만 톤의 나노플라스틱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PET가 1,200만 톤, PS가 650만 톤, PVC가 850만 톤을 차지한다.
마테리치 박사는 “이 수치는 지금까지 보고된 북대서양 미세플라스틱 및 거대 플라스틱의 총량과 맞먹는 수준”이라며 “그간 해양 플라스틱 수지 평가에 나노플라스틱이 빠져 있었다는 점에서, 해양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전면적인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나노플라스틱이 단순히 해양 생물에 위협이 되는 것을 넘어, 해양 생태계 전반과 인간 건강에까지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이 '보이지 않는 오염원'을 더 면밀히 추적하고 규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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