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의 생태학

생태계 순환 핵심적 요소...관리 패러다임 변화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8-05 15: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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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8월에 발생한 미국 캘리포니아 산불, 소방대원이 진화에 나섰으나 역부족이다.

  <사진출처=구글이미지>

숲 관리 패러다임은 미국을 기점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산불은 얼마 지나지 않아 꺼진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미국 산림청에게 산불은 당장에 숲을 파괴시키는 강력한 자연재해였다.

 

그들은 숲을 산불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강력한 산불방지 정책을 시행했다. 그 결과 미국의 산림들은 숲의 하층에서부터 상층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울창해졌다. 그러나 밀집된 숲은 오히려 병이나 해충에 대해 더욱 빈번한 피해를 받았으며, 일단 산불이 나면 울창한 나무가 막대한 연료를 제공하여 산불이 대형화에 안성맞춤이었다. 설상가상으로, 한번 일어난 대형산불은 인간의 접근조차 막아버리기 때문에 큰 인명피해로까지 이어졌다. 결국 생태학자들은 빈번하게 발생하는 작은 산불이 과도한 연료물질, 즉 울창한 식생을 적절하게 조절함으로써 숲의 건전도를 높이고, 산불의 대형화를 막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후 산림 정책은 인간이 간섭하여 조절된 작은 산불을 활용함으로써 대형 산불을 막는 쪽으로 선회하게 됐다. 산불 억제로 자연을 보존하고자 하는 시각이 산불이 행하는 자연적인 생태과정을 중시하는 시각으로 변화한 것이다.

 

작은 산불이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과정을 조금 더 과학적으로 살펴보자.

 

숲을 높이에 따라 나누자면 토양과 각종 미생물이 서식하는 지상, 지하부와 초본식물이 서식하는 하층부, 목본식물이 서식하는 상층부로 나눌 수 있다. 이 때 목본 식물의 지나치게 자란 잎은 하층부의 초본 식물이 광합성하는 것을 방해하여 결과적으로는 토양 미생물의 번성까지 방해한다. 이 때 작은 산불은 큰 도움이 된다. 산불의 진행 도중에는 열에 의해 목본식물이 자극받아 뿌리의 수분흡수력을 최상으로 끌어올린다는 것이 밝혀졌으며, 덕분에 지하 깊숙이 있던 물은 올라와 초본식물이 이용할 수 있는 물로 바뀐다. 동시에 초본식물은 이에 자극받아 미생물을 유인하는 화학물질을 합성한다. 이 물질은 미생물을 한 곳에 모으는데 도움을 주며 밀집된 미생물들은 산불로 인해 타버린 식물의 잔해들을 분해해 새로 자라날 식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양분으로 만든다.

 

이렇게 산불은 토양의 영양 재생에 도움을 준다. 산불 이후의 변화는 어떨까? 상층부의 오래된 잎이 제거되어 초본 식물에까지 햇빛이 도달할 수 있게 되며, 햇빛을 받은 초본식물은 그 때가 돼서야 자랄 수 있게 된다. 또한 목본식물은 상층부의 잎이 다 없어져도 생존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기 때문에 목본식물에는 어리고 영양좋은, 즉 산림의 동물들이 먹기 좋은 새로운 잎이 만들어진다. 

 
이처럼 산 생태계에 도움이 되는 작은 산불은 주로 목본식물의 상층부에서 햇빛의 열에너지에 의해 시작되며, 그 불은 여러 나무들에게 옮겨가다가 동백나무와 가시나무, 녹나무 등 껍질이 두껍고 목질이 좋은 나무에 다다라 더 이상 옮겨 붙지 못하고 꺼져버린다. 
 

산불은 생태계 순환의 핵심적 요소이다. 하층부의 생명을 위해 상층부가 파괴되고 하층부는 희생한 상층부를 위해 양분을 만들어 제공한다. 생태학은 산불, 태풍과 같은 지구환경요소 뿐 아니라 식물, 동물, 미생물 등의 생물요소, 그들이 상호작용하는 사회적 요소, 이것을 이용하는 인간들의 정치적 요소 등 수많은 학문들이 한데 모여 만드는 거대한 기계이다. 어느 하나 단편적으로, 이분법적으로 접근할 수 없다.

 

<그린기자단 윤준호/ 인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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