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송시영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동조합 위원장

“사고보다 더 큰 문제는, 그 책임을 아무도 지지 않는 구조입니다”
송승수 기자 | mediahee@gmail.com | 입력 2025-04-14 15:3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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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유튜브)

[이미디어= 송승수 기자] 2025년 3월 23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에서 열차가 탈선하는 중대한 사고가 발생했다. 서울교통공사의 내부 기준으로도 ‘레벨3’에 해당하는 사고였지만, 총괄 책임자인 사장은 11시간 동안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 사고를 계기로 서울교통공사 내부의 책임 회피, 성비위 인사, 게시판 폐쇄 논란 등이 연이어 불거지고 있다. 원뉴스 공동취재팀은 4월 9일, 제3노조 ‘올바른노동조합’을 이끄는 송시영 위원장을 만나 신도림역 사고 당시 상황과 공사 내부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들었다.

 

Q. 신도림역 사고 당일, 어떤 문제가 가장 심각했다고 보십니까?

A. 무엇보다도 지휘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규정상 중대 사고 발생 시 ‘지역 사고수습본부’(지수본)가 꾸려지는데, 지휘를 총괄해야 할 사장이 11시간 넘게 자리를 비웠습니다. 현장과 본사 모두 서로에게 “사장이 있느냐”고 물을 정도로 혼란이 심했습니다. 수습은 늦어졌고, 상황은 더 악화됐습니다.

 

Q. 사장의 해명은 무엇이었습니까?

A. ‘가족 모임 중이었다’는 입장을 밝혔고, 카카오톡으로 지시를 내렸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지하철 사고가 발생했는데 원격 지휘가 가능하다고 말하는 것은 책임 회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재난 현장에 직접 나와야 할 공공기관 수장의 태도는 그보다 훨씬 무거워야 합니다.

 

Q. 사고 직후 발표된 사과문에도 논란이 있었습니다.

A. 네. 조사도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 직원의 실수’라는 표현이 들어간 사과문을 각 역사에 붙이라는 지시가 내려졌습니다. 책임 있는 자리는 침묵했고, 정작 수습에 힘쓴 본부장은 직위 해제됐습니다. 책임이 아래로만 전가되는 전형적인 조직의 문제입니다.

 

▲ 원뉴스 공동취재팀이 4월 9일, 서울교통공사 제3노조 ‘올바른노동조합’ 송시영 위원장을 만나 신도림역 사고 당시 상황과 공사 내부 구조 문제에 대해 인터뷰하고 있다.

 

Q. 사고 이후 사내 게시판도 폐쇄됐습니다. 그 배경은 무엇입니까?

A. 많은 직원들이 사측이 일방적으로 폐쇄했다고 오해하고 있지만, 사실은 1노조가 폐쇄를 건의했고 사측이 이를 수용한 겁니다. 사내 게시판은 직원 간 유일한 소통 공간입니다.

다수 노조가 오히려 알 권리와 내부 토론을 막았다는 사실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Q. 공사 내부의 성비위 문제도 꾸준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A. 맞습니다. 예전 성희롱 피해자 명단이 유출됐고, 2차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최근 주요 보직에 발령되었습니다. 일부 피해자는 지금도 가해자와 불과 1분 거리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 감사위원회가 조사 중인데도 공사 차원에서는 아무런 인사 조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Q. 올바른노동조합은 어떤 문제의식에서 출범하게 되었나요?

A. 2021년, 기존 노조의 정치 편향과 조직 이기주의에 문제를 느껴 설립했습니다. 우리는 정파적 구호가 아닌, 실질적인 노동자 삶의 개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10년 만에 임금 인상을 실현했고, 일·가정 양립 제도도 크게 바꿔냈습니다.

 

Q. 이번 사태와 관련해 서울시장의 책임을 어떻게 보십니까?

A. 사장을 임명한 것은 서울시장입니다. 백호 사장의 대응과 인사 운영을 그대로 두는 것은 이 사태를 묵인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지금이 오히려 결단할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Q. 끝으로, 시민들과 직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A. 이 공사는 단순한 직장이 아니라, 시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기관입니다. 책임을 회피하는 구조를 바꾸지 않는다면, 언젠가는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직원들도 이제는 침묵 대신, 우리 회사의 미래를 위한 실천에 나서주셨으면 합니다. 저는 그걸 함께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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