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죽음의 불빛에서 공존으로

도심 곳곳 가로등에 날아와 죽어가는 곤충들... 대안 없을까?
온라인팀 | eco@ecomedia.co.kr | 입력 2016-08-04 15:5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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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이탈리아에 이어 한국이 89.4% 의 비율로 2번째로 빛공해 면적이 넓다고 한다. 도심에 넘쳐나는 간판 불빛과 가로등 같은 여러 원인으로 인한 과도한 불빛은 수면 방해를 일으키고 심지어 암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불빛에 더 치명적인 피해를 입는 것은 바로 곤충이다. 나방과 같이 주광성을 가진 곤충들은 가로등 불빛을 보고 날아와서 힘이 다해 죽거나 사람에게 밟혀 죽는 것이다. 

 

△대학교 운동장 트랙에서 발견한 멸종위기 2급 보호종 물장군.

멸종위기종 물장군을

학교 운동장 트랙에서 발견하다

지난 초여름 밤, 춘천 한림대학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고 있던 중 무엇인가가 눈에 띄었다. 인조잔디로 이루어진 운동장을 동그랗게 감싸고 있는 달리기 트랙에 커다란 바퀴벌레 같은 것이 기어가고 있던 것이다. 가까이 가서 잡아보니 멸종위기종 2급인 물장군이었다. 물장군은 우리나라의 노린재목 곤충 중 가장 크며 늪이나 연못에 서식하고 작은 물고기나 올챙이 심지어 개구리까지 포식하는 육식성 수서곤충이다. 그런데 학교 내엔 연못도 없고 근처에 물가도 없는 대학교 운동장 한가운데에 어쩌다가 물장군이 나타나게 된 것일까?

 

물장군이 운동장에서 발견된 이유는 바로 운동장의 조명 때문이었다. 야간 경기를 위해 운동장에 조명을 켜놨고 야간에 빛을 보면 날아오는 습성을 가진 물장군이 물 한 방울 없는 대학교 운동장까지 날아온 것이다. 다행히 내가 발견해 사람이 없는 곳에 풀어줬지만 하마터면 밟혀서 죽을수도 있었던 순간이었다.

 

불빛에 날아오는 곤충들.... 그 이유는?

그렇다면 곤충들은 대체 왜 불빛에 날아오는 것일까? 그 이유는 주광성(走光性)에 있다.

△불빛에 이끌려 날아오는 주광성을

  가진 나방들.

주광성이란 빛을 향하는 성질을 의미하는데 주광성 곤충은 대표적으로 나방이 있다. 나방의 경우 원래 하늘의 달과 별빛을 기준점으로 잡아 80도 정도의 일정한 각도를 유지하면서 비행하는 특징이 있다. 그러나 가로등과 같이 달빛보다 밝은 불빛이 생겨나면 나방이 가로등 불빛을 기준으로 삼아 날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가로등 주변에 나방이 원을 그리며 날다가 부딪히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슴벌레나 장수풍뎅이, 물장군 같은 대형 갑충들도 주광성을 가지고 밝은 빛에 날아오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불빛에 이끌려 날아오는 습성을 가진 곤충들은 속수무책으로 죽을 수밖에 없을까? 곤충들이 날아와서 죽을 수도 있다는 이유로 도시의 모든 불을 끄고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방법이 있을까 찾아보았다.

 

 

△가로등 따라 날아왔다가 밟혀죽은 넓적사슴벌레.<사진제공=손은기 강원도연합생태 동아리> 

곤충들과 함께하는 방법.... 가로등의 불빛을 바꾸자!
불빛에 날아오는 곤충들을 관찰하다가 신기한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흰색인 수은 가로등에 몰리는 곤충의 수가 노란색인 나트륨 가로등에 몰리는 곤충의 수보다 많다는 것이다.

 

한림대학교 내의 흰색 가로등 10개와 노란색 가로등 10개에 몰리는 곤충의 수를 돌아다니며 측정한 결과 흰색 가로등에 몰리는 곤충의 수가 노란색 가로등에 몰리는 수보다 약 40%에서 많으면 4배까지 차이가 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로등의 색에 따라 곤충이 날아오는 수가 왜 다른지 이유를 찾아보았다. 알고 보니 노란색 나트륨 등의 파장이 흰색 가로등보다 길고 상대적으로 밝기가 낮아서 곤충들은 노란색 가로등에는 비교적으로 덜 날아온다고 한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심의 간판불빛과 가로등을 전부 끌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산 가까이의 가로등이나 멸종위기종, 또는 보호종들의 서식지 근처의 가로등을 끄거나 그것이 여의치 않다
△불빛따라 날아왔다가 밟혀죽은 멸종위기종 2급 암컷 물장군

  알들이 모두 터졌다.

면 노란색 가로등으로 바꾼다면 많은 생명들을 살리고 함께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린기자단 김정훈/ 한림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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