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감소는 수도사업의 위기적 환경
1908년 뚝도에 정수장을 설치하여 서울 용산 일대에 수돗물을 공급하기 시작한 것이 우리나라 근대 수도의 시작이었다. 1960년대 경제개발을 뒷받침하기 위해 외국의 원조자금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시설투자를 시작하고 1970년대 산업화와 도시화 추세에 수도사업은 확대 발전을 거듭해왔다. 2020년말 현재 상수도 보급률은 97.5%에 이르고 관로연장은 23만km에 달하여 수도사업의 자산규모는 37조원 상당의 대규모 사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우리나라 상수도는 △낮은 유수율과 낮은 요금 현실화율로 만성적 수지 적자 문제 △ 한자리 수 음용율로 수요자의 상수도 불신 문제 △고도경제성장기에 구축된 수도시설의 대부분이 경년을 경과한 관로 등 시설의 노후화 문제 △도시와 농어촌 격차(유수율, 요금등) 문제△인구 감소와 기후 변화 등 미래 환경에의 대응문제 등 당면한 과제 또한 적지 않은 것이 우리 상수도의 현실이다.
수도는 공중위생의 향상과 생활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도시기능 유지에 필수적이며 국민생활과 사회경제활동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회기반 시설이다. 자치 시.군이 독립채산제 수도사업자로서 권역 내 주민에게 수도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수도의 중요성을 고려한 서비스의 공공성과 운영의 실효성 확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수도사업이 사업권역 내의 주민에 대한 급수서비스 대가인 수도요금을 주된 수입원으로 하는 특성상 인구 규모는 수도사업 운영에 핵심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우리나라의 인구 추세는 2020년 정점을 찍은 후 감소추세로 전환하여 인구가 자연 감소하는 현상인 이른바 인구 ‘데드 크로스(dead cross)가 발생했다.
인구감소 문제는 우리 사회의 모든 분야에 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며 특히 인구 규모와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진 수도사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수도를 확장 정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했던 우리의 수도가 해체. 철거라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우리나라 수도사업과 구조가 유사하고 우리보다 앞서 인구감소가 시작된 일본의 수도사업의 현실이 이를 방증해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인구감소 속도가 빨라 2021년 합계출산율이 0.81로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최근 “일본은 그나마 합계출산율을 1.3에서 더 떨어지지 않도록 막는 데는 성공한 편”이라며 “한국과 홍콩은 일본보다 더 빠르고 끔찍한 인구감소 위기를 맞을지 모른다”고 보도했다.
만성적 적자 운영, 시설의 노후화 등 간단하지 않은 문제들을 안고 있는 우리나라 수도사업이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인구감소라는 경험한 적 없는 새로운 환경을 맞아 사업운영의 위기에 봉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인구 동향
1) 감소로 전환한 우리나라 인구
통계청이 발표한 [2021 한국의 사회지표] 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주민등록 기준 2020년 5184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지난해 5175만명으로 감소로 전환했다. 우리나라 인구가 처음으로 감소한 것이다. 감소율은 미미하지만 그 의미와 파장은 참으로 크고 엄청나다. 2029년으로 예상했던 당초 예측보다 9년이나 앞당겨 나타난 것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가임여성 (15~49세)1명당 생애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합계출산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1년에는 세계 최저 수준인 0.81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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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통계청 2021 한국의 사회 지표 |
2) 우리나라 장래인구 추계( 2020~2070년)
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인구는 2020년 5184만명에서 감소추세로 전환하여 2030년에는 5120만명, 2070년에는 3766만명(1979년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인구 성장율의 경우 2021~2035년 까지는 – 0.1% 수준, 이후 감소 속도가 빨라져 2070년에는-1.24% 수준까지 하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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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 결과 |
또한 출생아 수와 사망자 수를 비교하여 산출한 인구의 자연증감에 있어서도 2020년 3만명 감소에서 2030년 10만명 감소 2070년에는 51만명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여 인구의 자연감소 규모가 계속 커질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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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구의 자연증감 추이 (1985~2070) / 출처: 통계청 장래인구추계(2020~2070년) 결과 |
3) 인구의 수도권 집중
수도권의 인구는 1990년 1,834만명에서 2020년 2,596만 명으로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인구 집중도가 1960년대에는 전체 인구의 20.8%였으나, 증가를 계속하여 2020년에는 50.1%로 지방 인구보다 더 많게 되었다.이는 다른 OECD 국가의 수도권 집중도(영국 12.5%, 프랑스 18.8%, 일본 28.0%)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러한 인구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방의 인구감소를 초래하고 지방소멸의 우려를 현실화하고 있다.
4) 지방소멸
“지방소멸” 개념은 2014년 발표된 일본의 마스다 히로야(増田 寛也) 보고서에 등장한 개념으로 동 보고서는 일본의 인구변화 추계를 기초로 약 30년후 인구가 절반 이상으로 감소하는 시.정.촌이 50%이상에 이를 것이라는 충격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한국고용정보원의 이상호는 마스다 히로야의 방법론을 차용하여 우리나라의 지방소멸 위험 정도를 분석하였다. 이상호는 20~39세 여성 인구수 대비 65세이상 인구수로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산출하고 소멸위험지수에 따라 위험 정도를 분석하였다. 지방소멸은 인구의 자연적 감소도 작용하지만 지방 인구의 유출에 의한 사회적 감소가 더 큰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소멸위험 지역의 장기적인 추세를 보면 소멸위험 지역은 2005년에 33곳에 불과했으나, 10년 후인 2015년에 80곳으로 2020년에는 102곳 그리고 2022년 3월 기준으로는 228개 시군구 중 49.6%에 이르는 113개 시군구로 나타났다. 2022년 3월 자료에서는 군지역은 대부분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했으며 신규 위험 지역들은 제조업 쇠퇴지역과 수도권 외곽 지역으로까지 확산되어 질적인 심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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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일자리 양극화와 지방소멸 위기,대안적 일자리 전략이 필요하다], 이상호 /한국고용정보원 지역산업과 고용 2022.Vol.3 |
수도사업의 경제적 특수성
우리나라의 수도사업은 수도법에 의해 국가ㆍ지방자치단체 또는 한국수자원공사가 경영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지방 상수도의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지방공기업법에 의해 직영기업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방공기업법은 공기업의 경영에 있어서 “경제성과 공공복리증대”를 경영기본 원칙으로 정하고 수도사업의 경영 기조를 기업성과 공공성의 조화에 두고 있다. 지방공기업특별회계로 운영되는 수도사업은 독립채산제와 책임경영 원칙에 따라 운영되고 지방자치단체 직접경영과 위탁관리방식의 두 가지로 운영되고 있다. 이러한 수도사업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경제적 특수성을 가진다.
1) 수도사업의 주 수입인 수도요금은 지방조례에 의해 정해지고 지방의회의 결의가 필요하여 수도요금의 결정은 정치적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으며 물가안정 목적 등 각종 규제를 받기 때문에 경제적 논리로 요금을 책정하기가 어려운 분야다.
2) 수도사업은 독점적 사업으로 규모의 경제 특성을 가진다. 규모의 경제성은 생산량 규모가 커질수록 단위 비용이 낮아지는 특성을 말하며 수도사업의 경우 설비증가율보다 배수량 증가율이 큰 경우 규모의 경제성을 가지며 인구밀도가 낮은 교외나 산간지 등 설비증가율이 배수량 증가율보다 큰 경우는 규모의 불경제 현상이 발생한다. 즉,배수량의 규모에 따라 평균비용이 증.감한다.
3) 수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취수장, 정수장, 배수지, 관망 등 다양한 시설의 설치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어야 하며, 토목.환경.기계.전기.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인력을 필요로 하여 자본집약적이며 고정비의 비중이 크다
4) 수도사업은 배급수의 특성상 밀도의 경제성도 가지고 있다. 급수지역의 공간적 밀도가 충분하면 관로의 최소화로 경제적일 수 있지만 인구나 거주지의 과소화 (過疎化) 상황에서는 경제성이 낮아진다.
5) K-water 연구원의 “수도광역화에 따른 바람직한 통합 방안 구축 연구” 결과에 의하면 “급수인구가 적은 지자체의 경우 재무적 측면에서도 지속가능성이 열악한 것으로 평가”하면서 재무적 분석 결과를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가) 급수인구 규모가 적을수록 생산원가가 높으며 이에 따라 요금 현실화율이 현저히 낮음. 나) 인구 소멸 위험도가 높을수록 생산원가가 높고 이에 따라 요금 현실화율이 현저히 낮음. 다) 급수인구가 많을수록 단위당 영업손실이 감소하고 규모의 경제로 인한 단위당 생산원가 감소로 영업손익도 급수 규모가 클수록 점차 개선되는 경향이 있음. 라) 급수인구가 적을수록 급수원가 중 감가상각비 및 민간위탁비 비율이 높고 50만명 미만의 경우 급수인구가 많을수록 원·정수 구입비의 비율이 증가.
인구감소가 수도사업에 미치는 영향
수도사업에 있어서 급수인구의 증감은 수입의 증감으로 나타나고 세대수의 증감은 수도시설의 변동을 초래한다. 인구가 감소하더라도 세대수는 오히려 증가하거나 인구감소 만큼 감소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2020년 최초로 인구는 감소하였지만 1인 세대의 증가로 세대수는 큰폭으로 증가한 바 있고 인구감소로 지방소멸 등이 발생할 경우 세대수의 감소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인구감소와 세대수 감소의 비동시성으로 급수수입은 감소하면서 급수공급의 필요성은 감소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하고 인구감소로 인한 수입감소 상태에서도 일정 수준의 수도 자산의 유지가 필요한 점에서 인구감소는 수도사업 경영에 심대한 영향을 미친다.
1) 유수수량(有收水量)의 감소로 규모의 불경제(diseconomies of scale) 현상 발생
상수도의 생산품목은 정수(淨水)이며 정수급수량은 곧 인구와 비례하여 인구가 많은 수도사업자(지자체)일수록 요금수입 규모가 크고 규모의 경제성이 달성되어 비용이 낮아지는 구조이다. 인구가 적은 지자체는 높은 단위 비용이 소요되고 인구가 많은 지자체는 낮은 단위 비용의 사업구조가 형성된다고 할 수 있다. 인구의 감소는 수도사업의 수입 측면에서는 유수수량의 감소로 요금수입이 감소하고 원가 구조 면에서도 단위당 비용의 증가 등으로 규모의 불경제 상황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되어 사업 손익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2) 재원확보의 어려움
수도 요금 수입의 감소는 시설 개량 및 수도사업 운영에 필요한 재원확보에 어려움을 야기하며 경영상황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재정적으로 취약할 경우 노후시설의 교체와 효율적인 수질 관리 조치에 한계가 있을 수 있다.
3)시설 가동율 및 이용율 저하
수도시설의 가동율 및 이용율이 저하되어 상수도시설을 유지관리 하기 위해 급수 수량 대비 과도한 투자 비용이 소요될 수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재정 상황이 열악한 군 단위 수도사업자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4) 물 수요의 감소로 수돗물 배수 과정에서 정체 또는 체류수가 발생하여 ⓵잔류염소 농도 저하 ⓶이물질 퇴적으로 인한 탁수의 발생 ➂인구의 편재(偏在)에 의한 수압의 불균형 ⓸유속의 저하 등 관로에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
5) 종래의 신설. 정비에서 해체. 철거라는 새로운 과제가 발생될 수 있다. 특히 농어촌. 산간지역 등 인구의 과소화(過疎化)지역에서는 수도서비스의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6) 상수도를 비롯한 공공시설은 인구감소로 인해 유지관리에 중점을 옮겨야 하고 경영효율의 향상이 요구된다.
일본의 인구감소와 유수수량 감소
1) 인구 추이
일본 총무성의 ‘2022년 인구동태조사’에 따르면 일본 인구가 2020년 48만3000여 명이 줄어든 데 이어 2021년 한 해에 72만6000여명 줄어 사상 최대 규모로 감소했다. 인구감소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진 결과다.
5년마다 조사되는 국세조사 결과에 의한 일본의 인구는 2008년 1억2,808만명을 정점으로 감소로 전환하여 2015년 1억 2,709만명으로 감소하고 일본 国立社会保障・人口問題研究所의 장래 추계에 의하면 2040년에 1억 1,092만명을 지나 2053년에는 99,240명으로 1억명 이하로 떨어지고 2065년에는 8,808만명으로 2015년 대비 30.7% 감소할 것으로 추계하고 있다.
2) 유수수량의 감소
우리나라와 유사한 수도사업 구조를 가진 일본의 경우에도 인구감소에 따라 급수량이 감소하고 급수수입의 감소로 수도사업의 경영상황이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17년 수도 주무부서인 후생노동성은 일본의 인구감소 추세에 따른 유수수량을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 바 있다. 이에 의하면 일본의 유수수량 은 2000년 1일 3,900만㎥으로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서 2015년에는 3,600만㎥, 2065년에는 2000년 대비 약44%가 감소한 2,200만㎥, 100년 후에는 70%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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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출처: 일본 후생노동성,2017년 공개 자료 |
3) 일본의 대응
인구감소사회의 도래,절수형 사회로 이행, 산업구조의 변화에 의한 유수수량의 감소는 수도사업이 당면하고 있는 수도시설의 노후화 심각한 인재부족 등 문제와 함께 수도사업 자체의 지속가능성 문제까지 제기되었다. 일본의 수도 당국은 이러한 수도사업이 직면한 심각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 2018년 수도법 제정후 처음으로 수도사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수도법의 대폭적 개정을 단행했다. 수도사업의 광역화, 민간부문과의 연휴(連携), 자산관리의 적절화 등을 주된 내용으로한 수도법 개정으로 수도사업의 기반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맺으면서
1)통계청의 장래인구 추계에 의하면 저 출생과 고령화가 당초 예상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합계출산율도 2021년 0.81에서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지방소멸 위험지수도 우리나라 대부분의 군지역 및 일부 시 지역이 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 동향으로 볼 때 현재 인구가 적은 지자체의 소멸위기가 더 빠르게 도래하고 이들 지역의 인구감소가 더 일찍 더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2)규모의 경제가 적용되는 상수도 사업의 특성상 인구감소는 수도사업 운영에 치명적인 영향을미치고 특히 인구감소의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유수율 69.4%, 수돗물 생산원가 전국평균의 230% ,재정자립도 10.5% 요금 현실화율이 평균적으로 41.2%에 불과한 군지역의 경우 수도사업 운영의 지속가능성 자체가 위협받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3)인구감소 시대를 맞아 우리 수도사업은 시설의 노후화 문제등 현안에 더하여 기후변화와 인구감소 환경에 대응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특히 인구감소는 지역에 따라 수도서비스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제다. 따라서 수도사업의 거버넌스, 사업의 통합, 유수수량에 부합하도록 시설의 다운사이징등 재검토, 하수도와의 연계강화, 전문인력의 양성등 수도사업의 재편성 재구축에 준하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고 늦기 전에 정책과제를 확정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추진해 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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