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실내 환경의 벽면, 바닥재, 천장재 등이 인간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을 장기간 흡수·보유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UC Irvine) 연구진은 최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한 논문에서, 가정이나 건물 내부의 다양한 표면이 휘발성 유기화합물(VOC)을 상당한 수준으로 축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이 같은 물질은 호흡이나 피부 접촉을 통해 인체에 흡수돼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VOC는 요리, 청소용 스프레이, 개인 관리 제품 등 일상적인 소비재에서 비롯되며, 담배 연기나 산불로 인한 대기 오염도 주요 발생 원인으로 꼽힌다. 연구팀은 유해 화합물이 표면에 흡착된 뒤 시간이 지나 다시 공기 중으로 방출되거나 오염된 표면과 접촉할 때 노출 위험이 커진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토론토대 조나단 애보트 교수가 주도했으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소의 ‘넷제로 에너지 주거용 시험 시설’에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제 주택 구조와 유사한 챔버를 제작해 오염물질을 주입하고, 질량 분석 기기를 통해 VOC의 이동과 지속성을 추적했다.
마나부 시라이와 UC 어바인 화학과 교수는 “실내 표면은 VOC를 흡수하는 거대한 화학적 스펀지 역할을 한다”며 “도장면, 시멘트, 목재 같은 다공성 재료가 주요 저장소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로 인해 실내에 유해 화학물질이 훨씬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으며, 노출 위험도 장기화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흡연을 중단한 뒤에도 실내에서 담배 냄새가 오래 남는 현상, 즉 ‘제3차 연기(third-hand smoke)’가 표면 저장소에서 다시 방출된 화합물 때문임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발견이 실내 오염 관리 방식에도 시사점을 준다고 지적한다. 단순 환기만으로는 VOC 제거에 한계가 있으며, 표면에 축적된 화학물질을 없애려면 진공 청소나 걸레질 등 물리적 청소가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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