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미국의 폐수 처리장이 환경당국의 공식 추정치보다 약 두 배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프린스턴대학교 토목·환경공학과 마크 존들로(Mark Zondlo) 교수와 UC 리버사이드의 프란체스카 홉킨스(Francesca Hopkins)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동식 실험실을 이용해 전국의 폐수 처리장을 직접 측정한 결과, 환경보호청(EPA)의 공식 수치보다 아산화질소(N₂O)는 1.9배, 메탄(CH₄)은 2.4배 더 많이 배출된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워터(Nature Water) 에 최근 게재됐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폐수 처리장은 미국 전체 메탄 배출량의 약 2.5%, 아산화질소의 8.1%를 차지한다. 두 가스 모두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로, 1850년 이후 지구 온난화의 약 22%에 기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존들로 교수는 “깨끗한 물을 생산하는 것이 폐수 시스템의 1차 목표이지만, 대기 중으로 방출되는 가스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간과돼 왔다”며 “이번 연구는 공공 및 환경 보건에서 폐수 시설의 역할을 새롭게 조명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프린스턴 대기화학 실험(Princeton Atmospheric Chemistry Experiment)’이라 불리는 이동식 전기차 실험실을 이용했다. 차량에는 프린스턴 연구진이 개발한 레이저 기반 가스 감지 시스템과 상업용 기상 센서가 장착됐다.
이 실험실은 미국 전체 폐수의 약 9%를 처리하는 96개 폐수 처리장을 방문하며 배출량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14개월 동안 계절별로 미 동부에서 서부까지 약 5만 2천 마일을 주행하며 데이터를 수집했다. 연구팀은 각 시설을 여러 차례 방문해 다양한 시간대와 기상 조건에서 측정을 반복했으며, 개별 시설의 데이터는 익명으로 처리했다.
그 결과 같은 시설에서도 일주일 사이 배출량이 완전히 달라질 정도로 불안정한 경향을 보였다.
연구에 따르면 폐수 처리 과정은 미생물이 유기물을 분해하면서 메탄과 아산화질소를 부산물로 생성하는데, 온도·강우량·계절 등 다양한 환경 요인이 이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또한 시설의 노후도와 운영 방식 차이로 인해 공장 간 배출량 격차가 매우 크다는 점도 확인됐다.
존들로 교수는 “1970년대에 지어진 많은 공장이 기술적 업데이트를 거듭하면서 복잡성이 커졌다”며 “우리는 개별 공정이 아닌 전체 시설의 실제 운영 전반을 관찰하려 했다”고 말했다.
UC 리버사이드의 홉킨스 교수와 협력한 프린스턴의 제이슨 렌(Jason Ren) 교수는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폐수 시설은 물의 청정도에 초점을 맞춰왔지만, 최근에는 대기 배출 관리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렌 교수는 또 “온실가스 배출 억제는 단순히 환경 개선에 그치지 않고 경제적 기회로도 이어질 수 있다”며 “예를 들어 메탄은 온실가스이지만 동시에 유용한 재생에너지원이기도 하다. 회수 및 활용 기술이 개발된다면 공공 유틸리티에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향후 폐수 처리장 운영자와 협력해 공정별 배출 메커니즘을 정밀 분석하고, 효율적인 감축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시설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확보하면 물뿐 아니라 공기 배출도 함께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존들로 교수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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