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하락과 물산업 해외진출의 영향

우리 한번 소심해 보면 어떨까
김한결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15-02-10 16:5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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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이 올해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4%에서 3.0%로 대폭 낮췄다. 유로존의 디플레이션 우려와 저유가에 따른 영향 및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장이 그 이유다. 연초에 개최되는 다보스포럼에서 제시된 ‘눈앞에 닥친 새로운 난제들’의 주요 키워드도 지정학적 갈등, 유로존 위기, 미국 금리인상, 유가하락 등이다. 또한 이헌재 전 부총리는 한 경제세미나에서 “이런 현상이 하루 이틀사이에 끝날 일은 아니며 결국 살아남는 자가 승리하는 ‘생자승시대’가 왔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전문기관과 전문가가 모두 자고나면 어렵다는 말밖에는 없는 모양이다. 이 모두가 우리 물산업에도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안들로서 만나는 기업인마다 나오는 것이 어렵다는 말이요 터지는 것이 한숨인 현실이다.


눈 내린 산길 내려오기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는 말이 있다. 이 상황을 즐기지는 못하겠지만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현명하게 지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며칠 전에 동네 뒷산에 다녀왔다. 깜깜한 새벽에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해서 두 세 시간 정도 산행을 생각하고 집을 나섰다. 물론 등산복에 등산화와 두꺼운 장갑을 갖추고 힘차게 산에 들어섰다. 그런데 산길에 들어서자마자 아직도 눈이 녹지 않은 채로 남아 있어 길이 여간 미끄럽지 않았다. 그래도 씩씩하게 한걸음씩 가파른 산길을 올라갔다. 다행히 오르막이고 등산화도 제 역할을 하였는지라 별로 사고 없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 있었다.  

 

문제는 내려오는 길에서 발생했다. 아직도 날이 컴컴해 길이 잘 안보여서 남들이 자주 다닌 길을 선택했다. 핸드폰에 있는 플래시를 켜고 조심조심 내려가다가 보니 그래도 평평한 길이 나왔다. 길도 좋은 것 같고 급한 마음에 보폭을 크게 해서 빨리 걷자마자 미끄러졌다. 내려가는 속도를 못이긴 탓이다. 간신히 일어나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내딛다가 얼마나 남았는지 궁금해서 플래시를 조금 멀리 비추어 앞을 내다 보는 순간 다시 미끄러졌다. 잠시 한눈을 판 사이에 또 헛발을 디딘 거다. 다시 일어나 진짜 앞만 보고 조심하면서 한걸음씩 내 딛으면서 ‘거의 다 내려왔다, 이제는 다 왔구나’하면서 안심하고 발을 내 딛는 순간 또 미끄러졌다. 얼음 위에 낙엽이 살짝 덮여있었던 것이다. 이번에는 방심한 탓이다. 그렇게 몇 번을 미끄러지면서 간신히 산을 내려왔다.  

경험에서 얻은 겨울산행 요령이다. 우선 보폭을 좁힌다. 보폭이 크면 속도와 힘이 증가해 신고 있는 등산화로는 미끄러운 눈길을 당할 수가 없는 것이다. 두 번째 힘을 빼는 것이다. 온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걷다보니 힘들기도 할 뿐더러 넘어지면 무지하게 아프다. 세 번째, 바로 앞만 보는 것이다. 괜히 10m 앞의 길은 어떤지 그리고 얼마나 왔는지 쓸데없이 돌아보다가 눈앞을 못 봐서 미끄러지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까지 조심스럽게 발길을 내 딛는 것이다. 확실한 것은 산길에서 미끄러져서 조난당하지 않으면 결국은 살아서 내려온다는 사실이다.


불확실성 시대의 기업 경영
여기서 우리는 지금과 같은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남아야 하는 물산업이 처한 형편과 유사한 상황을 본다. 러시아 사태, 그렉시트(Grexit), 유가폭락, 금리인상 등 발 밑에 뭐가 있는지 모르고 또 그것들이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마치 깜깜한 밤에 눈 덮인 산길을 내려오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우선 보폭을 줄여야 한다. 기업경영에서 보폭을 줄이는 것은 욕심을 줄이는 것이다. 대부분의 욕심은 외형적인 성장으로 집중된다. 사업을 다각화 시킨다거나, 새로운 사옥을 짓는다거나, 혹은 비핵심 분야를 인수합병하는 등의 행동들이다. 이러한 행동은 일반적으로 기업의 부채를 증가시켜 재무적 안정성을 떨어뜨린다. 혹시나 이럴 때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신용경색 사태가 발생하게 되면 기업이 생존하기가 어려워진다.


두 번째는 눈앞에만 신경 쓰도록 하자. 잘나갈 때는 미래성장동력 사업에도 투자하고 장기적인 수급전략이 필요하고 실제로 통한다. 하지만 원유부터 모든 원자재의 수급 및 자금의 유동성이 불확실할 때는 너무 멀리 내다보는 것은 허영이다. 바로 앞길도 모르면서 6개월 뒤를, 1년 뒤를 내다보는 것이 혜안이라고 할 수 있겠는가. 이런 경우에는 기업환경 변화에 최대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기업 경영에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수시로 변화한다. 원자재 수급상황부터 관련 규제의 변화를 수시로 모니터링 하여 변화를 감지하고 그때마다 즉각 대치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어야 한다. 따라서 이럴 때 일수록 기업의 핵심부문에 집중하고 현재 창출하는 수익을 극대화시키는 전략이 필요하다.

 
세 번째는 마지막까지 조심스러운 위기관리이다. 불확실성의 시대에는 예측하지 못하는 변화로 부터 발생하는 위기가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른다. 특히 현금 유동성 위기는 불확실성 시대에 중소기업이 겪을 수 있는 가장 흔한 위기이다.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해 예상치 못한 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유동성이 부족해 기업 경영의 어려움이 없도록 관리해야 한다. 이렇게 위기를 잘 관리하면 수익성이 높은 새로운 사업기회가 오면 오히려 기회가 되는 경우가 많지 않은가.


소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두가 어려운 시대이다. 그래도 이헌재 전 부총리의 말대로 살아남는 자는 승리할 것이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살얼음판이고 눈에 보이지도 않는 위험한 요소가 많지만 그래도 조심하고 또 조심해서 내려오면 분명한 것은 결국에는 마음 놓고 발을 내 뻗을 수 있는 아스팔트가 나온다는 사실이다. 그때까지는 보폭을 작게 하고, 쓸데없이 멀리보지 말고 눈앞에만 충실하면서, 중간에 다 왔다고 방심하지 말고 다 내려왔다고 확신이 들 때까지는 내려올 때 그 마음으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면 결국은 위험했던 산길을 내려온다는 것을 우리 모두 다 알고 있지 않은가. 적어도 올해 1년은 우리 모두 소심해 지자.  

[김자겸 K-water 해외사업처 해외사업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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