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팔트 위에 피는 꽃 ‘질경이’를 아십니까?

그린기자단 이도영(대천여고), 6월 우수기사
홍리윤 | ecomedia.co.kr | 입력 2017-07-04 17: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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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걷다 우연히 생명체 하나를 발견했다. 흙 없는 돌계단의 좁은 틈새로 자라난 그 생명체는 바로 질경이였다. 열악한 환경에서 끈질긴 생명력으로 번식하는 질경이를 보고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론 감동도 했다.

 

△올해 6월 25일 충남 보령시에서 발견한 돌계단 밑의 질경이.

 

질경이는 생명력이 ‘질겨서’ 붙여진 이름으로 오해하기 쉽지만, 옛날에는 길에서 산다고 하여 ‘길경이’라고 불렀던 것을 지금 질경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질경이의 또 다른 이름에 관한 재밌는 이야기가 있다.

 
한나라에 마무(馬武)라는 장수가 군사를 이끌고 전쟁터로 갔다. 그러다 산 넘고 강 건너 풀 한 포기 나지 않는 사막을 지나게 됐다. 물과 식량이 부족한데다가 픙토병까지 덮쳐 많은 병사들이 쓰러졌다. 그들은 아랫배가 붓고 눈이 쑥 들어가며 피오줌을 누는 '습열병'으로 고생하고 있었다. 사람뿐 아니라 말 또한 피오줌을 누면서 하나둘 쓰러졌다.

 

그런데 3일 정도 지났을 때 말 한 마리가 생기를 되찾은 채 맑은 오줌을 누는 것이 아닌가. 이상하게 여긴 ‘마무’는 말을 자세하게 관찰했다. 말은 마차 앞에 있는 풀을 열심히 뜯어 먹고 있었다. 그 풀이 병을 낫게 했다고 생각한 마무는 곧 그 풀을 뜯어 병사들에게 먹였다. 그러자 오줌이 맑아지고 퉁퉁 부었던 아랫배도 본래 모습을 찾았다. 그 뒤로 사람들은 수레 앞에 있던 풀이라는 의미를 담아 ‘차전초’라고 부르게 됐다.


질경이는 그 효능이 뛰어나다. 섬유질을 풍부하게 함유해 변비 치료와 이뇨 작용에 도움을 주고, 현대에는 여성의 질 청결제로 개발돼 홈쇼핑에서 불티나게 팔린다고 한다. 또한, 눈의 충혈과 각막을 보호해 각막염, 노인성 백내장에 효과가 있고 혈압을 내려주기 때문에 고혈압과 심장병에도 좋다. 한방에서는 중요한 약재로 활용한다니 정말 기특한 식물임이 분명하다.


질경이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 묵묵히 제구실 다하지만 분명 아픔도 있을 것이다. 기름지고 촉촉한 땅을 등지고 왜 굳이 척박한 땅을 선택하는 걸까?
길가 아무 곳에서나 자라는 질경이는 사람의 신발이나 짐승의 발, 자동차 바퀴 등에 씨앗을 묻혀 널리 퍼뜨린다. 비옥한 땅에서 큰 키의 식물들과 경쟁해 봐야 결과가 뻔하니 차라리 길에 싹을 틔워 밟히고 치이면서 자라기를 택한 걸까. 틈새를 비집고 자라난 질경이를 보고 감동한 건 ‘자유와 끈기’ 때문이었다. 밟히는 것을 오히려 기회로 삼아 비로소 하나의 생명체로 거듭나는 질경이는 한계를 기회로 바꿔 삶을 이어가는 생명체다.

 
바닥에 납작 엎드려 살아남고, 짓밟히는 그 순간조차 번식의 기회로 만드는 질경이의 모습은 우리가 배워야 할 점이다. 높은 자리에 있다고 자만하지 말고, 낮은 자리에 있다고 해서 실망하지 않는 것이다. 좋은 기회는 질경이처럼 자세를 낮추는 사람에게만 보인다. 질경이의 고단한 삶이 오히려 겸허함을 말해주듯, 지금 나의 겸손함을 대변해 주는 건 질풍노도의 삶이 아닐까.

 <그린기자단 이도영, 대천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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