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플라스틱 오염이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인공지능(AI)과 용매 기반 기술 등 새로운 접근이 재활용의 한계를 극복할 열쇠로 주목받고 있다.
버팔로대학교(University at Buffalo) 연구팀은 최근 발표한 리뷰 논문에서 플라스틱 재활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수 있는 다양한 기술을 소개했다. 이 논문은 미국화학회(ACS)의 저널 Industrial & Engineering Chemistry Research에 게재됐다.
연구를 이끈 오로라 델 카르멘 문구아-로페즈(Aurora del Carmen Munguía-López) 조교수는 “플라스틱 관리의 지속 가능성을 달성하기 위해선 전 생애 주기를 고려한 포괄적인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생산된 플라스틱의 재활용률은 약 9%에 불과하며, 73%가량은 매립되거나 환경에 방치되고 있다. 특히 해양에는 약 1억5천만 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축적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단순한 환경오염을 넘어 암, 호흡기 질환, 생식 문제 등 인간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플라스틱은 여전히 포장재, 건축 자재, 섬유, 전자기기 등 현대 산업의 핵심 소재로서 대체가 쉽지 않다. 문구아-로페즈 교수는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없애는 것은 현재로선 실현 가능하지 않다”며 “지속 불가능한 현재의 플라스틱 관리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특히 ‘용매 기반 재활용(solvent-based recycling)’에 주목했다. 이 방식은 다양한 고분자(폴리머) 성분을 포함한 복합 플라스틱에서 특정 성분만을 선택적으로 용해시켜 고순도의 재생 원료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기존 기계적 재활용이 처리하지 못했던 다층 포장재나 오염된 플라스틱에도 적용할 수 있다.
예컨대 위스콘신-매디슨대학교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커피 찌꺼기 포장에 사용되는 복합 플라스틱 필름을 재활용하는 데 용매 기반 기술이 가장 경제적이었다. 다만 용해 후 냉각을 통해 재형성하는 공정 과정이 추가 배출을 유발할 수 있어, 기존 재활용 기술과의 병행 적용이 바람직하다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이와 함께 AI 기술의 역할도 조명됐다. 위스콘신-매디슨대에서 개발한 분류 알고리즘 ‘PlasticNet’은 플라스틱 종류에 따라 최대 100%에 달하는 분류 정확도를 기록했다. 또 다른 연구팀은 자연어처리(NLP) 모델을 활용해 플라스틱 재활용 관련 논문에서 자동으로 데이터를 추출하고, 관련 기술을 탐색하는 데 AI를 활용하고 있다.
연구진은 “AI는 향후 수거·운송·재활용 계획은 물론 정책 시뮬레이션까지도 가능하게 할 것”이라며 “복잡한 플라스틱 공급망의 효율적 운영에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환경적 대안으로 제시되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은 사탕수수나 옥수수 등 식물성 원료로 생산되며, 일부는 퇴비화도 가능하지만 아직 현실적인 대안이 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생산 과정에서 토지와 물 사용량이 많고, 식량 자원과의 경쟁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진은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도 수명 주기 전반에 걸쳐 환경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며 “퇴비화 인프라 구축, 분리배출 교육 등 사회 전반의 준비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향후 플라스틱 재활용 및 관리 기술 개발이 단일 기술이 아닌, 전 과정을 고려한 시스템적 접근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플라스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선 단순한 ‘재활용’ 이상의 다차원적 대응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중요한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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