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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석 서울여자대학교 생명환경공학과 교수 |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 제안을 한 배경은 식문화 개선보다는 동물학대를 줄이고 ‘동물권’을 보장해주기 위한 배려로 받아들이고 싶다. 반려동물을 키워 온 사람으로서 그리고 생태학도로서 동물을 포함한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대통령이 나서 동물 학대에 대한 관심을 표명해주어 반갑고 고마웠다.
그러나 이 땅에서 학대받는 동물이 어디 개뿐일까? 한때 우리와 함께 살던 반려동물 또는 애완동물들이 유기동물로 전락해 거리를 넘어 산과 들을 떠돌아다니고 있다. 야생의 생활을 준비할 기회도 주지 않은 채 갑자기 버려져 굶주리고 있으니 이 또한 동물 학대에 해당한다.
1,000만 명이 넘는 반려동물 가족에게 반려동물을 공급하느라 마치 물건을 생산하는 공장처럼 돌아가는 열악하기 그지없는 동물사육장이 많고, 그곳에서 기계처럼 새끼를 생산하며 학대받고 있는 동물도 많다. 움직이는 에너지조차 아껴 우리 인간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고기를 공급하기 위해 오직 살찌우기에만 목매 우리도 아닌 좁은 틀에 갇혀 지내고 있는 소들도 있다. 돼지, 닭, 오리 사육장은 어떠한가? 적정밀도의 개념은 아예 없고, 위생관리라는 용어도 그들에겐 너무 낯선 단어다. 그러다가 전염병이라도 발생하면 확진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고 순식간에 생매장된다.
가축은 그렇다 치자. 최근 2~3년 내에 적어도 10만 마리 이상의 멧돼지들이 총탄에 스러져 갔다. 그 총소리에 놀라 수많은 야생의 동물들이 숲속에서 불안에 떨고 있다.
갑작스럽게 떼죽음 당한 물고기들도 있다. 체계적 계획도 없이 보 철거를 단행해 철거된 보에 쌓여 있던 각종 물질이 그 밑의 닫힌 보로 순식간에 밀려드니 그 농도가 증가해 오염물질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하천 변 홍수터는 풀, 작은 나무 그리고 큰 나무들이 홍수가 오는 주기와 강도에 반응해 자리잡고 자라며 다양한 곤충, 개구리 그리고 새들에게 번식의 공간을 제공하고 물속 생물에게는 먹이를 공급하는 것은 물론 해로운 물질까지 걸러주던 작용을 하던 공간이다.
그러나 요즘 많은 지자체는 그러한 수변공간을 농경지, 꽃밭, 운동장 등을 돌려가며 만들며 갈아엎더니 이제는 파크골프장으로 전환하며 해로운 물질을 걸러주기는커녕 오히려 공급하며 물속 생물을 기형으로 몰아가며 학대하고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국토의 균형발전이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국공립기관을 전국 여기저기로 흩어놓고 그곳을 오가느라 전 국토를 바둑판모양의 길로 조각내 야생동물 서식처를 파괴해 놓고 있다. 그 결과 조각나지 않은 넓은 서식처를 필요로 하는 고차소비자(육식동물)를 살 수 없게 만들며 그들이 유지해오던 밀도 조절 기능을 교란해 초식동물의 개체수를 크고 빠르게 늘리며 먹이 부족으로 그들을 굶주리게 하고 있다. 그들의 시련은 굶주림에 그치지 않고 있다. 어쩌다가 서식처를 벗어나 도로로 뛰쳐나오기라도 하면 로드킬(roadkill)로 생명을 잃는 경우가 허다해 그 수가 매년 수천 건에 달한다.
이처럼 동물학대는 도처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현실은 모두 외면한 채 왜 개 학대만을 언급했을까? 관련 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나 환경부 장관이 언급한 것도 아니고 한 나라의 대통령이 언급한 내용이 이처럼 제한되고 편향된 것이어서 못내 아쉽다.
※ 외부 필자의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음을 밝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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