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얕은 바다를 지나가는 대형 선박들이 엔진이 아닌 해저에서 메탄을 간접적으로 대기 중에 방출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찰머스 공과대학교(Chalmers University of Technology)의 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지금까지 간과돼 온 해양 분야 메탄 배출의 새로운 원천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는 커뮤니케이션즈 지구&환경(Communications earth&environment)에 게재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형 선박이 산소가 부족한 퇴적물이 쌓인 얕은 해역을 지날 경우, 선박의 운동이 해저를 물리적으로 교란시켜 퇴적물 속 메탄 거품이 수면 위로 빠르게 상승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주변의 방해받지 않는 해역보다 최대 20배 많은 메탄이 대기 중으로 방출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찰머스 광학 원격 감지 분야의 요한 멜크비스트(Johan Mellqvist) 교수는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선박 운항의 환경적 영향을 밝혀낸 것은 글로벌 메탄 배출량 추정치를 개선하는 데 중요한 단서”라며 “세계 10대 항만 중 9곳이 네바 만과 비슷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발트해 네바 만에서의 우연한 관측을 계기로 시작됐다. 해당 지역은 유기물이 풍부한 해저 퇴적층이 발달해 있고, 조류와 교통량이 많아 메탄이 대기로 빠르게 방출될 가능성이 높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선박의 종류와 설계에 따라서도 메탄 방출량에는 차이가 있었다. 대형 크루즈선과 컨테이너선이 가장 강력한 물리적 교란을 일으켰지만, 상대적으로 소형인 RoPax(화물·여객 겸용) 선박 역시 높은 수준의 방출량을 보였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RoPax 선박의 이중 프로펠러 구조가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벌크선처럼 물리적으로 큰 선박은 의외로 낮은 배출량을 보여 선체 설계와 추진 방식이 영향을 미친다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연구에서 선박 교통 모델링을 맡은 찰머스 유체역학 교수 리카드 벤소우(Rickard Bengtsson)는 “선박 구조와 운항 방식이 해저 교란 정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단순한 선박 크기만으로는 메탄 방출량을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중국, 싱가포르, 한국 등 아시아 주요 항만과 유럽의 로테르담, 앤트워프, 독일 하천 시스템 등 네바 만과 유사한 조건을 가진 해역에서의 메탄 배출 실태를 조사할 예정이다.
또한 연구진은 “다음 단계는 이러한 효과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추정하는 것”이라며 “수심이 얕고 교통량이 많은 항만 지역에서는 메탄 배출이 체계적으로 과소평가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해운업계의 온실가스 영향 평가에 대한 기존 기준에 의문을 제기하며, 항만 및 해양 활동에서의 환경 영향 평가 체계 전반을 재정립할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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