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 휴지, ‘친환경’이라는 이름 뒤의 그림자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11-01 22: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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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최근 몇 년 사이 친환경 대체재로 각광받던 대나무 화장지가 실제로는 기후에 큰 이점을 주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부 경우에는 오히려 환경에 더 해로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 연구진이 발표한 이번 연구는 학술지 ‘Cleaner Environmental Systems’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중국에서 제조된 대나무 휴지와 미국·캐나다산 목재 기반 화장지의 전 생애 주기 탄소 발자국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대나무 바이오매스 자체가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는 않지만, 중국의 화석연료 중심 전력 구조가 배출량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북미 지역은 청정 에너지원이 더 많이 사용돼 상대적으로 배출량이 낮았다.

논문 「대나무 함유 위생 조직과 목재 기반 위생 조직의 비교 생애주기 평가」의 수석 저자인 나카리 포로라(Naycari Forora) 박사 과정 연구원은 “휴지를 만드는 데 있어서 배출량을 결정하는 주요 요인은 섬유의 종류보다 제조 기술과 에너지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전력망이 여전히 석탄에 크게 의존하기 때문에 전체 공급망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량이 목재 기반 제품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공동 저자인 로널드 곤살레스(Ronald Gonzalez) 부교수는 “대나무 휴지는 다른 목재 제품과 큰 차이가 없다”며 “대나무도 다른 작물처럼 재배·수확 과정을 거치며, 이를 처리하는 공정 역시 동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소비자들은 대나무를 ‘나무 없는 선택지’로 생각하지만, 제조 공정에서 석탄 의존도가 높다면 결과적으로 탄소 배출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의 분석에 따르면 중국 대나무 휴지는 톤당 약 2,400㎏의 이산화탄소를 배출, 반면 미국산 목재 기반 휴지는 톤당 1,824㎏ 수준이었다. 또한 대나무 휴지는 스모그 형성, 호흡기 영향, 생태독성 등 여러 환경 지표에서도 낮은 성과를 보였다.

다만 연구진은 청정 전력망을 사용하는 지역에서 대나무 휴지를 생산할 경우 이러한 차이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탈탄소화 전략 수립 시 섬유 소재 변화보다 생산 기술과 에너지 인프라 개선이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번 연구의 저자들은 NC주립대의 지속가능한 대체섬유 이니셔티브(SAFI) 소속으로, 산업·학계·정부 등 30여 개의 국내외 파트너와 함께 대체 섬유의 지속 가능성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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