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후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토양 수분을 단 두 가지 변수로 설명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기존의 복잡한 모델들이 수십 개의 매개변수를 사용해도 예측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연구자들은 보다 단순한 접근법이 오히려 더 정확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 하버드 대학교 연구진은 최근 지구물리학 연구 편지(Geophysical Research Letters)를 통해 강수량과 순 표면 복사량만을 기반으로 토양 수분을 모델링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모델은 5세대 유럽 중거리 기상 예보 센터 대기 재분석(ERA5) 자료와 결합 모델 비교 프로젝트 6단계(CMIP6)의 기후 데이터를 활용해 검증됐으며, 기존의 복잡한 예측 방식 못지않은 성능을 보였다.
연구진은 특히 기존 문헌에서 중요한 변수로 간주돼 온 증기압 결핍(VPD)과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 농도를 모델에서 제외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정확도를 유지한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증기압 결핍이 대기 중 물 수요를 측정하는 데 적절치 않으며, 순 표면 복사량이 이를 대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CO₂의 역할에 대해서는 일부 기존 연구들이 과도하게 평가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간단한 모델은 토양 수분 분포의 핵심 질문 두 가지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첫째, 왜 토양 수분은 적도와 극지방에서 높은 값을 보이고 중위도에서는 낮은 값을 보이는 ‘W자형’ 종단 프로파일을 나타내는가. 둘째, 왜 일부 지역에서는 기온 상승과 함께 토양 수분이 증가하고, 다른 지역에서는 감소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W자형 분포는 강수량과 복사량의 조합에 기인한다. 적도 지역은 풍부한 강수량으로 인해 토양 수분이 높고, 중위도와 극지방은 강수량이 비슷하나, 중위도는 강한 태양 복사로 인해 상대적으로 더 건조하다.
또한 연구진은 기후 변화가 토양 수분에 미치는 영향이 지역별로 상이한 이유도 설명했다. 기온 상승은 강수량 증가로 수분을 늘릴 수 있지만, 동시에 복사량 증가로 수분을 감소시키기도 한다. 이 두 요인의 상대적인 영향력이 지역에 따라 달라지면서, 어떤 곳에서는 토양 수분이 증가하고, 다른 곳에서는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단순한 모델이 오히려 복잡한 기후 시스템을 설명하는 데 유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며, 향후 토양 수분 예측 모델 개발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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