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구 기후의 핵심 저장고인 이탄지(peatland)가 온난화 속에서 어떤 방식으로 탄소를 배출하는지를 밝힌 연구 결과가 나왔다. 조지아공과대학 연구진은 지구 전체 토양 탄소의 3분의 1에서 절반이 이탄지에 저장돼 있으며, 이 지역이 온실가스 배출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실렸다.
코스트카 조지아공과대학 생물과학대학 부학장은 “이탄지는 필수적인 탄소 저장고이지만 기온 상승으로 이산화탄소(CO₂)와 메탄(CH₄)이 방출될 위험에 처해 있다”며 “특히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훨씬 강력한 온실가스이기 때문에 그 비율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미네소타에서 진행 중인 장기 실험 프로젝트 SPRUCE(Spruce and Peatland Responses Under Changing Environments)를 바탕으로 10년간 연구를 이어왔다. 실험 결과, 온난화가 진행될수록 습지의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했지만, 예상과 달리 메탄보다는 이산화탄소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습지에서 메탄이 억제되는 현상은 오래된 과학적 수수께끼였다.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미생물은 일반적으로 메탄을 방출하는 ‘호흡’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현장 관측에서는 이산화탄소가 주로 배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를 규명하기 위해 연구진은 DNA, RNA, 대사 분석을 포함한 최신 ‘오믹스(omics)’ 기법을 활용해 습지 내 미생물 군집과 활동을 정밀 분석했다.
분석 결과, 미생물 군집 자체는 온난화에도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대사 활동은 증가하며 더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미생물들이 질산염·황산염·금속 등 전자 수용체를 활용해 이산화탄소를 생산하는 데 관여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과정이 왜 메탄보다 우위를 점하는지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코스트카 교수는 “이번 연구는 어떤 기작이 가스를 방출하는지를 설명하는 중요한 단계를 밟았다”며 “토양 시스템에서의 통합 오믹스 연구는 여전히 많은 도전과제를 안고 있지만, 습지의 탄소 순환과 기후 영향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데 핵심적”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장기 데이터와 비파괴적 샘플링 기법을 활용해 미생물의 역할을 더 정밀하게 추적할 계획이다. 코스트카 교수는 “이탄지는 여전히 수많은 비밀을 품은 생태계”라며 “매번 연구할 때마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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