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들 기업 포획, 환경 보호 노력 위협 경고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9-11 21:5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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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기업의 이해관계가 규제 기관과 연구 현장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이른바 ‘기업 포획(corporate capture)’ 현상이 기후위기 대응을 비롯한 환경 보호 노력을 크게 저해할 수 있다는 국제 과학자들의 경고가 나왔다.

포츠머스대학교 알렉스 포드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학술지 환경과학 및 기술 레터스에 발표한 논문에서, 기업 포획이 규제 완화, 유해 제품의 시장 잔존, 불편한 연구의 억제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와 지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드 교수는 “사람과 환경을 보호해야 할 이들이 자금·데이터·의사결정 과정에서 기득권의 영향력에 얽히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포획 전략은 노골적 부패로 드러나지 않지만 체계적이고 은밀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더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기업이 규제 기관이나 정책 결정 과정, 연구·학계 등을 자기들 이익에 맞게 ‘포획’하는 이 전략은 1940년대부터 연구돼 왔으며, 담배·화학물질·화석연료·식품·의약품·미디어 산업 등에서 공익보다 사익을 우선시하도록 규제 당국과 정책 입안자, 학계, 심지어 정부 간 패널까지 영향을 받는 사례가 기록돼 왔다.

연구진은 농약 기업의 학술행사 후원, 담배 산업의 할리우드 영화 지원, 석유 기업과 협력한 박물관, 소셜미디어를 통한 기후변화 부정 확산 등 구체적 사례를 제시하며, 기업 포획이 문화·과학·정치 영역 전반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논문은 기업의 영향이 반드시 부정적이지만은 않다고도 평가했다. 공동 저자인 마리아 클라라 스탈링 박사는 “민간 부문은 혁신적 기술 개발과 환경 이니셔티브 지원에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며 “그러나 그 과정은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돼야 하며 이해 충돌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IPCP(국제 화학 오염 패널) 위원들은 이해 상충 방지 정책 강화, 자금 출처 투명화, 기관 거버넌스 개선을 촉구했다. 또한 대학생들에게 환경 분야의 허위 정보와 기업의 영향 전략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포드 교수는 이번 연구가 산업 전반을 비난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부 기업의 행태가 지속 가능성을 저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앞서 영국 물 산업이 하수 오염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활용한 홍보 전략을 분석한 논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상업적 이익이 언제나 공익이나 환경 보건과 일치하지는 않는다”며 “이해관계의 역학을 제대로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는 도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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