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지중해의 수온이 기록적으로 상승하며 기후 변화가 이 지역 해양 및 해안 생태계에 심각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코페르니쿠스 지구관측서비스에 따르면 2025년 7월 지중해 평균 수온은 26.9도로, 관측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수온이 28도를 넘어 휴가철 관광객들조차 이례적인 고온에 직면했다.
헬름홀츠 해양연구센터의 아베드 엘 라만 하순 박사는 “지중해의 온난화는 미래 예측이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현실”이라며 “기온 상승, 해수면 상승, 해양 산성화가 이미 생태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순 박사와 프랑스 앙제대학교의 메림 모즈타히드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 해양·해안 생태계에 미치는 기후 변화의 영향을 분석해 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3년까지 발표된 131건의 연구를 종합 검토해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위험 평가를 실시했으며, 이를 ‘불타는 불씨(Burning Ember)’ 다이어그램으로 시각화했다.
모즈타히드 교수는 “다이어그램은 기후 변화가 지중해 주요 생태계를 얼마나 강력하게 위협하는지 보여준다”며 “이 결과가 보호 노력과 정책 행동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중해는 발트해, 흑해처럼 반폐쇄적 구조를 가진 바다로, 지브롤터 해협을 통해서만 대양과 연결된다. 이 때문에 다른 바다보다 온난화와 산성화가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1982년~2019년 사이 표층 수온은 1.3도 상승했는데, 이는 전 세계 평균(0.6도)의 두 배 이상이다.
IPCC는 지중해를 “기후 변화 핫스팟”으로 규정했으며, 하순 박사는 “지중해는 전 세계 바다에서 나타날 변화를 앞당겨 보여주는 자연 실험실이자 조기 경보 시스템”이라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IPCC 대표 농도 경로(RCP)에 따른 시나리오를 비교했는데 하나는 중간 배출(RCP 4.5): 2050년과 2100년까지 각각 0.6~1.3도 추가 상승이고 또 다른 하나는 고배출(RCP 8.5): 2050년과 2100년까지 2.7~3.8도 상승 예상이었다.
하순 박사는 “10분의 1도의 차이가 생태계의 존망을 가른다”며 “지금의 정치적 결정이 지중해의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지중해 온난화는 플랑크톤 변화, 독성 조류 번성, 어족 자원 30~40% 감소, 침입종 확산 등 생태계 전반의 연쇄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대표적 해초인 포시도니아 오세아니카는 2100년까지 급격히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며, 산호초와 해양 포유류, 바다거북도 먹이망 변화와 서식지 상실에 직면했다.
해안 생태계는 특히 취약하다. 해수면 상승은 모래사장과 모래 언덕을 잠식해 바다거북 산란지를 최대 60%까지 위협할 수 있다. 석호, 습지, 델타 등도 온도 상승과 함께 식생 손실, 침입종 확산, 물 부족 문제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연구자들은 여전히 지중해 남부·동부 지역의 자료 부족, 심해와 습지 연구 부족, 다중 스트레스 요인 분석의 한계를 지적했다. 모즈타히드 교수는 “생태계는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방식으로 기후 스트레스에 대응하지만 무적은 없다”며 “엄격한 기후 보호 정책만이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하순 박사는 “이제 지식을 행동으로 옮길 때”라며 국제사회와 지역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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