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해 생태계 복원, 수천 년 걸릴 수도…과학자들 경고

황원희 기자 | eco@ecomedia.co.kr | 입력 2025-07-23 22: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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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심해 채굴이 되돌릴 수 없는 환경 파괴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경고가 국제적으로 잇따르고 있다. 자메이카 킹스턴에서 열린 국제해저청(ISA) 회의에서는 유럽의 해양 과학자들이 “손상된 해저 생태계는 사실상 복원 불가능하다”고 주장했으며, 같은 주간 발표된 영국 국립해양조사센터(NOC)의 연구도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하는 과학적 증거를 제시했다.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게재된 NOC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79년 태평양 클라리온-클리퍼튼 존(CCZ)에서 진행된 산업 채굴 시험 현장을 44년 만에 다시 조사한 결과, 일부 생물 군집은 회복 조짐을 보였지만 전반적인 복원력은 매우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를 이끈 다니엘 존스 교수는 “채굴 트랙은 여전히 처음 만들어졌을 때와 거의 다르지 않은 상태이며, 특히 고정된 대형 생물들은 여전히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반면 퇴적물 표면에 서식하는 소형 아메바 유사 생물 등은 일부 재식민화가 진행되고 있었다.

연구진은 특히 해저에 남은 8m 폭의 트랙과 퇴적물 교란 흔적이 여전히 생물 다양성과 생태계 기능 회복에 장기적인 장애가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심해 생태계의 교란 회복 과정을 실증적으로 조사한 사례는 드물어, 이번 연구는 향후 정책 결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국제해저청이 현재 논의 중인 해저 채굴 규범 마련 과정에도 중요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자메이카에서 열린 ISA 회의에서는 프랑스 Ifremer(해양개발연구소)를 포함한 유럽 과학자들이 "지금까지 시도된 모든 복원 실험은 단기적 성과에 그쳤고, 일부 지역은 수천 년이 지나야 회복이 가능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채굴에 활용되는 다금속 결절은 해저에서 수백만 년에 걸쳐 형성되며, 이 위에 다양한 생물이 서식한다. 하지만 채굴 시 결절이 제거되면 이 생물군 역시 함께 사라진다. 독일 GEOMAR 해양연구소의 마티아스 헤켈 박사는 “생태계는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회복되는 것이 아니라, 어떤 경우에는 사실상 영구적으로 손실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과학자들은 국제해저청이 심해 채굴을 허용하더라도 생물다양성 손실을 막기 위한 복원 목표와 보호 구역 설정 등을 강제 규정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논의 중인 규칙 초안에는 명확한 환경 기준이나 복원 목표가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자연사박물관의 아드리안 글로버 박사는 “심해 채굴의 사회적 수용성 여부를 판단하려면 단순한 경제 논리가 아닌 장기적 생태계 복원 가능성에 대한 과학적 증거가 필수”라며, “이번 연구는 정책 결정자들이 더 나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필요한 데이터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팀은 해양보호구역 설정, 장기 모니터링 기준 개발, 채굴 허가 절차 내 생태계 복원 기준 도입 등 구체적 제도화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심해 채굴이 본격화되기 전,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이 국제사회에서 점점 더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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