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무설탕 제품에서 자주 사용되는 설탕 대체 감미료 '에리스리톨'이 뇌 기능 및 혈관 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자들은 이 물질이 혈관 확장을 돕는 화합물 생성을 방해하고, 심장마비와 뇌졸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연구는 지난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미국 볼티모어에서 열린 ‘2025 미국 생리학 서밋’에서 발표됐다. 해당 서밋은 미국 생리학회가 주관하는 대표 연례 학술회의다.
에리스리톨은 과일과 발효식품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당알코올로, 주로 포도당을 발효시켜 제조된다. 칼로리가 거의 없고 충치를 유발하지 않아 다이어트 감미료로 널리 사용된다. 또한 자일리톨처럼 치석 내 세균 결합력을 약화시켜 구강 건강에 긍정적인 기능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콜로라도 대학교 볼더 연구팀이 발표한 새로운 실험 결과는 이와는 다른 우려를 제기한다. 연구진은 인간 뇌의 미세혈관 내피 세포를 에리스리톨에 노출시킨 결과, 세포 내 산화 스트레스 수준이 증가하고, 혈관 확장을 돕는 중요한 물질인 일산화질소(NO)의 생성량이 감소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혈류 감소 및 심혈관 질환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오번 베리 연구 제1저자는 “에리스리톨은 건강한 대안으로 마케팅되고 있지만, 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직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일상적으로 섭취하는 에리스리톨의 양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유사한 우려는 최근 권위 있는 학술지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된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연구에서도 제기됐다. 연구진은 미국과 유럽에서 4,000명 이상을 분석한 결과, 혈중 에리스리톨 수치가 높은 사람일수록 심장마비, 뇌졸중, 심혈관 질환 관련 사망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에리스리톨은 혈소판 활성화를 촉진해 혈전 생성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임상 실험에서도 에리스리톨 섭취가 혈전 형성 증가와 연결되었다.
스탠리 헤이즌 박사(클리블랜드 클리닉 예방심장학 공동과장)는 “에리스리톨과 같은 감미료는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사용이 늘었지만, 장기적인 건강 영향에 대해서는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며 “우리가 매일 섭취하는 음식이 심혈관 질환의 숨겨진 원인이 될 수 있는지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고 말했다.
에리스리톨은 설탕보다 약 70% 정도 단맛을 가지며, 섭취 후 대사되지 않고 주로 소변을 통해 배출된다. 체내에서도 자연적으로 소량 생성되지만, 외부로부터 추가 섭취 시 혈중 농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연구들은 ‘무설탕’이나 ‘저칼로리’ 표시만을 믿고 감미료를 과다 섭취하는 현대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있다. 전문가들은 에리스리톨을 포함한 대체 감미료의 안전성에 대한 보다 철저한 장기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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